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 檢 고발...계열사 82개 누락 '역대 최대'

기사입력 2026.02.24 14:06
자산 3조 2400억 숨겨...3년간 대기업 지정 피해
본인·자녀 회사 등 포함, 공정위 "지정자료 허위 제출"
  •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집단 지정 자료를 허위로 제출한 혐의로 성기학 영원무역그룹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성 회장은 지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 동안 본인과 친족이 소유한 계열사 82곳을 누락한 채 자료를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 ◇ 82개사, 3조 2000억원대 누락...공정위 적발 중 '최다'

    23일 공정위에 따르면, 성 회장은 대기업 집단 지정을 위한 자료를 제출하며 2021년 69개, 2022년 74개, 2023년 60개 사를 소속 회사 현황에서 빠뜨렸다. 중복을 제외하면 82개사로, 누락된 회사의 자산 합계액은 3조 2400억 원이다. 이는 공정위가 지정 자료 허위 제출을 적발한 사건 중 역대 최대 규모다.

    누락된 회사에는 성 회장 본인이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를 비롯해 딸, 남동생, 조카 등이 소유한 법인들이 대거 포함됐다. 그간 성 회장은 영원무역홀딩스, 영원무역, 영원아웃도어, 스캇노스아시아, YMSA 등 5개 주력 계열사만 소속 회사로 제출해 왔다.

    ◇ 대기업 지정 3년 늦춰져...승계 공시 의무도 면제

    공정위 조사 결과, 누락된 회사를 포함했을 경우 영원무역은 이미 2021년에 자산 총액 5조 원을 넘겨 대기업 집단(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됐어야 했다. 그러나 자료 누락으로 인해 실제 지정은 2024년에야 이루어졌다.

    이로 인해 영원무역은 지난 3년간 대기업에 적용되는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 제공 금지' 및 '공시 의무' 규정을 적용받지 않았다. 특히 2023년 성 회장의 차녀인 성래은 부회장에게 지주사 지분이 증여되는 경영 승계 과정이 있었으나, 대기업 집단 미지정 상태였기에 해당 내용은 공시되지 않았다.

    ◇ 공정위 "10년 이상 자료 제출...책임 가볍지 않아"

    영원무역 측은 "실무자가 간소화된 지정 자료 제출 형식을 따르는 과정에서 발생한 보고 누락"이라며 "재발 방지를 위해 내부 프로세스를 개선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정위는 성 회장이 2015년부터 10년 이상 자료를 제출해온 점, 본인 및 직계가족 소유 회사를 누락한 점 등을 들어 법적 책임이 무겁다고 판단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기업 부담 경감을 위한 간소화 양식을 이용하면서도 계열사 범위를 충분히 파악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번 결정은 주병기 공정위원장 취임 후 자료 누락 건으로 총수를 고발한 두 번째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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