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계절 메뉴는 옛말”… 말차, 유통업계 핵심 카테고리로 부상

기사입력 2025.12.24 14:17
음료 카테고리 벗어나 제과·RTD 등 전방위 확산
건강과 미감 결합한 MZ세대 식문화 공략
  • 국내 유통업계에 말차(Matcha) 열풍이 거세다. 그간 커피 메뉴의 보조적 선택지나 계절 한정판의 단골 소재에 머물렀던 말차가 최근 제과, 스낵, RTD(Ready To Drink) 음료 시장의 메인 카테고리로 부상하고 있다.

    업계는 말차 특유의 진한 풍미와 선명한 색감을 앞세워 기존 스테디셀러를 재해석하거나, 말차를 전면에 내세운 전용 라인업을 확대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 말차, 계절 메뉴 넘어 사계절 핵심으로 부상

    커피 전문점 시장에서 말차는 이미 시즌 메뉴라는 꼬리표를 뗐다. 이제는 브랜드의 메뉴 경쟁력을 가늠하는 충성 고객을 불러 모으는 주요 메뉴로 자리 잡고 있다.

    투썸플레이스는 지난 상반기 출시한 떠먹는 말차 아박이 출시 3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 개를 돌파하며 말차 열풍을 확인했다. 이러한 흥행 기세를 몰아 연말 홀리데이 시즌을 겨냥해 말차 아박 홀케이크를 추가 출시하며 관련 라인업을 확대했다. 기존 대비 높이를 3.5cm 키워 입체적인 미감을 강조하고, 말차 마스카포네 크림과 다크 초코 쿠키의 조화를 통해 프리미엄 디저트 카테고리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 말차 아박 홀케이크./사진=투썸플레이스
    ▲ 말차 아박 홀케이크./사진=투썸플레이스

    더본코리아의 빽다방 역시 말차크림라떼를 필두로 스무디, 아이스크림 등 말차를 활용한 베리에이션 메뉴를 파격적으로 늘리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 신제품 출시가 기존 말차 음료의 판매 증가로 이어지는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파스쿠찌는 겨울 시즌 전략으로 딸기의 새콤달콤한 맛과 말차의 쌉쌀함을 결합한 보색 마케팅을 전개하며, 시각적 즐거움을 중시하는 최근의 인스타그래머블 소비 경향을 공략하고 있다.

    ◇ 붕어빵부터 스낵까지 전방위 확산…익숙한 브랜드에 말차 입히기

    식품업계에서는 장수 브랜드에 말차를 접목해 제품 가치를 높이는 전략이 두드러진다.

    오뚜기는 겨울철 간식으로 인식되어 온 붕어빵을 미니 스낵 형태로 재해석하고, 여기에 말차 풍미를 더한 제품을 선보였다. 농심의 ‘빵부장’ 시리즈 역시 말차를 적용해 제과와 베이커리의 경계를 확장하는 실험에 나섰다. 원재료 본연의 맛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통해 간식류의 품질을 한 단계 높였다는 분석이다.

  • 빵부장 말차 제품 이미지./사진=농심
    ▲ 빵부장 말차 제품 이미지./사진=농심

    크라운제과는 비스킷과 케이크 등 주요 제품군을 말차 콘셉트의 한정판 시리즈로 구성해 출시했다. 서울우유협동조합 역시 우유, 말차, 에스프레소를 조합한 프리미엄 RTD 제품을 선보이며 편의점 채널 공략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말차 인기가 헬시 플레저 트렌드와 시각 중심의 소비 문화가 결합한 결과로 보고 있다. 말차는 색감이 선명해 SNS 콘텐츠에 적합하고, 녹차 기반 원료라는 인식으로 비교적 가벼운 부담 없이 선택할 수 있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말차는 다양한 제품군과 결합해도 개성을 유지할 수 있는 원료”라며 “단기 유행을 넘어 하나의 맛 카테고리로 자리 잡은 만큼 관련 신제품 경쟁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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