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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칠고 가파른 암벽에서 수일간 머물며 오르는 멀티피치(Multi-pitch) 등반은 클라이머에게 극한의 체력과 정신력을 요구한다. 최근 아웃도어 업계는 단순히 가벼운 장비를 넘어, 등반 중 발생하는 짧은 휴식 시간 동안 얼마나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회복하느냐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친환경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 코리아가 선보인 '프리 월 키트(Free Wall Kit)'는 이러한 등반 철학의 변화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프로 클라이머들의 실전 테스트를 거쳐 완성된 이번 컬렉션은 움직임과 휴식의 균형을 설계의 핵심으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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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도 등반에 최적화된 레이어링 시스템
이번 키트는 변화무쌍한 산악 지형에서 체온을 유지하면서도 활동성을 극대화하는 6종의 라인업으로 구성됐다. 'R1® 울트라라이트 후디'는 베이스레이어 수준의 가벼움과 통기성을 더한 기능성 플리스로, 암벽 마찰에 견디는 내마모성과 신축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후디니® 록 재킷 & 팬츠'는 기존의 초경량 바람막이인 후디니(Houdini®)를 등반 전용으로 특화한 제품이다. 하네스를 착용한 상태에서도 입고 벗기 편하도록 설계됐으며, 사용하지 않을 때는 포켓에 작게 말아 하네스에 휴대할 수 있다. 강력한 보온력을 자랑하는 '듀러블 다운 파카'는 초경량퍼텍스 퀀텀(Pertex® Quantum) 소재를 사용해 바위 마찰에 의한 파손 위험을 줄였으며, 등반 대기 중 급격한 체온 저하를 막아 에너지를 빠르게 보충하도록 돕는다.
퍼포먼스와 지속가능성의 결합
장비의 성능만큼 주목할 점은 제작 공정이다. 파타고니아는 이번 컬렉션 전 제품에 리사이클 나일론 및 폴리에스터 소재를 사용했으며, 환경 오염 논란이 있는 과불화화합물(PFAS)을 배제한 내구성 발수 처리(DWR)를 적용했다.
또한 모든 제품은 공정무역(Fair Trade Certificated™) 인증 공장에서 생산되어, 전문 등반 장비가 갖춰야 할 사회적·환경적 책임 기준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클라이머의 편의를 고려한 설계
함께 출시된 프리 월 팩 44L는 2인 1조 등반을 고려한 수납 설계가 돋보인다. 장기간 이어지는 빅월 등반에서 장비를 효율적으로 정리하고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 디테일은 클라이머가 오롯이 등반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프리 월 팬츠 역시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으로 온종일 하네스를 착용한 상태에서도 편안한 움직임을 지원한다.
멀티피치 등반에서 의류는 단순히 몸을 보호하는 수단을 넘어 생존과 직결되는 장비의 일부다. 파타고니아의 이번 컬렉션은 더 빠르게보다 더 지속 가능한 등반을 원하는 클라이머들에게 실질적인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염도영 기자 doyoung0311@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