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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정점에서 다쏘시스템이 ‘엔지니어’를 조명한 이유

기사입력 2026.02.03 06:36
AI는 패턴 읽지만, 엔지니어링은 법칙을 설계
마니쉬 쿠마 CEO “AI는 엔진, 운전자는 사람”
로봇 개 ‘뇌’보다 중요한 ‘몸’… 피지컬 AI 시대 진짜 경쟁력
  • 마니쉬 쿠마 솔리드웍스 CEO는 “AI로 인해 엔지니어링이 그 어느 때보다 모든 것의 중심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동원 기자
    ▲ 마니쉬 쿠마 솔리드웍스 CEO는 “AI로 인해 엔지니어링이 그 어느 때보다 모든 것의 중심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동원 기자

    “AI가 엔지니어 일자리를 빼앗을까요? AI가 설계를 구식으로 만들까요?”

    마니쉬 쿠마 솔리드웍스 최고경영자(CEO)는 2일(현지시각)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3D익스피리언스 월드 2026’ 제너럴 세션 무대에 오르자마자 청중에게 물었다. AI 시대, 엔지니어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문이었다.

    이날 행사의 주요 주제는 단연 AI였다. 3D 설계와 시뮬레이션에 AI 기능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고, 어떤 새로운 기능을 탑재했는지가 초점이었다. 다쏘시스템은 실제 세계를 가상에 구현하는 ‘버추얼 트윈’을 주력으로 하는 만큼, 물리 세계에서 작동하는 피지컬 AI를 강조했다.

    그런데 이 자리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존재가 있다. 바로 ‘엔지니어’ 즉 사람이다. 다쏘시스템 경영진은 연달아 무대에 오르며 엔지니어의 역할을 강조했다. “AI는 엔진일 뿐 진정한 운전자는 엔지니어”라며 “AI는 솔리드웍스처럼 도구일 뿐, 진정한 가치는 엔지니어에게 있다”는 메시지를 되풀이했다.

    ◇ AI는 불, 용광로는 엔지니어가 만든다

    쿠마 CEO는 AI에 대한 불안을 정면으로 인정했다. “불확실성은 확실히 존재하고, 일부는 근거가 있다”며 “AI는 이미 사람 대신 반복 작업을 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업무는 줄어들고 일부 역할은 바뀔 수 있단 얘기다.

    하지만 그는 AI가 엔지니어를 변화시키거나 대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히려 “AI로 인해 엔지니어링이 그 어느 때보다 모든 것의 중심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AI를 통해 엔지니어는 더 많은 디자인 옵션을 탐색하고, 트레이드오프를 더 빠르게 판단하며, 즉시 지식에 접근할 수 있다”며 “정말 중요한 것, 즉 의사결정에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는 도구일 뿐이고 진정한 가치는 엔지니어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류가 불을 처음 다룬 역사를 예로 들었다. “조상들이 불을 다룬 건 문명을 시작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따뜻함과 보호를 위해서였다”면서 “하지만 그 문제가 해결되자 불은 혁신의 원천이 됐다”고 말했다. 그 사례로 불은 야생동물로부터 인간을 보호했고, 요리를 가능하게 했으며, 광석을 제련해 인류를 석기시대에서 금속시대로 이동시켰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초로 횃불을 든 사람은 언젠가 우리의 일을 해낼 산업용 용광로를 상상할 수 없었다”며 “우리는 지금 AI의 스마트 단계에 있다. 불은 있지만 아직 용광로를 만들지 못했다”고 말했다. 지금은 AI를 텍스트 요약, 이미지 생성, 코드 디버깅에 사용하지만, AI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혁신의 원천이라는 것이다.

    쿠마 CEO는 “AI 설계자들이 우리에게 불을 줬지만, 그것이 무엇에 동력을 공급할지 결정하는 건 엔지니어”라며 “AI의 가장 획기적인 응용 분야는 아직 발명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 AI 구동하는 시스템, 엔지니어링

    쿠마 CEO는 왜 엔지니어가 필수적인지 AI를 학습한 ‘로봇 개’를 예로 들었다. AI가 개에게 걷는 법을 가르치는 건 간단하다. 한 번에 한 다리씩 움직이도록 학습시키면 된다. 이렇게 하면 로봇 개가 완성될까? 아니다. 실제로 로봇 개가 걸으려면 몸이 필요하다. 관절이 부드럽게 움직여야 하고, 구조가 하중을 견뎌야 하며, 열을 제어해야 한다. 바닥에서 미끄러지거나 의자에 부딪혔을 때도 고장나지 않아야 한다. 이 역할은 AI가 하지 않는다. 엔지니어링 영역이기 때문이다. 그는 “AI는 패턴을 학습할 수 있지만 물리 법칙을 정의할 수는 없다”며 “뇌는 몸이 필요하다. AI는 물리적 세계에 의존하며, 이는 엔지니어링을 AI의 산업적 중추로 만든다”고 말했다.

    의료기기도 마찬가지다. AI 기반 기기는 위험한 패턴을 인식하고 즉시 대응할 수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산업 디자인, 안전, 신뢰성, 통합에 대한 재설계가 필요하다. 쿠마 CEO는 “더 좁은 공간에 더 많은 센서, 로컬 처리로 인한 더 많은 열, 더 많은 액추에이터와 움직이는 부품이 필요하다”며 “모든 제품이 재설계 순간에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I를 구동하는 시스템 자체도 엔지니어링의 산물이다. AI 칩은 초정밀 웨이퍼 핸들링, 진동 차단, 공기 흐름 제어를 갖춘 복잡한 기계 시스템으로 제조된다. 데이터센터는 랙, 백업 전원, 산업용 냉각이 필요하다. 쿠마 CEO는 “AI 이야기의 모든 단계는 유압, 열관리, 재료 설계로 이뤄져 있다”고 말했다.

  • 지앙 파올로 바씨 3D익스피리언스 웍스 수석부사장은 “혁신은 엔진이 필요하지만, 가장 좋은 엔진도 운전자가 필요하다”며 “운전자는 의도, 판단, 안내, 목적을 제공하는데, 그 운전자가 바로 엔지니어”라고 말했다. /김동원 기자
    ▲ 지앙 파올로 바씨 3D익스피리언스 웍스 수석부사장은 “혁신은 엔진이 필요하지만, 가장 좋은 엔진도 운전자가 필요하다”며 “운전자는 의도, 판단, 안내, 목적을 제공하는데, 그 운전자가 바로 엔지니어”라고 말했다. /김동원 기자
    지앙 파올로 바씨 3D익스피리언스 웍스 수석부사장은 “혁신은 엔진이 필요하지만, 가장 좋은 엔진도 운전자가 필요하다”며 “운전자는 의도, 판단, 안내, 목적을 제공하는데, 그 운전자가 바로 엔지니어”라고 강조했다. 파스칼 달로즈 다쏘시스템 CEO도 “AI는 동반자이지 자동조종장치가 아니다”라며 “주도권과 통제권은 엔지니어가 갖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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