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봇 기술, 생활 속으로 확대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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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CES 2026에서는 이미 상용화 단계에 접어든 기술들이 주목받고 있다.
생성형 AI와 센서, 로보틱스 기술이 결합되며 기술은 개념을 설명하는 수준을 넘어, 생활 속에서 기능 단위로 작동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가사와 청소, 엔터테인먼트, 뷰티에 이르기까지 기술의 진화 방향은 언젠가의 미래보다 현재의 생활에 맞춰지며 이미 일상 속으로 들어와 있었다.
◇ 가사 노동을 자동화한 AI 가전, 반복 작업을 줄이는 데 초점
이번 CES에서 실생활과 가장 밀접하게 연결된 변화는 가사 노동 자동화였다. 삼성전자는 CES 2026에서 홈 컴패니언(Home Companion) 전략을 통해 가전을 개별 제품이 아닌, 하나의 운영 시스템으로 제시했다. 가전이 사용자의 선택과 판단을 분담하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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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포크 AI 냉장고는 내부 카메라와 생성형 AI 기반 ‘AI 비전’ 기능을 통해 식재료의 종류와 수량을 자동으로 인식한다. 사용자는 식재료를 직접 등록하지 않아도 되고, 냉장고는 이를 바탕으로 소비 기한 관리, 레시피 추천, 장보기 연계까지 이어지는 관리 흐름을 구성한다. 음성 인식과 전면 디스플레이는 이 과정을 확인·조정하는 인터페이스 역할을 맡는다.
세탁과 건조 영역에서는 자동화의 범위가 물리적 동작을 넘어 제어 단계까지 확장됐다. 2026년형 비스포크 AI 콤보는 세탁물의 무게와 재질, 오염도를 감지해 세탁·헹굼·탈수뿐 아니라 건조 온도와 시간까지 자동으로 조절한다. 부스터 열교환기를 통해 대용량 세탁물에서도 열효율을 유지하며, 사용자가 코스를 선택하거나 시간을 조정할 필요를 줄였다.
LG전자가 선보인 제로 레이버 홈(Zero Labor Home) 역시 자동화의 초점을 판단 분산에 맞췄다. LG의 AI 세탁기는 세탁물 상태를 분석해 코스를 자동 적용하고, 세탁 종료 시점을 에어컨·공기청정기 등과 연동해 실내 환경을 함께 조정한다. 냉장고는 내부 식재료 인식과 소비 패턴 분석을 통해 기본적인 관리가 자동으로 이뤄지도록 설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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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공개된 홈로봇 LG 클로이드는 세탁물 운반이나 간단한 정리 등 제한된 동작을 수행한다. 냉장고·세탁기와 연동해 특정 작업을 수행하며, 사용자의 이동 패턴을 학습해 동선을 조정한다. 가사 노동을 대체하기보다, 사람이 개입해야 하는 구간을 분리·축소하는 역할에 가깝다.
청소 영역에서는 로봇청소기의 기술 방향이 뚜렷하게 바뀌었다. 삼성전자, 로보락, 에코백스 등 주요 브랜드는 흡입력보다 공간 인식과 상황 대응 능력 강화에 집중했다.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AI 스팀 로봇청소기는 AI 사물 인식 기술을 통해 가구·전선·반려동물 배설물은 물론, 유색·투명 액체까지 구분한다. 오염 유형에 따라 회피하거나 스팀 청소로 전환하며, 리프팅 바퀴 구조를 적용해 문턱과 매트 환경에서도 주행 안정성을 확보했다. 물걸레 자동 세척과 고온 살균 기능은 청소 이후 관리 부담을 줄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로보락은 다리 구조를 적용한 S10 MaxV 시리즈를 통해 이동성 문제를 해결했다. 섀시 리프트 기술로 카펫과 문턱을 넘고, 바닥 상태에 따라 물걸레 높이와 압력을 조절한다. AI 기반 장애물 인식 시스템은 액체나 오염을 감지하면 흡입·물걸레 모드를 자동 전환한다.
에코백스 로보틱스는 로봇청소기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풀 시나리오 서비스 로보틱스를 전면에 내세웠다. 디봇 시리즈를 비롯해 창문 청소 로봇 윈봇, 잔디 관리 로봇 고트, 수영장 로봇청소기 울트라마린을 선보이며 생활 관리 영역 전반으로 적용 범위를 확장했다. 체화 지능(Embodied Intelligence)을 기반으로 로봇이 환경을 인식하고 역할을 분담하는 구조다.
◇ 뷰티·엔터 등 개인 맞춤형 기술로 일상 관리 영역 넓혀
생활 밀착형 기술은 개인 관리 영역으로도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뷰티테크 분야에서는 자동화와 개인화 정밀도 등 접근 방식의 차이가 더욱 분명하게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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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레알은 적외선과 LED 파장을 조합해 피부와 모발에 전달되는 에너지를 정밀하게 제어하는 디바이스를 공개했다. 센서를 통해 열·광 자극에 따른 손상 가능성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출력과 조사 시간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구조다. 사용자의 숙련도나 감각에 의존하지 않고, 시술 과정 자체를 기술이 관리하도록 설계됐다.
아모레퍼시픽은 AI 기반 피부 분석 기술을 중심으로 맞춤형 케어 솔루션을 선보였다. 색소 침착, 모공 상태, 수분 분포 등을 세분화해 측정하고, 분석 결과를 LED 마스크와 연동해 조사 강도와 패턴을 개인별로 다르게 적용한다. 분석–판단–관리 단계를 하나의 흐름으로 묶은 점이 특징이다.
한국콜마는 전자 피부(e-skin) 기반 기술을 통해 뷰티의 개념을 확장했다. 피부 손상 부위를 인식해 진정·보호 기능을 수행하는 동시에, 외관을 보정하는 기능을 결합했다. 단순 미용을 넘어 보호와 회복까지 포괄하는 접근으로, 소재·연구 기술 중심 기업의 방향성이 반영됐다.
- 김경희 기자 lululal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