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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 설비 제조 및 파운드리 서비스 전문기업 에너지테크솔루션(이하 ETS)이 북미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섰다. ETS는 지난 10월 13일부터 15일까지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The Battery Show North America 2025'에 참가해 자체 부스를 운영하며 글로벌 배터리 업계의 높은 관심을 끌었다. 전시 기간 동안 완성차 업체, 셀 제조사, 소재 기업, 연구 기관 등 다양한 고객이 잇따라 부스를 찾으며 ETS의 북미 성장 가능성을 재확인했다.
인공지능(AI) 기반 맞춤형 포뮬레이션 첫 공개… "공정 레시피까지 제공하는 것이 경쟁력"
ETS는 이번 전시에서 AI를 활용한 고객 맞춤형 2차전지 포뮬레이션 시스템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이 시스템은 고객이 원하는 셀의 형태와 용량, 출력과 수명, 비용 조건 등을 입력하면,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최적의 전극 조성과 공정 조건을 자동으로 제안하도록 설계됐다. 기존에 수개월이 걸리던 포뮬레이션 개발 기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장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방문객은 전시 부스에서 실제 소프트웨어 화면을 통해 각자 조건을 입력해 보고, AI가 제안한 레시피와 예상 성능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활용 가능성을 직접 체험했다. ETS 관계자는 "단순 설비 공급을 넘어서 공정 레시피와 데이터를 함께 제공하는 것이 회사의 차별화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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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트윈 기술 적용한 설비 원격 제어 시스템… "원격 공정 제어로 글로벌 원 팩토리 구현"
ETS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적용한 설비 원격 제어 시스템도 공개했다. 이 시스템은 실제 고객 공장에 납품된 생산 라인과 동일한 가상 모델을 구축해 설비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이상 징후를 조기에 파악해 대응할 수 있다.
현장 데모에서는 디트로이트 전시장에 설치된 관제 화면에서 한국 및 해외 파일럿 라인의 가상 공장을 확인하고, 특정 장비의 속도·압력·온도 등을 원격 조정하는 과정을 시연했다. 관람객들은 "장비 가동 중단을 최소화하고 유지보수 효율성 향상에 매우 유용하다"고 평가했다.
ETS는 향후 공급되는 설비에 디지털 트윈 플랫폼을 옵션 형태로 제공해 어디서나 동일한 품질의 공정을 구현하는 '글로벌 원 팩토리'를 실현할 계획이다.
글로벌 고객 관심 집중… IRA 이후 북미 고객의 문의 급증
ETS 부스는 북미는 물론 유럽, 아시아 고객들로 연일 붐볐다. 기존 고객사뿐만 아니라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스타트업이 파일럿 라인 구축, 양산 라인 증설, 공정 최적화 컨설팅 등 다양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이후 북미 내 생산 능력 확보를 서두르는 고객사들이 ETS의 '현지 생산 +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부스에는 그동안 세계 각지에 공급해 온 ETS 설비와 파트너사 로고가 전시돼, ETS의 글로벌 레퍼런스가 한눈에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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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비가 아니라 솔루션을 판다"… 원스톱 통합 가치 사슬 전략
김영환 ETS 대표는 "고객이 원하는 것은 장비가 아니라 문제를 해결해 주는 솔루션"이라며, "배터리 산업의 빠른 변화 속에서 고객사가 부담 없이 혁신을 시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ETS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ETS는 AI 설계, 디지털 트윈 기술, 글로벌 파운드리 구축, 현장 밀착 지원을 통합한 '원스톱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중소·중견기업 및 연구 기관, 스타트업이 초기 투자 부담 없이 기술개발과 검증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구조다.
김 대표는 이를 '통합 가치 사슬'이라고 정의하며, 공정 레시피·데이터·검증 시스템까지 포함된 솔루션이 고객 성능 목표를 보다 안정적으로 달성하게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역사회 기여, 신규 채용, 사회공헌 등 '책임 있는 기업 시민'으로서의 역할도 기업 핵심 가치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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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간대 'Battery Lab 2.0' 오픈… 북미 기술 신뢰성 확보
ETS는 전시와 연계해 미시간대학교 'Battery Laboratory 2.0'에서 오픈하우스 행사도 진행했다. 새롭게 구축된 이 배터리 연구·파일럿 시설에는 전극 공정부터 조립·활성화까지 전 과정에 ETS의 설비와 공정 솔루션이 적용된 것이 특징이다.
참석자들은 실제로 가동 중인 파일럿 라인을 둘러보며, 대학-기업-설비사가 함께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검증하고 상용화로 연결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ETS는 이를 통해 북미 유수 대학 및 연구 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잠재 고객에게 제시할 대표 레퍼런스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현지 생산 및 파운드리 사업 확대… 'Made in USA' 대응 본격화
ETS는 디트로이트 전시와 오픈하우스를 계기로 미국 현지에서의 2차전지 생산 및 파운드리 사업을 본격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올 6월 설립한 미국 현지 법인을 기반으로 현지 생산 거점 확대, 공급망 구축, 인력 채용 등을 추진 중이다.
ETS는 북미 고객이 필요로 하는 셀을 미국 내에서 공급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 물류 리드타임을 대폭 줄이고, IRA 세액공제 수혜를 위한 'Made in USA' 요건 충족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ETS는 파운드리 서비스를 통해 "고객이 설비 투자 후 단기간 내 실제 제품 생산을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을 핵심 차별화 요소로 내세웠다.
무역의 날 국무총리 표창 이어 '1000만 달러 수출의 탑' 수상
ETS는 최근 '무역의 날' 행사에서 국무총리 표창(2024)에 이어 '1000만 달러 수출의 탑(2025)'을 수상했다. 이는 ETS가 유럽·아시아·북미 주요 거점에 꾸준히 설비를 공급하며 글로벌 레퍼런스를 확대해 온 결과로 평가된다.
ETS 관계자는 "디트로이트 전시, 미시간대 오픈하우스, 수출의 탑 수상은 ETS의 기술력과 글로벌 경쟁력이 본격적으로 입증된 것"이라며, "AI·디지털 트윈 기반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을 앞세워 글로벌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신뢰할 만한 파트너가 되겠다"고 밝혔다.
- 성열휘 기자 sung12@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