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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반도체 시장 재편했다... 엔비디아·삼성·SK 나란히 상위권 차지

기사입력 2026.01.14 16:28
AI 반도체, 시장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떠올라
HBM과 AI 프로세서, 반도체 매출 구조 재편한 주 요인
기업, 올해 인프라 투자 지속성 가늠할 것으로 보여
  • 가트너가 발표한 지난해 전 세계 반도체 매출 예비조사에서 엔비디아,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선두에 올랐다. /일러스트=챗GPT
    ▲ 가트너가 발표한 지난해 전 세계 반도체 매출 예비조사에서 엔비디아,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선두에 올랐다. /일러스트=챗GPT

    가트너가 2025년 전 세계 반도체 매출 예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AI가 반도체 산업의 성장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꿔놓았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2025년 글로벌 반도체 매출은 전년 대비 21% 증가한 7930억 달러를 기록하며, 단순한 업황 회복을 넘어 구조적 성장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성장의 중심에는 AI 인프라 확장이 자리하고 있다. 가트너에 따르면, 프로세서, 고대역폭메모리(HBM), 네트워킹 칩 등 AI 핵심 부품이 2025년 전체 반도체 매출의 약 3분의 1을 차지했다. AI 연산 수요가 데이터센터 투자를 견인하면서, 반도체 수요의 무게 중심이 범용 제품에서 고성능·고부가 제품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업체별로 보면 시장 재편 흐름은 더욱 뚜렷하다. 엔비디아는 2025년 매출 1257억 달러를 기록하며 반도체 업계 최초로 연 매출 1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가트너 집계 기준 엔비디아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 성장분의 35% 이상을 단일 기업이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와의 매출 격차도 530억 달러까지 벌어지며, AI 가속기 중심의 사업 구조가 얼마나 강력한지를 수치로 입증했다. 

    삼성전자는 2025년에도 2위 자리를 유지했다. 메모리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13% 증가하며 전체 반도체 매출을 725억 달러 수준으로 끌어올렸지만,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부문에서는 역성장을 기록했다. 이는 AI 수요가 여전히 메모리와 연산 중심으로 집중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SK하이닉스는 AI 서버용 HBM 수요 확대의 최대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2025년 매출은 606억 달러로 전년 대비 37% 증가하며 인텔을 제치고 3위에 올랐다. HBM 공급 능력이 곧 AI 시장 내 협상력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명확해졌다는 평가다. 반면 인텔은 2025년 매출이 소폭 감소하며 시장 점유율이 6% 수준으로 낮아졌다. 이는 2021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CPU 중심의 전통적 포트폴리오가 AI 전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품 관점에서도 변화는 분명하다. 2025년 HBM은 전체 D램 시장의 23%를 차지하며 매출 300억 달러를 넘어섰다. AI 프로세서 매출은 2000억 달러를 돌파하며, 이제 단일 응용 시장을 넘어 반도체 산업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 

    라지브 라지풋 가트너 시니어 수석 애널리스트는 AI 인프라 지출이 2026년에 1조30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며, AI 반도체의 영향력이 중장기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단기 수요 사이클이 아니라, 데이터센터 설계와 시스템 아키텍처 자체가 AI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2025년 하반기 기준 업계의 시선은 ‘성장의 지속성’에 맞춰져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2028년까지 연평균 18%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며, 특히 네트워킹 반도체와 메모리 대역폭 경쟁이 새로운 병목 구간으로 떠오를 가능성을 지적했다. 이 같은 흐름은 AI 반도체가 2029년까지 전체 반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는 가트너 전망에 힘을 싣는다. 

    다만 업계에서는 공급 집중과 지정학적 리스크, 전력과 냉각 인프라 제약이 중장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주목하고 있다. AI 반도체 시장의 성장은 이미 현실이 됐지만, 그 성과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느냐가 2026년 이후 기업 간 격차를 가를 핵심 요인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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