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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이 되면 머리를 감거나 말리는 과정에서 평소보다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는 것처럼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 이 때문에 “날씨가 추워지면 탈모가 심해지는 것 아니냐”는 걱정도 따라온다. 그러나 계절 변화 자체가 탈모를 직접 악화시킨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겨울이라는 환경과 생활 습관이 겹치면서 탈모가 더 심해 보이거나 탈락이 두드러지게 느껴질 수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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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모발은 성장기와 퇴행기, 휴지기를 반복하는 주기를 갖는다. 이 과정에서 하루 수십 가닥의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생리 현상이다. 일부 관찰 연구에서는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시기에 휴지기 모발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보고도 있지만, 개인차가 크고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다. 겨울이라는 계절이 탈모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겨울철에는 탈모가 유독 눈에 띄게 느껴질 만한 조건이 겹친다. 실내 난방으로 공기가 건조해지면 두피 역시 쉽게 건조해지고, 각질이나 가려움이 늘어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이미 빠질 준비가 돼 있던 휴지기 모발이 한꺼번에 떨어지며 갑자기 탈모가 심해진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추운 날씨 탓에 샤워 시 물 온도를 높이거나, 드라이기를 강하게 사용하는 습관도 두피 자극을 키울 수 있다.
모자나 목도리 착용 역시 오해를 낳기 쉬운 요소다. 모자 자체가 탈모를 유발하는 것은 아니지만, 꽉 끼는 모자를 장시간 착용하면 두피 통풍이 떨어지고 마찰이 늘어 두피 환경이 나빠질 수 있다. 여기에 겨울철 어두운 옷차림이나 실내조명 변화까지 더해지면, 빠진 머리카락이 더 잘 보이면서 탈모가 심해졌다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
겨울에 탈모가 더 눈에 띈다고 해서 모두 병적인 변화로 볼 필요는 없다. 하지만 특정 부위의 숱이 눈에 띄게 줄어들거나, 모발이 전반적으로 가늘어지는 변화가 수개월 이상 이어진다면 계절 요인 외의 원인을 점검해 볼 필요는 있다. 탈락량이 일시적으로 늘어났는지, 아니면 진행성 변화인지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겨울철에는 특별한 관리법보다 기본적인 두피 환경 관리가 도움이 된다. 머리를 감을 때는 미지근한 물을 사용하고, 과도한 열풍 드라이는 피하는 것이 좋다. 실내 습도를 적절히 유지하고, 수면 리듬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도 두피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
겨울에 탈모가 ‘악화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경험’은 흔하지만, 대부분은 환경 변화와 체감의 문제에 가깝다. 탈모를 계절 탓으로 단정하기보다는, 변화의 양상과 지속 여부를 차분히 살펴보는 태도가 필요하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