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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주도해 전국 단위로 시행 중인 항생제 적정 사용 관리(Antimicrobial Stewardship Program, ASP) 시범 사업 모델이 국제 학술지에 소개됐다. 병원 자율 중심이던 항생제 관리 체계를 정책·재정·평가를 연계한 국가 주도 모델로 전환한 사례다.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김홍빈 교수 연구팀은 이 같은 국가 ‘항생제 적정사용 관리(ASP)’ 시범 사업의 정책 배경과 설계 구조, 운영 체계를 정리한 논문을 미국의사협회 학술지 ‘JAMA Network Open’에 게재했다고 24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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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P는 항생제의 적정 사용을 촉진해 내성균 발생을 줄이기 위한 관리 프로그램이다. 항생제 내성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주요 공중보건 위협으로 지목해 온 과제다. 국내 항생제 사용량은 2023년 기준 인구 1,000명당 일일 31.8로 OECD 평균 19.5를 웃돈다. 광범위 항생제의 빈번한 사용은 내성률 상승과 치료 실패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질병관리청은 2024년 11월부터 300병상 초과 일반·종합병원을 대상으로 국가 단위 ASP 시범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기존 병원별 자율적 운영에 의존하던 항생제 관리 활동을 제도권 안으로 편입해 정책 설계, 재정 지원, 성과 평가를 연계하는 구조를 마련하는 것이 목표다.
시범 사업은 의사와 전담 약사로 구성된 다학제 전담팀 구성을 의무화하고, 표준화된 처방 감사 및 피드백과 데이터 기반 감시 체계를 도입하는 것이 핵심이다. 성과에 연동된 재정 지원을 통해 참여 병원이 항생제 사용 감시와 처방 개선 활동을 지속적으로 수행하도록 설계됐다.
시범 사업 시행 약 3개월 후인 2025년 1~2월 조사에서는 참여 병원의 절반 이상이 항생제 관리위원회를 구성했고, 80% 이상이 자체 항생제 사용 지침을 마련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참여 병원이 특정 항생제 사용 승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30% 이상은 처방 적정성을 직접 모니터링하는 단계까지 진행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시범 사업 설계에 참여해 온 연구팀이 정책 구조와 초기 이행 현황, 한계를 학술적으로 정리한 것이다. 국내 의료 환경과 병원 구조를 반영해 설계된 ‘한국형’ 국가 단위 ASP 모델을 국제 학술지에 소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김홍빈 교수는 단기간에 전국적 항생제 관리 인프라가 구축된 점은 고무적이지만, 숙련된 전문 인력 부족과 3차 병원과 중소 병원 간 역량 격차는 보완해야 할 과제라고 밝혔다. 이어 중소 병원과 요양병원으로의 단계적 확대와 지역 네트워크 모델 구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정부 주도로 설계된 전국 단위 항생제 관리 체계를 국제 학술지에 공개했다는 점에서 정책적 참고 사례로 평가된다. 향후 실제 항생제 사용 지표와 내성률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중장기 평가 과제로 남는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