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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준이 사랑을 대하는 자세…"'경도'처럼 최선 다해" [인터뷰]

기사입력 2026.01.27.17:59
  • 사진: 어썸이엔티 제공
    ▲ 사진: 어썸이엔티 제공

    "저도 연애를 하면 '경도'처럼 최선을 다하는 편이다. 모든 일에 후회하는 걸 싫어한다. 어쨌든 그날의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끝까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랑을 대하는 자세도 그렇다."

    사랑에는 수많은 형태가 있다. 그중에서도 우리는 때로, 미련할 만큼 고지식한 사랑에 마음이 끌리곤 한다. 최근 종영한 JTBC 드라마 '경도를 기다리며'는 오래된 마음에 관한 기록이었다. 18년을 거쳐온 한 인물의 순애보를 통해 짙은 여운을 남겼다.

    배우 박서준은 요즘엔 드라마에서도 보기 드문 순애보 역할을 자신의 시간에 투영했다. 자신이 살아온 시간, 그리고 살고 있는 현재. 그 모든 순간이 쌓여 '박서준표 로맨스'라는 장르를 완성했다.

    스무 살의 풋풋한 설렘부터 삶의 무게에 눌린 30대 후반까지, '경도'의 시간을 온몸으로 겪어낸 박서준과 지난 15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 Q. '경도를 기다리며'를 떠나보내는 소감.

    "'경도를 기다리며'는 짙은 여운이 있는 작품을 하고 싶을 때 만난 작품이다. 실제로 방송을 보면서도 느껴지는 게 많았다. 사랑의 다양한 형태가 있지 않나. 경도를 통해 그런 걸 표현할 수 있었던 것 같아서 감사하다."

    Q. 이미 전작들을 통해 '로맨스킹' 수식어를 가진 박서준이다. 오랜만에 로맨스로 컴백했는데, '경도를 기다리며'를 선택한 이유는 뭘까.

    "저는 작품을 선택할 때마다 '지금 내 나이와 마음에 뭐가 가장 가까울까'를 많이 생각한다. 이 작품은 경도가 살아온 시절부터 현재까지를 연기해 볼 수 있다는 게 크게 다가왔다. 지금이 아니면 이 연기가 가능할까 싶었다. 또 사랑만 가지고 이야기할 수 있는 작품이 흔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 여러 면에서 되게 좋았다."

    Q. 경도는 18년 순애를 지켜온 인물이다. 순애보 캐릭터를 위해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사랑 이야기다 보니까 순애보가 도드라진 것 같다. 경도는 기본적으로 섬세하고 다정한 사람이다. 저도 그런 캐릭터에 맞게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최종적으로 제가 가장 기쁘게 생각한 부분은 저를 보고 '어 경도 같다'라고 해주시는 반응이었다. 보는 분들께 과몰입을 시키게 해드리는 게 제 역할이고, 저는 제 방식으로 표현할 뿐이다. 좋게 봐주신 것 같아서 감사하다."
  • Q. 그간 출연작보다 유독 감정신이 많은 작품이었는데.

    "감정신이 굉장히 많았다. 평균적으로 제 경험상 남자 배우는 감정신이 세 번 정도 있는데 이번에 좀 많은 느낌이었다. 매 신마다 다른 상황이고 또 경도의 나이대도 달라져서 매번 다르게 표현해야 했다. 그런 신을 찍고 나면 엄청 힘들다. 집에 돌아가면 공허함이 느껴진다. 이번에 경도를 연기하면서 소비한 감정을 잘 채워야 한다는 걸 느꼈다. 그래서 했던 방법은 슬픈 노래를 많이 듣는 거였다. (성)시경이 형 노래, 로이킴 씨, 정승환 씨처럼 절절한 노래 잘하시는 분들 노래를 많이 들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감정이 조금씩 채워지는 느낌이 들더라."

    "덕분에 예전에는 감정신 찍기 전에 하루 전, 당일까지도 엄청 부담이 많이 됐는데 이제는 되게 가볍게 (신에) 들어가게 됐다. 그런 점에서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는 생각도 들었다."

    Q. 20대 초반부터 30대 중후반까지, 경도의 모든 순간을 직접 연기했다. 실제 30대 후반에 들어섰는데 스무 살 연기가 부담되지는 않았나.

    "부담이 된다면 딱 외적인 부분이었다. 스무 살도 제가 살아왔던 시간이라 표현하는 데 부담감은 없었다. 다만 '내가 스무 살 때는 어땠지'라고 생각해보면서 어려 보이는 룩을 보여드리려고 했고, 저만의 디테일이지만 스무 살 때와 현재 말투를 조금 다르게 보여드리고 싶었다. (나이대별로) 다르게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면서 준비했다."
  • Q. 경도와 비슷한 점이 있다면.

    "제가 생각했을 때 저와 경도가 닮은 점은 '틀린 걸 틀렸다고 말할 수 있는 점' 같다. 또 저 역시 경도처럼 감성적인 부분이있다. 경도의 대사를 보면 섬세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데, 저도 주변에서 흘리는 말들을 잘 안 놓치는 편이다."

    "생각해 보면 저도 경도처럼 정이 많은 것 같다. 그래서 정을 들이지 않으려고 하는 편이기도 하다. 물론 경도는 저보다 더 정이 많다. 이번에 경도를 연기하면서 그런 면들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는 부분들이 있었다."

    Q. 상대역 원지안 배우와는 11살 나이 차가 있다. 현장에서의 호흡은 어땠나.

    "저도 원지안 씨와는 처음 맞춰보는 사이라 되게 궁금했다. 배우마다 각자의 매력들이 있는데 지안 씨는 되게 매력적인 말투와 대사를 소화하는 자신만의 방식이 있더라. 되게 신선했다."

    "나이 차이는 별로 느껴지지 않았다. 그 친구가 생각하는 게 어리지 않더라. 되게 깊고 차분하다. 처음에는 걱정을 하기도 했다. 대화의 소재가 다를 것 같았다. 다행히 대화가 잘 통하더라. 다만 제가 옛날 현장 이야기를 해주면 신기하게 보는 느낌은 있더라.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짓곤 했다. (웃음)"
  • Q. 절친한 우가팸 멤버들의 반응도 궁금하다.

    "(우가팸) 멤버들이 피드백을 많이 준다. 연기 같은 경우는 (최)우식이랑 (박)형식이와 이야기를 많이 한다. 저의 어려움을 공감해 주는 친구들이기 때문에 술 한 잔씩 하면서 이야기에 젖어 있는 시간이 너무 좋다. 저도 친구들 연기를 보고 말해주는 편이고, 친구들도 객관적으로 말해주는 편인데 이번에는 '정말 좋았다'고 해주더라. 제가 형이라 그런가 좋은 이야기만 해준다. 동생들에게는 형의 좋은 면만 보이는 건지도 모르겠다."

    Q. 벌써 데뷔 15년 차 배우가 됐다. 그간의 시간을 돌아보자면.

    "진짜 시간이 어떻게 지났는지 모르겠다. 일을 쉬지 않고 했다. 제가 안 쉬려고 했다기보다는 너무 좋은 기회들을 주셔서 운이 좋게 계속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이 시간이 된 것 같다. 재작년에 1년 정도 쉬면서 많이 돌아보고 재충전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동안 활동하면서 다 비워낸 느낌이 들어서 다시 채우는 시간이 필요했다. '경도를 기다리며'는 다시 열정적으로 해보고 싶은 마음이 뜨거워지고 나서 한 작품이라 저에겐 남다르다. 이렇게 금방 또 20년이 될 것 같다."
  • Q. 박서준에게 '경도를 기다리며'는 다시 힘을 내게 해준 작품이라고 했다. 올해에는 어떤 활약을 기대해 보면 좋을까.

    "일단 지금 에너지가 넘친다. 꺼지려는 불을 활활 태우고 있어서 올해뿐만 아니라 앞으로 몇 년은 이어나갈 수 있는 힘이 있다. 앞으로도 작품 활동을 꾸준히 해나갈 생각이다."

    "'경도를 기다리며' 끝나고 12월달에는 조금 퍼져 있었다. 1월부터는 다시 부지런하게 생활하려고 한다. 제가 원래 엄청 부지런한 편이다. 요즘에는 시간을 쪼개서 루틴도 만들었다. 일어나면 이불 개고, 올리브유를 마시면서 아침을 시작한다. 아침 식사 하고 운동하고 언어 공부한다. 관리도 열심히 받고 러닝도 하면서 바쁘게 지내고 있다. 그런 것들이 저에게 좋은 에너지를 주는 것 같다. 올해 목표가 있다면 정신이 건강하게 잘 달려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꺼지려는 불을 활활 태우고 있다"는 그의 말처럼, 박서준은 지금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에너지를 품고 있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연기했던 '경도'를 지나, 이제 그는 스스로를 부지런히 갈고 닦으며 다음을 기다린다. 한층 깊어진 눈빛과 단단해진 마음가짐을 지닌 박서준의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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