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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반 신약 개발 기업 갤럭스가 서울대학교 연구팀과 함께 신약 후보 물질의 면역원성을 사전에 예측하는 인공지능(AI) 모델 ‘T-SCAPE’를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게재됐다.
단백질 기반 치료제는 체내 면역 반응이 예상과 다르게 나타날 경우 약효 감소나 항의약품항체(ADA) 형성으로 이어질 수 있어, 후보 물질 단계에서 면역원성 위험을 미리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관련 데이터가 제한적이고 면역 반응 자체가 복잡해 정량적 예측이 어려운 분야로 꼽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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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이 개발한 T-SCAPE는 이러한 제한을 완화하기 위해 다양한 면역학적 데이터를 통합 학습하도록 설계됐다. 펩타이드 서열, MHC 결합 정보, T세포 수용체(TCR) 상호작용, T세포 활성화 실험 데이터 등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 정보를 결합해, 단일 데이터 기반 모델이 놓칠 수 있는 패턴을 반영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개발 과정에는 생물학적 원리를 먼저 학습시키는 사전 학습(pre-training) 전략과 데이터 간 차이를 줄이는 ‘적대적 도메인 적응(adversarial domain adaptation)’ 기법이 적용됐다. 논문에서는 T-SCAPE가 펩타이드-MHC 복합체(pMHC) 면역원성 예측을 위한 주요 벤치마크 평가에서 기존 모델보다 높은 성능을 기록한 것으로 소개됐다. 연구진은 실제 치료용 항체에서 발생할 수 있는 ADA 위험 예측에서도 유의미한 결과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석차옥 갤럭스 대표는 “AI 기반 단백질 설계에 더해 면역 반응을 사전에 검토할 수 있는 기준점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신약 후보 물질 발굴 단계에서의 불확실성과 시행착오를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기술을 고도화하겠다”고 말했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