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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드라마 글로벌 히트 속 망한 대작도…희비 엇갈린 안방극장 [2025 드라마결산]

기사입력 2025.12.31.17:02
  • 사진: tvN, 넷플릭스, SBS,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 사진: tvN, 넷플릭스, SBS,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2025년 한 해도 다양한 드라마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새로운 라이징 스타가 탄생하기도 하며 K드라마의 글로벌 흥행을 이어갔다. 하지만 업계 자체가 순항인 건 아니었다. 수백억을 들인 대작이 흥행에 실패하기도 하고, 시청률 고전을 겪은 드라마도 많다. 올 한 해 다사다난했던 드라마계 성적을 정리했다.

    ◆ 올해 지상파 드라마 왕국은 SBS…흥행 참패 KBS·MBC

    SBS는 최근 몇 년간 금토드라마로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올 초 로맨스 '나의 완벽한 비서'로 시작해 '보물섬', '귀궁'까지 연이어 10%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다. 후속작으로 방영한 남궁민 주연 '우리영화', 윤계상 주연 '트라이', 고현정 주연 '사마귀'가 전작에 비해선 낮은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장르적 다양성으로 고정 시청층을 유지했다. 이후 '우주메리미'로 9%를 회복한 SBS 금토극은 현재 '모범택시3'로 또다시 동시간대 1위 시청률을 기록하며 흥행 중이다.
  • 사진: SBS, KBS, MBC 제공
    ▲ 사진: SBS, KBS, MBC 제공
    지난해 수목극을 부활시킨 KBS. 하지만 성적은 미미했다. '킥킥킥킥', '빌런의 나라', '24시 헬스클럽',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 '디어엠', '내 여자친구는 상남자'까지 올 8월까지 방영한 작품 중 5%대를 넘긴 작품이 전무했다. KBS는 결국 다시 수목극을 폐지하고 토일드라마를 편성, 재기에 나섰다. 디즈니+와 동시 방영한 마동석 주연의 '트웰브'가 8%대 호성적으로 포문을 열었으나 시청률 하락을 겪으며 결국 2%대 시청률로 종영했다. 특히 제작비만 약 300억 원으로 알려진 대작치고 아쉬운 성적으로 적자를 면치 못했다. 후속으로는 이영애 주연의 '은수 좋은 날'이 나섰다. '은수 좋은 날' 역시 회당 10억 규모의 기대작이었지만 5%대 시청률을 간신히 넘기며 기대 이하 성적을 거뒀다. 배턴을 이어받은 '마지막 썸머'가 3%도 넘지 못한 채 마무리한 가운데, 오는 3일 첫 방송하는 남지현과 문상민 주연의 로맨스 사극 '은애하는 도적님아'가 KBS 토일극 부진을 끊어낼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금토극에 승부를 건 MBC 역시 사정은 여의치 않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쭉 시청률 하락세를 겪고 있는 것. 오죽하면 7월에는 2년 전 디즈니+에서 공개된 '카지노'를 편성하며 내부 반발을 사기도 했다. 그나마 '모텔 캘리포니아', '언더커버 하이스쿨', '노무사 노무진', '이강에는 달이 흐른다'가 5%대를 넘겼지만, 흥행이라고 하기엔 미미한 성적이었다. 흥행작 하나 없이 진행된 '2025 MBC 연기대상'에서는 '언더커버 하이스쿨' 주연 서강준이 생애 첫 대상을 수상했다. 올해 흥행 참패를 겪은 MBC는 2026년 최고 기대작 중 하나인 '21세기 대군부인'으로 순항길을 열 준비 중이다. 작품은 흥행 아이콘 아이유와 대세 배우 변우석의 만남으로 글로벌 K드라마 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21세기 대군부인'은 내년 상반기 중 공개 예정이며, MBC와 함께 디즈니+에서도 만날 수 있다.

    ◆ tvN, '폭군의 셰프' 대박…입소문 탄 ENA
  • 사진: tvN, ENA 제공
    ▲ 사진: tvN, ENA 제공
    tvN은 올해 최고 성적 미니시리즈를 배출했다. 월화드라마와 토일드라마까지 16편의 미니시리즈를 내놓은 tvN은 상반기 대작 '별들에게 물어봐' 흥행 실패 후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 '미지의 서울', '신사장 프로젝트' 등으로 약진했다. 특히 하반기에는 신드롬을 일으킨 '폭군의 셰프'로 2025년 최고 시청률 미니시리즈 영예를 얻었다. 임윤아, 이채민 주연의 '폭군의 셰프'는 4회 만에 10%대 시청률을 넘긴 데 이어, 글로벌 OTT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며 K드라마 글로벌 흥행을 이끌었다. 후속작으로 방영한 이준호 주연의 '태풍상사' 역시 10%를 넘기며 시청층을 이어갔고, 현재 방영 중인 정경호 주연 '프로보노'도 9%대 시청률을 기록, 순항 중이다.

    한때 드라마 맛집 중 하나로 통했던 ENA는 성적 부진을 이어오다 '착한 여자 부세미'로 체면을 세웠다. 독특한 로맨스 스릴러 장르에 배우들의 열연으로 입소문을 타며 시청률 상승세를 탔다. 올해 방영한 ENA 드라마 중 처음으로 5%대를 넘긴 '착한 여자 부세미'(최고 시청률 7.1%)의 뒤를 이어 'UDT: 우리 동네 특공대'도 5%대를 기록하며 호성적을 받았다.

    ◆ 종편에서는 JTBC가 약진
  • 사진: JTBC, TV CHOSUN, 채널A, MBN 제공
    ▲ 사진: JTBC, TV CHOSUN, 채널A, MBN 제공
    2025년 드라마 결산에서 JTBC의 약진을 빼놓을 수 없다. JTBC는 토일드라마 시청층을 꽉 잡았다. 3월 방영한 이제훈 주연 '협상의 기술'로 10%대 시청률을 넘겼고, 이후 방영한 '천국보다 아름다운', '굿보이', '에스콰이어', '백번의 추억', '서울 자가에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까지 연이어 5%를 웃도는 성적을 받았다. 다만 현재 방영 중인 '경도를 기다리며'가 후반부 진행 중에도 3%대 시청률에 그치고 있어 마무리는 아쉬울 전망이다. 토일극 호평 속 금요드라마는 존재감을 잃었다. '착한사나이', '마이 유스'에 이어 방영 중인 '러브미'까지, 내로라하는 주연 배우 캐스팅에도 3%대 언저리 최고 시청률로 실망감을 안겼다.

    TV CHOSUN과 채널A는 각각 두 편의 드라마를 내놨다. TV CHOSUN은 드라마 퀸으로 통하는 박민영을 앞세운 '컨피던스맨 KR'를 선보이며 시청률보다 값진 사이다 엔딩으로 의미를 거뒀다. 이후 방영한 김희선, 한혜진, 진서연 주연의 '다음생은 없으니까'는 중년 여성 시청자들의 입소문 사이 시청률 3.5%로 마감하며 공감과 호평을 거머쥐었다. 채널A는 동명의 강풀 웹툰을 원작의 미스터리 로맨스 '마녀'와 일본 소설을 드라마화한 '여행을 대신해 드립니다'를 선보였지만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MBN 3년 만에 수목드라마 '퍼스트레이디'를 편성했다. 욕망과 탐욕을 소재로 중장년 시청층을 노렸지만 유진, 지현우, 이민영 등의 열연 속에도 1회 시청률 2.2%에서 줄곧 하락세를 타며 결국 최저 시청률로 끝을 맺었다.

    ◆ OTT 엇갈린 희비…넷플릭스 웃고 디즈니+ 울고, 티빙은 미소
  • 사진: 넷플릭스 제공
    ▲ 사진: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는 올해도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로 K드라마의 위상을 떨치는 데 한몫했다. 특히 지난 3월 공개된 '폭싹 속았수다'는 올해 최고 드라마로 손꼽힐 만큼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작품은 공개 직후 넷플릭스 글로벌 TV쇼 비영어 부문 1위를 차지하고 9주 연속 이름을 올렸다. 인종과 세대, 성별을 막론하고 공감대를 이끌며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킨 '폭싹 속았수다'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선정 '2025 올해의 한국드라마' 1위, 미국 영화 정보 사이트 IMDb 직원 선정 2025년 최고 시리즈 20편에 꼽혔다. 하반기에는 K-드라마계 역사를 쓴 '오징어 게임'이 시즌3로 4년 간의 여정을 마쳤다. 호불호가 있었지만 '오징어 게임'이라는 강력한 IP만으로도 화제성을 이끌었다.

    이 외에도 넷플릭스는 올해 공개한 15편 모두 준수한 평을 얻었다. 의학물 '중증외상센터', 로맨스 '멜로무비', 장르물 '악연', '약한영웅 class2', '광장', '리거', 판타지물 '다 이루어질지니', 사극 '탄금', 여성 서사가 돋보인 '은중과 상연', '당신이 죽였다', '자백의 대가'까지 망작 없는 한 해를 보냈다. 최근 공개한 이준호 주연의 '캐셔로'도 공개 첫 주 넷플릭스 글로벌 TV쇼 비영어 부문에서 2위에 오르며 흥행 시작을 알렸다.
  •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티빙 제공
    ▲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티빙 제공
    꾸준히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를 내놓고 있는 디즈니+는 수백억을 들인 대작 '북극성'과 '메이드 인 코리아' 마저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받았다. 두 작품 모두 제작 단계부터 한국을 대표하는 스타 캐스팅으로 이목을 끌었지만, 국내에서조차도 화제성을 이어가지 못했다. 다만 '메이드 인 코리아'가 공개 초반이기에 중반부를 넘어가며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을지 눈길이 쏠린다.

    토종 OTT 티빙은 올해 사극 '원경'으로 시작해 9개 작품을 공개했다. 특히 지난 4일 막을 내린 '친애하는 X'가 국내외에서 이목을 끌었다. 잔혹한 서스펜스 장르에 김유정의 파격적인 악역 연기, 그리고 몰입도 높은 서사로 6주 연속 티빙 유료가입기여자수 1위에 올랐다. 특히 해외 OTT에도 동시 공개된 '친애하는 X'는 미국 라쿠텐 비키 1, 일본 디즈니+ 4위 등에 오르며 K드라마 팬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2025년 한국 드라마계는 스타 파워와 제작비 규모보다 작품 자체의 완성도와 참신한 서사에 반응했다. 플랫폼 간의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해진 지금, 2026년에는 어떤 작품이 대중을 움직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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