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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불구하고, 사랑"…변요한X고아성X문상민이 완성한 이종필 월드 속 '파반느' [종합]

기사입력 2026.02.12.13:36
  • 영화 '파반느'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변요한,이종필감독,고아성,문상민(왼쪽부터) / 사진 : 넷플릭스 제공
    ▲ 영화 '파반느'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변요한,이종필감독,고아성,문상민(왼쪽부터) / 사진 : 넷플릭스 제공

    "혐오와 각자도생의 시대에서 인류를 구원하는 건 사랑이고, 영화는 결국 사랑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탈주', 시리즈 '박하경 여행기' 등의 작품을 통해 자신만의 인장을 새겨온 이종필 감독이 새로운 영화 '파반느'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담은 글 속 한 문장이다. 12일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진행된 영화 '파반느' 제작발표회에서 이종필 감독은 "사랑할 자신이 없는 세 사람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해나가는 사랑 영화이고 멜로 영화다. 백화점 지하라는 어둠 속 세사람이 빛을 향해 나아가는 청춘 영화다"라고 영화 '파반느'에 대해 소개했다.

    '파반느'는 마음의 문을 닫고 살아가던 요한(변요한), 미정(고아성), 경록(문성민)이 서로에게 빛이 되어주며 삶과 사랑을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지난 2009년 발간된 소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기도 하다. 이종필 감독은 "원작에서는 '못생긴 여자'라는 설정이 나오는데, 영화 속에서는 그런 표현이 등장하지 않는다. 원작은 80년대 사회에 대한 화두를 던지고, 영화 '파반느'는 보다 감정 이입의 대상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사랑에 자신 있는 사람이 많지는 않을 것 같다. 시간이 지나 못났고, 미숙했던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이 핵심인 것 같았다. 다양한 사람을 한 사람들, 언젠가 할 사람들이 이입해서 볼 수 있도록 어떤 부분은 가볍게, 어떤 부분은 진중하게 다가섰다"라고 원작과의 차별성과 중점을 둔 지점을 설명했다.

  • 고아성은 사람들의 불편한 시선으로부터 숨은 여자 미정 역을 맡아 '삼진그룹 영어토익반'(2020)에 이어 이종필 감독과 재회했다. 이종필 감독은 "고아성이 촬영 현장에서 자신이 비켜서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미정 캐릭터에 대한 본질적인 이야기였다. 그냥 어둠 속에 방치된 어두운 전구 같은 캐릭터여서, 그런 사람의 시작점을 잡아준 것이 너무 좋았다"라고 카메라가 켜졌을 때나, 꺼졌을 때나 현장에서 '미정'으로 존재해 준 고아성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고아성은 '미정'의 캐릭터를 위해 분장을 통해 외적인 변신도 했지만, 글씨체와 젓가락질까지 구상하는 등 남다른 노력을 전했다. 그는 "미정은 마음을 닫고 살아가는 사람이다. 그런데 경록과 요한을 만나며 '나도 사람에게 마음을 열 수 있을까?'라고 처음 생각하게 되고, 점점 빛을 발하는 인물"이라며 "제 안에 너무나 나약한 모습이 많은데, 미정을 위해 묻어둔 저 자신을 기꺼이 꺼냈다"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 영화 최고의 분장 감독님"이라며 분장팀에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미정의 글씨가 드러나는 장면이 있는데, 미정은 말보다 글로 꾹꾹 누르며 살아갈 것 같았다. 그래서 한 글자 한 글자 반듯하게 자기 마음을 풀어두듯 쓸 것 같았다. 그리고 제가 개인적으로 젓가락질을 두 가지 버전으로 할 수 있는데, 어릴 때 고친 미숙한 젓가락질을, 미정을 위해 꺼내봤다"라고 글씨체와 젓가락질까지 신경 쓴 이유를 설명했다.

  • 변요한은 록 음악을 좋아하는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요한' 역을 맡았다. 변요한은 "상처받았지만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모르지만, 아는 것처럼, 알지만, 모르는 것처럼 연기했다"라고 요한에 관한 이야기를 전했다. 이에 이종필 감독은 "변요한은 희망과 정말, 웃음과 눈물 등 상반되는 것을 왔다 갔다 하는 연기의 최고봉이라고 생각한다. 영화에서 싸늘하게 있다가 씩 웃는 컷이 있는데 그 컷을 너무 좋아한다"라고 전하며 캐스팅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특히 변요한은 흑발의 머리가 보이는 금발 헤어스타일로 등장한다. MC를 맡은 박경림이 "뿌리 염색이 시급한 헤어스타일"이라고 표현한 독특한 스타일이다. 이와 관련 변요한은 "뿌리는 희망이라고 생각했다. 나머지는 다 요한이 살아오며 참고 견딘 상처의 일부라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하며 헤어스타일에도 깊은 의미를 두고 임했음을 밝혔다.

  • 문상민은 무용수의 꿈을 접고 현실을 살아가는 청년 '경록' 역을 맡았다. 문상민은 경록에 대해 "'0'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표현도, 감정도, 말수도 0이다. 그런데 미정과 요한을 만나면서 숫자가 채워져 나가고, 표정이 생기고, 감정이 생기고, 그리고 '나는 왜 살아야 하지?', '나는 살아야 하는 이유가 뭘까?''라는 질문을 해나가고, 미정, 요한 덕분에 그 답을 찾아가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파반느'는 문상민이 처음으로 해본 영화 작업이다. 춤에도 기술보다 감정을 넣기 위해 더 노력했던 그는 촬영 준비기간 동안 매일 새벽 6시에 이종필 감독과 만나 10시까지 대화하고 리딩하며 '경록'을 위해 준비했다. 이종필 감독은 "10시부터는 제가 일을 해야 해서 농담 반으로 '6시에 올 수 있니?'라고 하니, 다음 날부터 매니저도 없이 오더라. 10시가 되면 '갈게요'하고 커피를 사 들고 와서 주고 갔다"라고 문상민의 남다른 성실함과 노력의 지점을 이야기하며 "문상민이 굉장히 솔직하고, 진심이 있는 사람이다. 그게 영화에 묻어나온다.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캐스팅에 만족감을 전했다.

  • 세 사람은 서로에게 '빛'이 되어준 존재다. 고아성은 "이종필 감독은 삼각구도를 좋아하는 것 같다.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때도 삼각구도를 만들어주셔서 좋은 추억을 주셨는데, 이번에도 문상민, 변요한과 셋이 모일 때 에너지가 있더라. 영화 속에서 요한이 이런 대사를 한다. '지금, 이 순간을 절대 잊지 마, 청춘은 영원한 거니까'라고. 그때 변요한을 가까이 봤는데 자기 자신에게 그 얘기를 하고 있더라. 그 순간에 '내 청춘은 어디에 있을까?' 생각했다. 보시는 분들도 그런 경험이 되면 좋겠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한편, 영화 '파반느'는 어둠 속에서 머물러있던 전구에 반짝 빛이 들어오는 순간을 포착하는 작품이다. 그리고 그 빛은 사랑으로 연결된다. 청춘을 지나온 이들에게, 청춘에 머물고 있는 이들에게, 위로와 힐링을 전하는 작품이다. 이는 오는 20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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