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비전 파운데이션 모델 ‘제로’로 기술 업그레이드
2025년 AI 개발 비용 급증세에 맞춰 데이터 효율화 강조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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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브에이아이가 ‘데이터 중심 AI’ 전략의 핵심 기술 두 건이 한국, 미국, 일본에서 모두 특허 등록을 마쳤다고 8일 밝혔다.
이번에 권리를 확보한 기술은 데이터 선별 솔루션 ‘슈퍼브 큐레이트(Superb Curate)’와 산업형 AI 구축에서 주목받는 경량 파인튜닝 기술 ‘PEFT(Parameter-Efficient Fine-Tuning)’다. 두 기술은 AI 개발 과정에서 가장 큰 부담으로 꼽히는 데이터 품질 문제와 거대 모델 운영 비용 상승을 동시에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춘 점에서 의미가 크다.
슈퍼브 큐레이트는 대규모 데이터셋 가운데 실제 모델 성능 향상에 기여하는 샘플만 자동으로 추출해 학습 효율을 극대화하는 기술이다. 회사 측은 이 기술이 전체 학습 데이터를 최대 75%까지 줄이면서도 모델 성능을 오히려 끌어올릴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필수적이지 않은 데이터를 제거해 노이즈를 줄이고, 핵심 데이터 중심의 학습을 가능하게 하는 구조다.
PEFT 기술은 거대 모델 전체를 재학습하지 않고 특정 파라미터만 선택적으로 조정하는 방식으로, 산업 현장에서 자주 요구되는 AI 모델 커스터마이징 비용을 크게 완화한다. 특히 로봇, 공정 자동화 장비, 엣지 디바이스 등 피지컬 AI 영역에서 연산 자원이 제한적인 환경에도 적용할 수 있어 실사용성이 높다는 평가다.
이 두 기술은 최근 공개된 산업 특화 비전 파운데이션 모델 ‘제로(ZERO)’와도 긴밀하게 연결된다. 제로는 텍스트 또는 이미지 프롬프트만으로 새로운 객체를 즉시 탐지하는 모델로, 공장 자동화나 물류, 로봇 등 환경 변화가 잦은 산업 현장에서 대규모 재학습 없이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제로는 현재 한·미·일에 모두 출원돼 있으며, 일본에서는 출원 한 달만에 등록 결정을 받았다.
슈퍼브에이아이는 이들 기술을 중심으로 데이터 선별부터 파인튜닝, 현장 적응형 모델 운영까지 AI 개발–학습–운영–지속학습 전주기 기술 체계를 정립했다고 설명한다. 회사의 전체 특허 포트폴리오는 63건이며, 한국 22건, 미국 19건, 일본 17건 등을 확보했다.
김계현 슈퍼브에이아이 최고연구책임자는 “창업 초기부터 데이터 품질을 중심에 둔 기술 개발을 지속해 왔다”며 “특히 미국과 일본에서 핵심 기술이 동시에 특허 등록된 것은 기술적 정교함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시장에서 자사 기술 경쟁력을 확장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 서재창 기자 chan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