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G마켓은 장보기, 무신사·네이버는 취향 소비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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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플랫폼 신뢰도에 대한 이용자 불안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이커머스 판도에도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주요 이커머스 업체들은 흔들리는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각자의 강점을 앞세운 틈새 공략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실시간 앱·결제 데이터 분석 기업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2~28일 기준 쿠팡의 주간 활성 이용자 수(WAU)는 2771만6655명으로 집계됐다. 종합몰 애플리케이션 가운데 1위 자리는 유지했지만, 쿠팡 사태 발생 직전인 한 달 전(11월 24~30일)과 비교하면 5.8% 감소한 수치다. 쿠팡 뒤를 이은 중국계 이커머스(C커머스) 역시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은 플랫폼 갈아타기를 고민하는 소비자를 겨냥해 각자 자신 있는 영역에서 틈새 공략에 나서고 있다.
◇ 장보기·생필품부터 옮긴다…생활 밀착 소비 공략
가장 먼저 움직인 영역은 장보기와 생필품이다. 반복 구매가 잦고 일상과 밀접한 소비일수록, 이용자들은 가격보다 배송 안정성과 혜택의 단순함을 우선 기준으로 삼는 모습이다.
신세계그룹의 SSG닷컴은 장보기 결제액의 7%를 고정 적립해주는 신규 멤버십 쓱세븐클럽을 선보이며 차별화에 나섰다. 월 2900원의 구독료로 쓱배송 상품 구매 시 결제 금액의 7%를 SSG머니로 적립해주는 구조로, 복잡한 조건 없이 혜택을 체감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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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립된 머니는 쓱닷컴뿐 아니라 이마트, 이마트24, 스타벅스, 신세계백화점 등 신세계그룹 전반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SSG닷컴은 멤버십 출시와 함께 최대 2개월 무료 체험, 이후 3개월 캐시백, OTT 티빙 이용권 지급 등 공격적인 프로모션도 병행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쓱배송 첫 주문 회원 수는 전월 대비 30% 증가했고, 전체 주문 건수도 15% 늘며 장보기 중심 성장세가 나타났다.
배송 경쟁도 한층 치열해졌다. 11번가는 주 7일 배송 시스템인 슈팅배송을 장보기 품목으로 확대하며 속도 경쟁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달 슈팅배송 상품을 처음 구매한 고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G마켓 역시 주말 쇼핑 수요를 겨냥한 전략을 내놨다. 빠른배송 서비스 스타배송을 통해 주 7일 배송제를 운영 중인 G마켓은 ‘주말에도 도착보장’ 정례 프로모션을 신설했다. 주 6일 배송제를 운영하던 지난해와 비교해 토요일 주문 비중이 약 15% 증가하며, 주말 배송 공백 해소 효과가 수치로 확인됐다. 현재 스타배송은 14개 카테고리 약 16만 개 상품에 적용되며, 배송 지연 시 보상 제도도 운영 중이다.
네이버도 장보기 영역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를 통해 프리미엄 장보기 서비스 컬리N마트를 강화한 결과, 지난해 12월 기준 거래액이 전월 대비 두 배로 증가했다.
◇ 취향·프리미엄 소비는 ‘전문 플랫폼’으로
패션과 럭셔리 등 취향 소비 영역에서는 전문성이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들 영역은 대체 플랫폼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아,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수요가 분산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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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전 회원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쿠폰 프로모션으로 고객 유입에 나섰다. 무신사는 스토어·슈즈·플레이어·뷰티·유즈드 등 전 카테고리에서 사용할 수 있는 총 5만원 상당의 쿠폰팩을 제공하고, 머니 충전 페이백과 신규 회원 추가 할인까지 더했다. 가격 혜택과 함께 패션 전문 플랫폼으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네이버는 럭셔리 브랜드를 모은 하이엔드 영역을 통해 프리미엄 소비 공략에 나서고 있다. 공식 스토어와 인증 판매자를 중심으로 신뢰도를 높인 결과, 하이엔드 입점 브랜드 수는 오픈 초기 대비 약 20% 증가했고, 지난해 12월 기준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약 80% 성장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쿠팡 사태를 계기로 소비자들이 단순한 가격 경쟁보다 플랫폼의 신뢰도와 특정 영역에서의 전문성을 더욱 중시하게 됐다고 내다보고 있다.
- 김경희 기자 lululal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