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직원과 고객 간 정보 격차 줄이는 전략 펼쳐
금융권 AX 확산... 실질적 활용에 초점 맞춘 사례로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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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AX가 농협 상호금융의 고객 맞춤형 금융 서비스 강화를 위한 차세대 정보계 시스템 구축에 착수했다. 단순한 시스템 고도화를 넘어, 전국 농·축협 전반에 데이터와 AI를 기반으로 한 금융 운영 체계를 정착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사업은 전국 1110개 농·축협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지역과 업종별로 상이한 영업 환경과 고객 특성을 데이터로 구조화해 정교한 고객 관리와 마케팅에 활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여기에 AI 기술을 업무 시스템 전반에 적용해 데이터 활용 역량의 개인차를 줄이고 현장 직원 누구나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하도록 설계됐다.
SK AX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농·축협의 고객군을 세밀하게 분류한다는 계획이다. 조합원과 준조합원은 물론 농업·축산업 종사자, 소상공인, 외국인 고객까지 포함해 고객 특성과 금융 니즈를 분석하고, 생성형 AI를 활용한 고객 분석으로 맞춤형 금융 서비스의 정확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시스템 구축은 향후 2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고객의 실시간 관심사와 행동 패턴을 반영해 개인화한 금융 서비스를 제안하는 마케팅 플랫폼이 마련되고, 데이터 품질과 처리 속도를 높이는 데이터 플랫폼도 함께 구축된다. 이와 함께 직원이 데이터를 직접 탐색하고 분석할 수 있는 BI 포털을 통해 현장 중심의 데이터 활용 환경이 조성될 예정이다.
마케팅 플랫폼은 고객 행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필요한 금융 상품이나 서비스를 선제적으로 제안하는 구조다. 상담 과정에서는 고객 정보를 한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는 통합 상담 환경이 제공돼 상담 정확도와 처리 속도 개선이 기대된다. 데이터 플랫폼은 조직과 시스템별로 달랐던 데이터 용어와 기준을 통합하고, 데이터 변경 이력과 영향력을 자동으로 관리함으로써 전국 농·축협이 동일한 기준에서 데이터를 활용하도록 지원한다.
또 하나의 변화는 셀프 BI 환경이다. 직원이 자연어로 질문하면 AI가 분석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기술 숙련도와 관계없이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금융 서비스 품질을 지점이나 개인 역량에 따라 달라지지 않게 만드는 기반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SK AX는 이번 대규모 정보계 시스템 구축에 자사 AI 개발 자동화 플랫폼 ‘다비스’를 적용한다. 요구사항 분석과 데이터 모델 설계, 테스트 자동화 등 반복적인 개발 업무를 AI가 지원해 구축 속도와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설계 변경에 따른 영향 분석이 실시간으로 가능해지고, 시스템 품질 관리도 정교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프로젝트는 2025년 금융권 전반에서 가속화되고 있는 AX 흐름과 맞닿아 있다. 컨설팅 기업 맥킨지의 ‘State of AI 2024’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기업의 약 72%가 이미 하나 이상의 업무 영역에서 AI를 활용하며, 금융 서비스 산업은 AI 도입 효과가 가장 빠르게 나타나는 분야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고객 분석과 마케팅, 리스크 관리 영역에서의 활용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국내 금융권 역시 단순한 디지털화 단계를 넘어, 실제 업무 효율과 고객 경험 개선으로 이어지는 AI 활용 사례를 요구받고 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농협 상호금융의 차세대 정보계 구축은 대형 시중은행 중심의 AI 경쟁이 지역 금융으로 확산되는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SK AX 김남식 금융사업본부장은 “농·축협의 구조와 운영 특성을 반영한 AI 기반 AX 모델을 구축해 데이터와 AI 활용 경쟁력을 높이겠다”며 “이번 사업이 농·축협의 금융 의사결정과 고객 서비스 전반을 고도화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 서재창 기자 chan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