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게 43% 줄이고 배터리타임 10시간 늘어나
“장시간 촬영, 멀티캠 환경 등에 최적화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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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기능이 강화된 미니 무선 마이크가 출시됐다. 바로 DJI가 지난 8월 출시한 ‘Mic 3’다. 무선 마이크도 AI 시대를 열었다고 평가받는 DJI의 신작 마이크는 적응형 게인 컨트롤과 듀얼 파일 녹음 등 AI 기반 오디오 기술로 무장하고 등장했다. 전작 대비 가벼운 무게와 늘어난 배터리를 탑재한 DJI의 작은 거인을 본 기자가 직접 사용해봤다.
◇ “편리하고 간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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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 3는 브이로그부터 전문 영상 제작까지 아우르는 플래그십 제품으로 출시됐다. 기본 구성은 송신기(TX) 2개와 수신기(RX) 1개, 충전 케이스로 이뤄진다.
핵심 사양을 살펴보면, 송신기 무게는 마그넷 포함 16g 수준이다. 내부 저장 용량은 송신기당 32GB이며, 24비트와 32비트 플롯(Float) 녹음을 모두 지원한다. 무선 전송은 2.4GHz와 5GHz 듀얼밴드 자동 주파수 호핑 방식을 채택해 최대 400m 거리에서 안정적인 오디오 전송이 가능하다는 것이 DJI의 설명이다.
배터리 성능도 좋아졌다. 송신기는 최대 8시간, 수신기는 10시간 연속 사용할 수 있으며, 충전 케이스 포함 시 총 28시간까지 운용할 수 있다. 5분 급속 충전으로 약 2시간 사용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점도 강점이다.
연결성 측면에서는 DJI 오스모오디오(OsmoAudio) 생태계를 통해 같은 DJI의 촬영기기들인 오스모 액션 5 프로(Osmo Action 5 Pro), 오스모 포켓 3(Osmo Pocket 3) 등과 직접 연결을 지원하기도 한다. 최대 4개의 송신기와 8개의 수신기를 동시에 연결하는 대규모 그룹 녹음도 가능해 멀티캠 촬영 환경에 최적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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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 기반 신기능 눈길
Mic 3의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AI 알고리즘을 활용한 스마트 오디오 기능의 대폭 강화다. AI 기반 적응형 게인 컨트롤(Adaptive Gain Control)이 새롭게 도입됐다. 자동 모드에서는 환경 소음 수준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오디오 클리핑을 방지하고, 다이내믹 모드에서는 두 화자 간 음량 차이를 자동으로 보정한다. 조용한 스튜디오에서 1m 거리에 앉은 두 사람이 하나의 마이크로 녹음할 때도 각자의 음량이 균형 있게 맞춰진다.
듀얼 파일 32비트 플로트 녹음도 핵심 업그레이드 항목이다. 원본 오디오와 AI 알고리즘으로 보정된 오디오를 동시에 저장해 후반 작업의 유연성을 높였다. 게인 설정이 다소 틀어져도 32비트 플로트의 확장된 다이내믹 레인지 덕분에 후반에서 복구할 여지가 크다.
2단계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은 전작의 단순 온·오프 방식에서 벗어나 Basic과 Strong 모드로 세분화됐다. 실내 환경에서는 에어컨·선풍기 소음을, 야외에서는 바람·도심 소음을 단계별로 억제할 수 있다. 전작인 Mic 2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켜거나 끌 수 밖에 없었다면 이번 Mic 3는 더 폭넓은 선택지를 지원한다.
하드웨어는 전작보다 더 가벼워졌다. 송신기 무게가 16g으로 전작((Mic 2의 28g) 대비 약 43% 경량화됐다. 가벼워진 무게 덕분에 촬영 내내 같은 위치를 유지했다. 내부 저장 용량은 8GB에서 32GB로 4배 늘었고, 전송 거리는 250m에서 400m로 확대됐다. 배터리 총 운용 시간도 18시간에서 28시간으로 약 10시간가량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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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 써보니 만족… 아쉬운 점은?
실제로 본 기자는 몇몇 인사들과의 인터뷰에서 여럿 사용해봤다. C타입 단자 지원으로 편리하게 스마트폰과 연결해 깔끔한 음질을 얻을 수 있는 점은 명확히 좋았다. 특히 가벼운 무게와 배터리는 인터뷰의 몰입감도 깨지 않으며 ‘배터리가 부족하지는 않을까?’하는 걱정을 덜게 해주는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
특히 가벼운 무게와 성능을 같이 잡은 마이크라 더욱 인상 깊었다. 실제로 녹음 중 외부서 소리가 나거나, 실제로 소방 사이렌이 울렸을 때에는 가슴이 철렁할 정도였다. 다만 녹음을 종료한 후 들어보니 사이렌 소리가 거슬리기만 한 정도였던 점도 만족스러운 요소였다. 야외에서 녹음하거나, 소란스러운 현장 상황에 자주 가는 크리에이터가 “이번 마이크는 어떤가요?”라는 질문을 한다면, 더 강한 노이즈 캔슬링 기능과 편리함을 원한다면 추천한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일부 아쉬운 점도 있었다. 기존 인터뷰에서는 무선의 불안감을 해소할 유선 3.5mm 라발리에 마이크(핀마이크)를 자주 사용해왔는데, 해당 입력단자를 지원하지 않는다. 전파 간섭이나 지연(Latency) 때문에 해당 기능을 필요로 하는 방송업계나 크리에이터라면 고민을 해야 한다. 또한 높아진 가격(패키지 46만9000원)으로 인해 만약 예산이 한정돼 있다면 해당 마이크보다는 다른 레코더와 유선 마이크 조합이나, 전작을 사는 것도 고려 대상이다.
이번 DJI의 Mic 3는 장시간 촬영, 멀티캠 환경, 후반 작업 비중이 높은 전문 크리에이터에게 최적화된 제품으로 분석된다. 특히 AI 기반 오디오 처리 기능이 눈길이 가는 제품으로 현시점 최선의 선택지라고 할 수 있다.
- 유덕규 기자 udeok@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