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

엔비디아, 일라이 릴리와 AI 기반 제약 프로세스 혁신

기사입력 2026.01.14 16:32
양사 AI 공동 혁신 랩 설립으로 제약 R&D 구조 혁신
AI 전략, 신약 개발에서 제조·공급망까지 확장해
AI 팩토리와 피지컬 AI로 바이오 산업의 비용·속도 개선
  • 엔비디아가 일라이 릴리와 AI 공동 혁신 랩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엔비디아
    ▲ 엔비디아가 일라이 릴리와 AI 공동 혁신 랩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엔비디아

    엔비디아가 AI의 적용 범위를 제약 산업 전반으로 확장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 릴리와 함께 AI 공동 혁신 랩을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단순한 기술 협력을 넘어 신약 발견과 개발, 제조에 이르는 제약 산업의 핵심 프로세스를 AI 중심으로 재구성하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양사는 향후 5년간 최대 10억 달러를 투입해 인재, AI 인프라, 컴퓨팅 자원을 공동으로 구축한다. 연구소는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 들어서며, 릴리의 생물학·의학 분야 전문가와 엔비디아의 AI 모델 개발자, 가속 컴퓨팅 엔지니어들이 한 공간에서 협업하게 된다. 제약 산업의 도메인 지식과 AI 기술을 물리적으로 결합하겠다는 점이 이번 협력의 가장 큰 특징이다.

    이번 AI 공동 혁신 랩의 핵심은 신약 개발을 단발성 연구가 아닌, 지속적으로 진화하는 학습 시스템으로 만드는 데 있다. 릴리의 실험 중심 웻랩과 컴퓨팅 기반 드라이랩을 긴밀히 연결해 실험 데이터 생성과 AI 모델 학습이 상호 보완적으로 반복되는 구조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생물학자와 화학자를 지원하는 24시간 AI 보조 연구 환경이 조성된다.

    실험 결과가 즉시 모델 개선으로 이어지고, 개선된 모델이 다시 실험 설계를 고도화하는 과학자 참여형 연구 프레임워크가 구현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엔비디아의 생명과학 특화 AI 플랫폼인 바이오네모가 핵심 인프라로 활용된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AI가 생명과학 분야에서 가장 큰 변화를 만들어낼 산업이라고 강조하며, 실제 분자를 합성하기 전 단계에서 인실리코 환경을 통해 방대한 생물학적·화학적 가능성을 탐색하는 방식이 새로운 표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엔비디아와 릴리의 협력은 신약 개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임상 개발, 제조, 상업 운영 전반에 AI를 적용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된다. 멀티모달 모델과 에이전틱 AI, 로보틱스, 디지털 트윈을 통합해 제약 산업 전반의 효율성과 신뢰성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릴리가 이미 구축한 AI 팩토리는 이러한 비전을 구체화하는 기반이다. 대규모 생의학 파운데이션 모델을 학습시키는 이 인프라는 신약 후보 물질 탐색뿐 아니라 제조, 의료 영상, 과학 AI 에이전트 등 다양한 응용으로 확장되고 있다. 여기에 엔비디아의 차세대 아키텍처와 옴니버스, RTX PRO 서버가 결합되면서 실제 제조 환경을 가상 공간에서 먼저 검증하는 디지털 트윈 기반 운영이 가능해진다.

    이를 통해 릴리는 제조 공정을 사전에 시뮬레이션하고, 공급망 전반을 스트레스 테스트하며 최적화할 수 있다. 제약 제조에서 반복적으로 문제로 지적돼 온 수율 변동성과 공급 불안정성을 구조적으로 줄이겠다는 접근이다.

    이번 행사에서 함께 공개된 멀티플라이 랩스의 사례는 엔비디아의 전략이 이미 현장에 적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멀티플라이 랩스는 엔비디아 로보틱스 기술을 활용해 세포 치료제 제조 공정을 자동화하고 있다. 반도체 공정에서 발전한 자동화 개념을 무균이 필수적인 바이오 제조 환경에 이식한 것이다.

    세포 치료제는 환자 맞춤형 공정 특성상 비용이 높고 실패 위험이 크다. 사람의 호흡이나 미세한 실수만으로도 전체 공정이 폐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멀티플라이 랩스는 엔비디아 옴니버스 기반 디지털 트윈과 아이작 심을 활용해 로봇 공정을 가상 환경에서 수천 차례 검증한 뒤 실제 현장에 적용한다. 여기에 아이작 GR00T 기반 휴머노이드가 투입돼 무균 환경 외부의 비정형 작업까지 자동화한다. 

    이 같은 접근을 통해 세포 치료제 1회 투여분당 제조 비용을 기존 대비 70% 이상 낮추고, 동일 면적에서 생산량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것이 목표다. 이는 세포·유전자 치료가 일부 환자만을 위한 고가 치료에서 대중적 치료 옵션으로 확장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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