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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환자·보호자 10명 중 8명이 신약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임상시험에 대한 인식이 과거보다 긍정적으로 바뀌었다는 응답도 절반 이상으로 나타나, 환자들의 참여 의지가 전반적으로 높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와 리슨투페이션츠는 11월 18일부터 12월 2일까지 환자와 보호자 387명(환자 229명, 보호자 15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 참여 인식 조사 결과를 8일 발표했다. 응답자 중에는 암 환자·보호자 136명, 희귀·중증난치질환군 107명, 기타 질환군 144명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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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에 따르면 임상시험이 진행될 경우 참여 의향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82%였다. ▲매우 참여하고 싶다(32%), ▲어느 정도 참여 의향이 있다(50%)가 응답해 높은 참여 의지를 보였다.
임상시험에 대한 인식 변화도 긍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과거보다 참여 의향이 어떻게 달라졌는가’라는 질문에는 ▲높아졌다(60%), ▲비슷하다(37%), ▲낮아졌다(3%) 순으로 조사됐다. 참여 의향이 높아진 이유로는 ▲새로운 치료제에 대한 기대감 ▲임상시험 정보 접근성 향상 ▲안전성·윤리성 관리 강화 인식 등이 꼽혔다.
참여 의향이 있는 이유로는 ▲현재 치료 효과의 한계 또는 부작용으로 새로운 치료 기회를 기대해서(166명) ▲신약 개발 및 의학 발전에 기여하고 싶어서(127명) ▲임상시험 정보를 직접 듣거나 경험해보고 싶어서(117명) 등이 주요하게 나타났다.
반면, 참여 의향이 없다고 답한 응답자들은 ▲임상시험이 ‘실험’처럼 느껴져 심리적 거부감이 든다 ▲부작용 등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 ▲임상 효과나 성공 가능성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다 등을 이유로 들었다.
자유 의견에서는 임상시험과 관련된 정보 접근성·안전성·소통 체계에 대한 요구가 많았다. 응답자들은 “부정적 정보가 많은 인터넷에 의존하게 돼 불안하다”, “예상치 못한 부작용에 대비할 수 있는 제도와 설명이 필요하다”, “의료진과의 충분한 소통이 중요하다” 등의 의견을 냈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임상시험이 ‘실험’이 아닌 ‘치료 기회’로 인식되는 변화는 긍정적”이라며 “환자가 정확한 정보를 제공받고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투명한 소통 체계와 안전망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명성옥 리슨투페이션츠 대표는 “리슨투페이션츠는 환자의 목소리가 정책 결정의 입력값이 될 수 있도록 의미 있는 인식 조사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