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 법칙 이해하는 ‘산업 월드 모델’, 가상이 현실을 생성
사람 수 아닌 ‘노하우’에 과금… AI 동반자 시대 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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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쏘시스템이 지식과 노하우를 새로운 ‘화폐’로 삼는 ‘생성형 경제’ 전략을 본격화한다.
파스칼 달로즈 다쏘시스템 최고경영자(CEO)는 2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린 ‘3D익스피리언스 월드 2026’ 미디어 세션에서 “지식과 노하우가 지적재산권(IP)의 핵심이 되고, 새로운 화폐가 되고 있다”며 “돈이 있으면 원하는 모든 것을 살 수 있듯, 지식과 노하우가 있으면 알고리즘을 사용해 자동으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제품 수명주기 관리(PLM)를 지적재산권 수명주기 관리(IPLM)로 재정의했다고 밝혔다. 물건을 어떻게 만드느냐는 ‘제조’ 중심 사고에서, 어떤 지식을 가졌느냐는 ‘지식’ 중심으로 기업의 가치를 옮긴다는 뜻이다.
달로즈 CEO는 “20세기 산업은 물건을 생산하는 데 집중했지만, 현재 대형 기업들은 지식을 생산한다”며 “이것이 생성형 경제”라고 정의했다.
◇ 물건 파는 시대 끝났다... 지식과 노하우가 ‘새로운 화폐’
달로즈 CEO는 2~3년 전 생성형 경제 개념을 처음 제시했을 때 많은 사람이 마케팅 용어로 여겼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우리가 서비스하는 모든 산업을 보면, 이것이 현실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상(버추얼)이 더 이상 현실(리얼)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가상이 현실을 주도하고 생성한다”고 말했다. 3D 프린팅,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소프트웨어 정의 분자(SDM) 등이 모두 지식과 노하우로 제품을 생성하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핵심 문제는 IP 소유권이다. 달로즈 CEO는 “AI 시스템을 사용해 데이터셋에서 지식을 추출할 때, 데이터를 가진 사람이 IP를 보유하는가, 알고리즘을 제공한 사람인가, 모델을 구축한 사람인가는 복잡한 주제”라고 말했다.
다쏘시스템은 이를 위해 모든 IP 정보를 추적하고 분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는 “한 회사와 작업하다가 다른 회사와 작업할 때, 한 시스템에서 다른 시스템으로 IP가 넘어가지 않도록 보장한다”며 “이것이 우리의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 “AI는 동반자일 뿐”... 역할별 AI ‘아우라·레오·마리’ 출격
생성형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다쏘시스템은 ‘산업 월드 모델(Industry World Model)’과 ‘버추얼 동반자(Virtual Companion)’을 개발했다.
달로즈 CEO는 “대형언어모델(LLM) 이후 월드 모델이 나오고 있지만, 산업 분야에선 이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가 말하는 산업 현장의 모델은 단순히 그림이나 글을 생성하는 일반 AI가 아니라, 물리학과 실제 기계가 움직이는 원리(인과관계)를 완벽히 이해하고 추론하는 ‘피지컬 AI’다.
달로즈 CEO는 “월드 모델에는 보편적 지식은 있지만 기업 특유의 ‘노하우’는 없다”며 “산업 월드 모델에서는 한쪽의 노하우와 다른 쪽의 지식 사이의 연결을 구축한다”고 덧붙였다.
버추얼 동반자는 올해 중반 출시 예정이다. 비즈니스 담당 ‘아우라(Aura)’, 엔지니어 담당 ‘레오(Leo)’, 과학자 담당 ‘마리(Marie)’ 등 역할별로 나뉜다.
달로즈 CEO는 “AI를 활용할 때는 책임 문제가 중요하다”며 “시스템이 자동으로 생성될 때 누가 책임을 질 것인지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AI가 발전하더라도 여전히 선택을 하고, 혼자 결정하지 않더라도 책임을 지는 인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버추얼 동반자라고 부르는 이유가 여기 있다”며 “엔지니어와 버추얼 동반자, 디자이너와 디지털 동반자, 비즈니스 담당자와 제너럴 동반자 간의 새로운 협업 관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사람 수’ 대신 ‘노하우’로 과금... AI 시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다쏘시스템은 AI를 위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도 검토 중이다.
달로즈 CEO는 “우리 회사는 창업 첫날부터 라이선스를 판매해 왔고, 사용자 수로 가격을 책정했다”며 “이제 버추얼 동반자가 있는데, 계속 사용자 수를 세어야 할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새로운 과금 단위로 ‘지식 단위’', ‘노하우 단위’, ‘작업 단위’ 조합을 제시했다. 버추얼 동반자 중 하나인 레오를 예로 들면, 기계공학 인증을 받았을 때와 화학 인증을 받았을 때 지식 수준이 다르고, 항공우주 산업에서 일할 때와 다른 산업에서 일할 때 보유한 노하우가 다르다. 사람이 자는 동안에도 일할 수 있어 작업량도 차이 난다.
달로즈 CEO는 “이 세 단위의 조합이 (생성형 경제의) 새로운 화폐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 미국 휴스턴=김동원 기자 theai@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