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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사진으로 모낭충 밀도 ‘예측’…안면 홍반 진단 보조 AI 개발

기사입력 2026.01.15 10:28
  • 안면 홍반 환자의 모낭충 밀도를 얼굴 사진과 임상 데이터만으로 예측해 진단을 보조하는 인공지능(AI) 모델이 개발됐다. 반침습적 검사에 앞서 모낭충증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도구로서, 임상 현장에서 의료진의 판단을 돕는 역할에 초점이 맞춰진 연구다.

    연세대학교 용인세브란스병원(병원장 김은경) 피부과 김지희·김제민 교수와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박창욱 교수 연구팀은 안면 홍반 환자의 모낭충 밀도를 예측하는 딥러닝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진단 보조 도구로 활용했을 때 피부과 의사의 진단 정확도가 유의하게 향상됐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

    안면 홍반은 주사, 접촉 피부염, 아토피 피부염, 여드름, 루푸스 등 다양한 피부 질환에서 공통으로 나타난다. 이 가운데 모낭충이 과도하게 증식하면 모낭충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 임상 양상이 유사해 감별 진단이 쉽지 않다.

    현재 모낭충증 진단은 피부 표면 생검이나 피지 분비물 압출 검사를 통해 모낭충을 분리·계수하는 방식이 주로 활용된다. 다만 이 과정은 통증을 동반할 수 있고 검사자 숙련도에 따라 결과 편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이러한 부담을 줄이고 진단 과정의 초기 판단을 돕기 위해 얼굴 사진과 임상 정보만을 활용한 AI 기반 예측 모델을 개발했다.

    연구는 2016년 1월부터 2023년 8월까지 두 병원에서 안면 홍반 증상으로 내원해 모낭충 밀도 검사를 받은 환자 1,124명을 대상으로 한 후향적 진단 연구로 수행됐다. 나이, 성별, 임상 증상, 혈청 알레르기 지표 등 12개의 임상 변수와 얼굴 이미지를 통합해 모낭충 밀도를 예측하는 딥러닝 모델 ‘DemodexNet’을 구축했다.

    DemodexNet은 전체 얼굴 이미지와 이마·코·양 볼·턱 등 국소 부위를 함께 분석하는 스태킹 앙상블(SE) 모델과 고해상도 이미지에서 감염 관련 영역을 자동으로 선택해 분석하는 약지도 학습 기반 GMIC 모델로 구성됐다. 모델 성능은 수신기 작동 특성 곡선 아래 면적(AUROC) 지표로 평가됐다.

  • 수신기 작동 특성 곡선 아래 면적(AUROC) 분석 결과(a), DemodexNet 모델은 0.823에서 0.865 사이의 우수한 예측 성능을 보였다. 피부과 의사의 진단 정확도는 경력과 무관하게 AI 보조 이후 모두 곡선의 좌상단 방향으로 이동하며 향상된 모습을 보였다. (출처: Kim J et al., Scientific Reports, 2026.) /이미지 제공=용인세브란스병원
    ▲ 수신기 작동 특성 곡선 아래 면적(AUROC) 분석 결과(a), DemodexNet 모델은 0.823에서 0.865 사이의 우수한 예측 성능을 보였다. 피부과 의사의 진단 정확도는 경력과 무관하게 AI 보조 이후 모두 곡선의 좌상단 방향으로 이동하며 향상된 모습을 보였다. (출처: Kim J et al., Scientific Reports, 2026.) /이미지 제공=용인세브란스병원

    내부 테스트 데이터셋 분석 결과, DemodexNet의 AUROC는 0.823~0.865 범위로 나타났으며, GMIC 기반 통합 모델이 0.865로 가장 높은 예측 성능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얼굴 사진과 임상 정보의 결합이 모낭충 밀도 예측에 활용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AI 모델을 진단 보조 도구로 활용했을 때 의료진의 판단 정확도도 개선됐다. 모델의 도움 없이 진단했을 때 평균 정확도는 63.7%였으나, 예측 결과를 참고한 이후에는 70.6%로 상승했다. 민감도는 13.6% 향상돼 모낭충 양성 환자를 놓치는 비율이 줄었다.

    의사 경력에 따른 분석에서는 경력 2년 미만 집단에서 정확도 향상 폭이 11.6%로 가장 컸고, 경력 8년 이상 집단에서도 5.8%의 개선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AI가 특정 경력 구간에 국한되지 않고 진단 판단을 보조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김제민 교수는 “본 연구는 얼굴 사진과 임상 데이터만을 활용해 모낭충 밀도를 예측하는 AI 모델을 개발하고, 인간과 AI의 협업이 진단 정확도를 높일 수 있음을 실증적으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모낭충 검사 장비가 없는 1차 의료기관이나 원격 진료 환경, 수련의 교육 과정 등에서 참고 지표로 활용될 가능성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향후 다양한 인종과 피부 유형을 포함한 다기관 연구를 통해 모델의 일반화 가능성을 검증하고, 전향적 임상시험을 통해 실제 진료 환경에서의 유용성을 평가할 계획이다. 또한 접근성 확대를 위해 앱이나 웹 기반 서비스 개발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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