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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K 2026] 김민성 마키나락스 본부장 “수만 쪽 지침서 대신 ‘AI 참모’, 전장이 바뀐다”

기사입력 2026.02.26 10:24
산업용 ‘피지컬 AI’ 기술 이식, 인구 감소 시대 국방 AI는 필수
전황 분석해 최적 방책 추천... GOP AI로 지휘 결심 가속화
  • 김민성 마키나락스 국방사업본부장은 “산업 현장에서 갈고닦은 AI 기술을 국방 피지컬 AI로 확장해, 우리 군이 스마트 강군으로 도약하는 길에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김동원 기자
    ▲ 김민성 마키나락스 국방사업본부장은 “산업 현장에서 갈고닦은 AI 기술을 국방 피지컬 AI로 확장해, 우리 군이 스마트 강군으로 도약하는 길에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김동원 기자

    전장에서 지휘관이 결심을 내리는 데 걸리는 시간. 이 시간과 선택이 전쟁의 승패를 가를 수 있다. 상황을 인지하고 방책을 수립하는 이 과정을 인공지능(AI)이 보조한다면 어떻게 될까. 마키나락스가 개발 중인 GOP 작전지원 AI가 답하려는 질문이다.

    김민성 마키나락스 국방사업본부장은 26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6 DSK 컨퍼런스’에서 한국의 인구 감소와 숙련 인력 부족 문제를 거론하며 “국방 AI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강조했다. 또 “마키나락스는 산업 현장에서 검증한 AI 노하우를 국방이라는 더 중요한 도메인으로 확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키나락스는 제조·물류·에너지 등 산업 현장에 특화된 AI 솔루션을 개발해 온 국내 스타트업이다. 2023년 세계 100대 AI 기업에 선정됐고, 다보스 포럼 기술 선도 기업으로도 이름을 올렸다. 누적 투자액은 530억 원이며 현재 상장 예비 심사 중이다.

    ◇ 인구는 줄고, 전장은 복잡해진다

    한국군이 직면한 현실은 냉혹하다. 저출생으로 인한 병역 자원 감소는 이미 가시화됐고, 현장 경험을 갖춘 숙련 인력의 공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동시에 현대 전장은 드론·로봇·사이버 위협이 뒤엉킨 복합전 양상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사람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문제가 복잡하게 자리한 상황이다.

    이 문제를 푸는 열쇠로 주목받는 것이 국방 AI다. 김 본부장은 엔비디아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제시한 ‘AI 산업 5개 층 구조’를 인용하며 국방 AI의 방향을 설명했다. 에너지·반도체·클라우드 데이터센터·AI 플랫폼·모델과 애플리케이션으로 이어지는 이 구조에서, 아랫단 인프라가 갖춰져야 AI가 실제 현장에서 작동할 수 있다는 논리다.

    그는 “미국은 모델과 반도체에서 앞서 있지만 에너지 인프라에서 중국에 밀리고 있다”며 “한국도 국가 차원의 균형 잡힌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은 2026년 예산 기준으로 에너지 부문에 14조 원, 반도체에 10조 원, AI 플랫폼에 5.4조 원을 투자하고 있다.

    ◇ AI가 전장을 읽는다… GOP 작전지원 AI

    마키나락스가 현재 개발 중인 ‘GOP 지능형 작전지원 체계’는 국방 AI가 실제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핵심은 두 가지 모델의 결합이다. 전장상황 인지 모델이 현장 데이터를 분석하고, 대응방식 추천 모델이 지휘관에게 최적의 방책을 제안한다.

    이 시스템의 핵심은 단순한 규칙을 넘어 상황의 맥락을 이해한다는 점이다. 현장 상황을 인지한 AI는 합참의 작전 교리와 표준작전절차(SOP)를 바탕으로 경고 방송부터 타격 작전까지 상황에 맞는 대응 개념을 제시한다. 기동 계획과 화력 계획은 강화학습 모델이 지휘관에게 최적안을 추천한다. 김 본부장은 “지휘관이 상황을 인지하고 방책을 수립하는 속도가 빨라지면 실제 전장에서의 대응 사이클 전체가 가속화된다”고 설명했다.

    이 시스템의 또 다른 특징은 쓸수록 똑똑해진다는 점이다. 현장에서 새로운 데이터가 들어오면 자동으로 데이터셋이 업데이트되고, 재학습을 거쳐 성능이 개선된 모델이 자동 배포된다. 처음에는 데이터가 부족하더라도 운용하면서 스스로 진화하는 구조다.

    ◇ 함정 격실을 채운 지침서, 이젠 사라진다

    국방 AI의 또 다른 전선은 해군이다. 함정은 포부터 기관, 센서까지 모두가 장비다. 장비 하나마다 두꺼운 정비 지침서와 운용 지침서가 따라붙는다. 김 본부장은 “현재 제가 서 있는 이 발표장(벡스코 컨퍼런스장) 크기의 격실이 정비 지침서로 가득 차 있고, 배가 그걸 싣고 다닌다”고 말했다. 숙련 운용자가 그 방대한 지침서를 모두 숙지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마키나락스가 구축 중인 ‘해군 함정 장비 운용 참모 AI’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수천 페이지의 지침서를 시스템에 구축하고 실시간 정보와 연동해, 운용자가 필요한 순간 즉시 질문하고 답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복잡한 컨트롤 패널 조작 중 실수를 줄이고, 외부 정비 시에는 태블릿으로도 접근할 수 있다. 경험 많은 숙련자가 줄어드는 현실에서 AI가 그 공백을 메우는 구조다.

    마키나락스는 지난 한 해만 150여 건의 프로젝트를 수행했으며 누적 프로젝트는 500여 건에 달한다. 김 본부장은 “산업 현장에서 갈고닦은 AI 기술을 국방 피지컬 AI로 확장해, 우리 군이 스마트 강군으로 도약하는 길에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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