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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무 본질 찾아 재정의해야”… 눔·컬리 수장이 말하는 ‘AI 전환’ 전략

기사입력 2025.12.17 16:41
센드버드, ‘스파크 코리아 2025’ 컨퍼런스서
정세주 눔 의장·김슬아 컬리 대표·김동신 센드버드 대표 대담
일의 재정의·조직 체질 개선·ROI 연결 중요
  • 17일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 호텔에서 열린 ‘스파크 코리아 2025(Spark Korea 2025)’에서 (왼쪽부터) 정세주 눔 의장과 김슬아 컬리 대표, 김동신 센드버드 대표가 AI 도입 경험과 운영 인사이트를 공유하고 있다. /구아현 기자
    ▲ 17일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 호텔에서 열린 ‘스파크 코리아 2025(Spark Korea 2025)’에서 (왼쪽부터) 정세주 눔 의장과 김슬아 컬리 대표, 김동신 센드버드 대표가 AI 도입 경험과 운영 인사이트를 공유하고 있다. /구아현 기자

    “일하는 방식을 완전히 바꿔야 합니다. 기존 방식을 고수하면 속도가 나지 않습니다”

    센드버드가 주최한 ‘스파크 코리아 2025(Spark Korea 2025)’에서 눔 정세주 의장·컬리 김슬아 대표가 인공지능(AI) 도입을 위해 가장 먼저 단행한 것은 ‘조직 체질 개선’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두 회사는 각각 헬스케어와 유통이라는 전통 산업에서 AI를 통해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눔은 2008년 설립된 뉴욕 기반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으로 심리학과 행동과학을 결합한 체중 관리 솔루션으로 미국 최대 코칭 회사로 성장했다. 컬리는 새벽배송이라는 개념으로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파란을 일으킨 신선식품 유통 플랫폼이다. ‘샛별배송’과 철저한 품질 관리로 기업가치 1조 원 이상으로 평가받는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다. 

  • 김슬아 컬리 대표 17일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 호텔에서 열린 ‘스파크 코리아 2025(Spark Korea 2025)’에서 AI 도입에서 기존의 일을 다시 정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아현 기자
    ▲ 김슬아 컬리 대표 17일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 호텔에서 열린 ‘스파크 코리아 2025(Spark Korea 2025)’에서 AI 도입에서 기존의 일을 다시 정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아현 기자

    ◇ “직무 재정의해야”

    김슬아 컬리 대표는 AI가 일의 정의를 바꾸고 있는 상황에서 직무의 본질 찾아 재정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코딩을 AI가 잘한다고 개발자가 필요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개발자가 해야 하는 업무와 새로운 방식이 생길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AI 도입의 핵심으로 ‘효율성·완벽성’ 관점을 설명했다. “결제나 보안처럼 완벽함을 추구해야 하는 영역에는 아직 AI 도입이 시기상조”라며 “반면 효율성이 퀄리티보다 중요한 영역에는 즉시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고객 관리를 예로 들며 “물건이 안 오거나 결제가 안 되는 문제는 빠르게 AI가 대응할 수 있다”며 “각 직무에서 관계와 퀄리티가 중요한지, 아니면 효율성이 우선인지를 명확히 구분하고, 그에 맞춰 AI를 전략적으로 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세주 의장도 AI 도입에서 가장 먼저 단행한 것이 조직의 체질 개선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본인이 지키고 싶은 포지션과 AI로 인해 파괴될 영역이 무엇인지 정의해달라고 먼저 요청했다”며 “본인의 포지션을 내려놓고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과정을 통해 매우 강도 높은 조직 개편을 진행했다”며 “결국 AI 시대의 생존은 본인이 지키고 싶은 포지션을 고수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에 자리를 내주고 새로운 가치를 찾는 것에 있다”고 덧붙였다.

  • 정세주 눔 의장은 17일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 호텔에서 열린 ‘스파크 코리아 2025(Spark Korea 2025)’에서 “AI를 활용해 어떻게 창의적으로 매출을 올릴 수 있을지 디테일에서 승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아현 기자
    ▲ 정세주 눔 의장은 17일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 호텔에서 열린 ‘스파크 코리아 2025(Spark Korea 2025)’에서 “AI를 활용해 어떻게 창의적으로 매출을 올릴 수 있을지 디테일에서 승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아현 기자
  • 대담을 이끈 김동신 센드버드 대표는 17일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 호텔에서 열린 ‘스파크 코리아 2025(Spark Korea 2025)’에서 “AI는 꿈의 곱셈을 시켜줄 수 있는 기술”이라고 로 정의했다. /구아현 기자
    ▲ 대담을 이끈 김동신 센드버드 대표는 17일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 호텔에서 열린 ‘스파크 코리아 2025(Spark Korea 2025)’에서 “AI는 꿈의 곱셈을 시켜줄 수 있는 기술”이라고 로 정의했다. /구아현 기자

    ◇ 가장 큰 고민 ‘ROI’…“비용 절감 넘어야”

    이날 발표 현장에서는 많은 기업 관계자가 참여했다. 이들은 “AI 도입을 고민하는 기업들의 가장 큰 화두는 결국 ROI(투자 대비 효율)”라며 “내부적으로 AI 투자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정확한 이득이 무엇인지 명확히 증명되길 원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 대표는 “시나리오별로 비용 절감 효과는 꽤 정확하게 볼 수 있으며 확실한 달성이 가능하다”며 “다만 모델과 프로세스에서 인간을 완전히 배제하는 ‘휴먼-인-더-루프(Human-in-the-loop)’ 설정 여부에 따라 비용 감축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처음 도입에서는 사람이 관여하는 프로세스에서 사람이 완전히 개입하지 않은 방식으로 가는 시간 대비 비용 절감 효과와 초기 투자 비용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아울러 그는 물류 현장 AI 도입 사례를 공유했다 신선식품은 품목마다 신선도나 색상이 달라 매뉴얼만으로는 관리가 어려운 ‘가변성’이 가장 큰 숙제었다. 컬리는 이에 대해 AI 검수 과정을 도입했고, 품질 검사를 AI에 맡기 것이다. 그는 “착색 여부 같은 경우 사람보다 정확하다”며 “AI가 동일한 기준으로 수행하자 오히려 협력사들이 AI가 검수한 결과라며 데이터를 더 신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세주 의장도 “AI가 트렌드가 2·3개월 단위로 바뀌고 있다”며 “비용 절감은 기본이고, AI를 활용해 어떻게 창의적으로 매출을 올릴 수 있을지 디테일에서 승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AI, 꿈의 곱셈 가능하게 만든다”

    대담을 이끈 김동신 센드버드 대표는 AI를 ‘꿈의 곱셈을 시켜줄 수 있는 기술’로 정의했다. 인간이 시간이 없어 포기했던 영역을 AI가 채워줌으로써 본연의 창의성에 집중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초지능의 시대에 더 이상 똑똑한 척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서로 도와주고 커뮤니티를 만들며 우리의 이야기를 후대에 넘겨주는 가장 인간다운 가치로 돌아가는 것이 AX(AI로의 전환)의 종착지”라고 역설했다. 정 의장도 “AX의 핵심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기술을 통해 확보한 여력을 바탕으로 고객 경험을 혁신하고 인간 중심의 ‘라이프스타일’을 확장하는 데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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