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체험기] AI 통역사, 플리토 ‘챗 트랜스레이션’ 외국인들과 테스트한 결과

기사입력 2026.01.23 12:06
인도식 영어부터 아랍어까지… 37개 언어 실전 테스트
시끄러운 환경에서도 화자 분리, 고유명사·비즈니스 대화는 아쉬워
  • 챗 트랜스레이션은 QR코드를 촬영해 서로 대화하는 방법과 내 기기에서만 대화하는 방법 2가지 안을 제공한다.
    ▲ 챗 트랜스레이션은 QR코드를 촬영해 서로 대화하는 방법과 내 기기에서만 대화하는 방법 2가지 안을 제공한다.

    2026년이 시작한 지 벌써 20일이 지났습니다. 새해 목표는 잘 이어가고 계신가요? 새해 목표 중 빠지지 않는 항목이 있죠. 바로 ‘영어 공부’입니다. 목표를 향해 아무리 걸어가도 좀처럼 가까워지지 않는 북극성 같은 존재죠.

    우리가 영어를 잘하고 싶은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수능이나 토익 등 시험을 잘 보기 위해서도 있고요. 취업을 잘 하기 위한 목적도 있겠죠. 요즘 트렌드는 아무래도 ‘회화’인 듯합니다. 스마트폰에서 이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만 봐도 영어 스피킹 관련 앱들이 많죠. 최근엔 인공지능(AI)을 결합한 스피킹 앱도 인기입니다.

    하지만 영어 회화 참 쉽지 않습니다. 머릿속에선 영어로 유창하게 얘기하는 내 모습이 그려지지만, 정작 외국인 앞에서 얼어붙는 경우가 많죠. 입국심사만 봐도 그래요. 미국에 출장이나 여행을 갔을 때 입국심사가 떨린 경험이 있으신 분들도 있으실 것 같아요. 순서를 기다리면서 긴장하고 있었던 적도 있고요. 내 돈 내고 식사하러 식당에 갈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는 경험도 있으실 겁니다. 전 미국 식당에서 키오스크를 발견하면 정말 반갑더라고요. 한국에선 참 번거로운 게 키오스크인데 말이죠.

    그런데 이 스트레스를 줄여질 기술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바로 AI 통역기인데요. 스마트폰을 통해 통역이 돼 ‘내 손안의 통역기’라 불립니다. 최근 이러한 통역기가 많이 등장했습니다. 챗GPT나 클로드 앱을 모바일에 받아 사용하는 방법도 있었고요. 하지만 불편한 점도 있었습니다. 통역이 부정확한 경우도 있었고요, 무엇보다 시간 지연이 있었습니다. 대화라는 게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것인데, 챗GPT나 클로드, 그리고 일부 통역기 앱에서는 시간 지연 현상이 있습니다. 대화가 끊기는 불편한 상황이 발생하는 거죠.

    최근 플리토도 AI 통역기 앱을 내놨습니다. ‘챗 트랜스레이션’이란 앱인데요. 지금까지 ‘플리토’란 이름의 앱이 있었는데요. 이외에 새로운 앱을 출시한 겁니다. 총 37개 언어가 지원된다고 밝혔죠.

    사실 플리토는 ‘AI 기반 실시간 통번역 솔루션’으로 이미 B2B(기업간거래) 시장에선 이미 잘 알려진 기업입니다. 구글 APAC 앱 서밋, 세계지식포럼, 자이텍스 글로벌 등 많은 행사에 AI 통번역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저도 아마존웹서비스(AWS), 다쏘시스템 등 글로벌 기업행사를 취재하면서 플리토 솔루션이 활용되는 것을 볼 수 있었죠. THE AI 자체 컨퍼런스인 THE AI SHOW(TAS) 등에도 이 솔루션을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AI 통번역 솔루션은 플리토가 흑자전환하게 해준 효자 상품이기도 합니다.

  • 지난해 열린 AWS 서밋 서울 2025에선 플리토가 제공한 AI 동시통역 서비스가 사용됐다. /김동원 기자
    ▲ 지난해 열린 AWS 서밋 서울 2025에선 플리토가 제공한 AI 동시통역 서비스가 사용됐다. /김동원 기자

    그만큼, 플리토는 통번역 시장에서 일찌감치 자리를 잡았다고 평가됩니다. 이 때문에 일반 소비자용으로 내세운 챗 트랜스레이션도 기대가 됐는데요. 하지만 이 앱만 믿고 해외를 갈 순 없습니다. 검증이 필요하죠. 이에 다국적 기업인 씽크포비엘에 방문해 다양한 외국 분들과 성능을 평가해 봤습니다. 플리토가 자신있게 37개 언어를 지원한다고 발표했으니 영어, 중국어, 프랑스어, 인도네시아어, 러시아어, 아랍어 등 다양한 언어를 시험했습니다.

    ◇ 스마트폰 하나로 3명의 외국인이 소통 가능

    플리토 챗 트랜스레이션 사용 방법은 간단합니다. 스마트폰에 앱을 다운로드 받아 시작하면 되는데요. QR코드를 촬영해 서로 각자 기기로 대화하는 방법이 있고, 내 기기에서만 대화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상대방이 꼭 이 앱을 설치할 필요는 없습니다. QR코드를 전송해주면 상대방도 앱 없이 번역 기능을 사용할 수 있으니깐요.

  • 김동원 AI 전문기자가 인도인과 챗 트랜스레이션을 체험하고 있다.
    ▲ 김동원 AI 전문기자가 인도인과 챗 트랜스레이션을 체험하고 있다.

    전 하나의 앱에서 대화하는 방식으로 체험을 했습니다. AI 통역은 마이크 모양을 누르면 시작됐습니다. 제가 말하는 내용이 통역되고 상대방이 말하는 내용도 통역됩니다. 각각 말풍선으로 화자 분리가 되기 때문에 대화가 헷갈리진 않았습니다. 실시간 통역은 동시에 총 3개 언어까지 지원이 됐는데요. 한국어, 영어, 독일어가 동시에 지원되는 방식입니다. 총 3개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까지 대화가 가능한 것이죠. 많은 국가 사람이 모이는 회담이나 회의에선 아쉬울 수 있겠지만, 이러한 회담에선 이 앱을 사용하진 않겠죠. 전문 통역사가 있을 겁니다. 일상 대화에서 사용하는 AI 번역앱이 3개까지 지원되는 것은 장점으로 느껴졌습니다. 참고로 QR코드를 이용한 방식은 최대 10개 계정까지 이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사용자는 자신의 모국어로 대화하면 번역 내용이 보이는 방식입니다.

    ◇ 챗 트랜스레이션, 인도식 영어도 잘 번역할까

    이제 테스트를 해보았습니다. 가장 먼저 한 언어는 영어입니다. 그런데 일반 영어는 당연히 통역이 잘될 것으로 생각됐습니다. 그래서 인도분을 모셨습니다. 아무래도 발음이나 억양이 일반 영어와 다르면 번역기가 부정확한 답을 내지 않을까 생각이 든 것이죠. 바로 이때부터 시작됐습니다. 앱을 비판적으로 보고 싶은 저와 플리토의 대결이요.

    기대와 달리, 챗 트랜스레이션은 인도식 영어도 정확히 이해했습니다. 체험을 함께 해준 인도인에게 영어로 한국에 온 이유와 현재 어떤 근무를 하는지 등을 물었는데, 정확하게 번역됐습니다. ‘남편이 대학에서 연구 과학자로 일하고 있어서 함께 왔다. 그 후 대학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하게 됐다’는 등 비교적 복잡한 말까지 잘 번역했죠.

    체험에서 인상이 깊었던 것은 속도와 정확도였습니다. 챗 트랜스레이션은 앱을 통역을 하는데 지연 시간이 길지 않았습니다. 물론 통신 환경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반 와이파이 속도로는 실시간으로 소통한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습니다. 플리토는 이 부분에 대해 “챗 트랜스레이션에는 ‘빠른 대화(Quick Chat)’ 기능이 도입됐다”며 “사용자가 말하는 내용을 실시간성으로 답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 플리토 챗 트랜스레이션은 여러 명의 외국인이 얘기해도 정확하게 화자를 분리해 통역했다.
    ▲ 플리토 챗 트랜스레이션은 여러 명의 외국인이 얘기해도 정확하게 화자를 분리해 통역했다.

    정확도 역시 높았습니다. 이번 체험은 씽크포비엘 회의실에서 진행했습니다. 여러 명의 외국인을 한 자리에 모아놓고 한 것이죠. 그곳이 조용하진 않았습니다. 한국어를 포함한 여러 언어가 얘기됐죠. 챗 트랜스레이션은 이 상황에서도 대화하는 사람의 목소리를 정확히 찾아내 화자 분리 후 통역했습니다. 플리토 관계자는 “대화 중 여러 언어가 혼재할 수 있는 상황을 대비했다”며 “AI 통역기를 사용하는 환경이 어떨지는 예측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여러 언어가 혼재하고 시끄럽더라도 시스템이 자동으로 사용자가 선택한 언어와 화자를 인식해 즉시 번역할 수 있게 기술을 만들었다”고 밝혔습니다.

    ◇ 영어 말고 다른 언어는?

    챗 트랜스레이션은 인도식 영어를 잘 통역했습니다. 그렇다면 다른 언어에서도 강했을까요? 이 점을 시험하고자 중국어, 인도네시아어, 프랑스어, 러시아어, 아랍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외국인들과 테스트해 보았습니다. AI는 데이터를 먹고 자라는데요. 영어 관련 데이터는 아무래도 많아서 당연히 잘하겠지만, 다른 언어는 못할 수도 있겠단 생각 때문이었죠.

  • 김동원 AI 전문기자가 플리토 챗 트랜스레이션으로 아랍어를 사용하는 모르코인과 얘기하고 있다.
    ▲ 김동원 AI 전문기자가 플리토 챗 트랜스레이션으로 아랍어를 사용하는 모르코인과 얘기하고 있다.

    테스트에 오신 외국인 분들이 모두 씽크포비엘 직원분들이었기 때문에 주제는 ‘씽크포비엘 뒷담화’로 잡았습니다. 재밌게 또 막히지 않게 얘기할 수 있는 내용이 아무래도 뒷담화이지 않을까 싶었죠. 해외 분들과 자유롭게 뒷담화를 할 수 있다고 상상해 보세요. 무척 재밌는 체험이었습니다. 체험 도중에 심상치 않은 낌새를 느낀 씽크포비엘 대표님이 들어오셔서 대화 내용이 살짝 달라지기는 했지만요. 참고로 씽크포비엘은 AI 신뢰성 기업입니다. AI 신뢰성을 다루는 분들과 플리토의 AI 통번역 앱이 신뢰할 수 있는지를 체험한 것이죠.

    플리토에는 다행이게, 저한테는 안타깝게도 챗 트랜스레이션은 다른 언어들도 잘 번역했습니다. 모로코 출신 외국인과 이야기를 했을 때 “아랍 지역에서는 AI에 대한 관심도가 높습니까?”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도 아랍어로 잘 통역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현재 씽크포비엘에 있는 것이 아쉽지 않냐”는 짖궂은 질문과 “현재 나를 내보내지 않는 사람이 있다”는 유쾌한 답변도 잘 통역했습니다.

  • 김동원 AI 전문기자가 인도네시아인과 챗 트랜스레이션을 테스트하고 있다.
    ▲ 김동원 AI 전문기자가 인도네시아인과 챗 트랜스레이션을 테스트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어도 “현재 저는 인사팀에서 성과 관리자로 일하고 있다”는 말을 정확히 통역했습니다. 저와 상대방 모두 만족할 만한 수준이었습니다. 중국인과는 일부러 “공자가 친구가 먼 곳에서 찾아오니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나요”라고 어려운 말을 했는데 이 역시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번역했습니다.
  • 플리토 챗 트랜스레이션은 비교적 어려운 공자 이야기도 정확히 통역했다.
    ▲ 플리토 챗 트랜스레이션은 비교적 어려운 공자 이야기도 정확히 통역했다.

    단 널리 알려진 단어가 아닌 회사명이나 이름 등은 정확도가 떨어졌습니다. 일례로 씽크포비엘이란 회사를 말했는데 ‘싱크포비아’ 등 다른 단어로 통역을 했습니다. 이를 보고 외국인들이 폭소를 터뜨리기도 했습니다. 직책을 얘기할 때 실수도 있었습니다. 프랑스어를 테스트할 때 씽크포비엘 대표를 얘기했지만, 회장으로 통역하는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비즈니스 대화에서는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플리토 관계자는 “생소한 단어의 경우 사용자 맞춤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며 “이를 통해 고유 표현이나 언어습관, 전문용어를 정확하게 번역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일례로 사람마다 회사, 대학, 전공 등 경험과 특색이 다른데, 자신의 업무용 문서나 논문, 링크드인 프로필 등 개인 데이터셋을 업로드하면 자신에 맞는 맞춤 통역기를 사용하게 된다”고 했죠.

  • 오류가 발생한 씽크포비엘 단어를 커스터마이징한 결과. /플리토 제공
    ▲ 오류가 발생한 씽크포비엘 단어를 커스터마이징한 결과. /플리토 제공

    ◇ 내 손 안에 통역기, 너무 의존만 해선 안 돼

    챗 트랜스레이션은 일반 대화에서 빠른 속도와 정확도로 만족할 만한 통역 수준을 제공했습니다. 내 손안에 통역기가 생긴 것이죠. 입국심사에도 인터뷰에서도 잘 활용할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비즈니스 대화나 회담에서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생각됐습니다. AI 통역기가 아무리 발전해도 전문 통역사가 필요한 이유겠죠.

  • (왼쪽부터) 인도식 영어, 인도네시아어, 아랍어를 번역한 화면.
    ▲ (왼쪽부터) 인도식 영어, 인도네시아어, 아랍어를 번역한 화면.

    대화할 때 서로 눈을 바라보지 못하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대화는 전화 통화가 아닌 이상 표정, 눈빛, 몸짓 등으로 함께 소통한다고 생각하는데, 서로 스마트폰만 보고 대화하니 많은 교감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이는 결국 하드웨어 한계로 스마트글라스 등 새로운 기기들이 보편화된다면 줄어들지 않을까란 기대감도 들었습니다.

    결국 외국인과 잘 소통하기 위해선 스스로 영어 능력을 키우는 것이 답일 것 같습니다. 통역기는 보조 도구로 사용하고요. 1월입니다. 올해 새해 목표를 영어로 정하셨다면 연말까지 흐름이 이어지길 바래봅니다. AI 기술로 통역 수준이 발전했지만, AI에 너무 의존하게 된다면 내 능력이 떨어질 수 있으니깐요.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