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베트남 24시간 체계 구축, 마이그레이션·AI 집중
아태 1위 파트너 지위 활용… 프로서브 조직과 협력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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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존클라우드가 미국 시장 본격 공략에 나선다. 한국 기업 지원 중심의 해외 지사 모델이 아닌, 미국 현지 시장을 직접 공략하는 전략이다.
메가존클라우드는 3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AWS 리인벤트 2025’ 기간 현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미국 법인 확장 계획을 발표했다. 염동훈 메가존클라우드 대표는 “국내 기업들이 해외 지사를 설립할 때 대부분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제한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우리는 미국 시장에서 진짜 성공하기 위해 훨씬 더 큰 시장을 봐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 3번째 회사 함께하는 AWS 출신 리더십
메가존클라우드 미국 법인의 핵심 전략은 현지화다. 염 대표는 AWS 글로벌 파트너 조직에서 일할 당시부터 인연을 맺어온 밥 모어(Bob Moore), 스콧 웨버(Scott Webber), 존 프로비던스(John Providence), 를 영입했다. 밥 무어는 미국 법인 대표를 스콧 웨버는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존 프로비던스는 최고매출책임자(CRO)로 근무한다. 이들은 이전 회사에서 AWS 프리미어 컨설팅 파트너로 성공적으로 사업을 키운 뒤 매각한 경험이 있다. 메가존과 함께하는 것이 세 번째 회사다.
웨버 CTO는 “2026년 미국 법인 매출을 10배 성장시키고, 직원 규모를 빠르게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메가존클라우드 미국 법인의 2024년 매출은 297억원 수준이다. 10배 성장 시 약 3000억원 규모가 된다. 염 대표는 “이분들에게 최대한 많은 권한을 줘서 이 회사를 미국 회사처럼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현재 우리의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메가존클라우드는 미국에 3개 거점을 구축한다. 본사는 뉴욕주 로체스터에 둔다. 캘리포니아 어바인과 텍사스 달라스에도 사무실을 연다. 로체스터를 본사로 선택한 이유는 로체스터공과대학(RIT)과의 긴밀한 관계 때문이다. 웨버 CTO는 “RIT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전공이 있는 몇 안 되는 대학”이라며 “모든 학생이 졸업 전 1년간 기업에서 일해야 하는 코업(co-op) 프로그램이 있어 우리의 인재 파이프라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메가존클라우드는 올해 1월 RIT에서 5~10명을 채용할 계획이며, 6월에는 이 숫자를 2~3배로 늘릴 예정이다. 웨버 CTO는 “이들을 즉시 실제 고객 프로젝트에 투입해 경험을 쌓게 하고, 학교로 돌아가 동료들에게 메가존에서 일한 경험을 이야기하게 하면서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어바인 사무실은 현대자동차 등 서부 고객 대응을 위한 거점이다. 달라스는 중부 지역의 IT 수요가 많은 기업들을 공략하기 위한 교두보다. 염 대표는 “세 지역을 배치하면 채용할 때도 유리하다”며 “로체스터가 달라스보다 저렴하고, 달라스가 서부보다 저렴해 이러한 강점을 토대로 지역별로 인재를 채용하는 것이 전략”이라고 말했다.
메가존클라우드는 내년 말까지 미국에서 인원을 대거 채용할 계획이다. 현재 미국 법인 직원은 40~50명 수준이다.
◇ 한-미-베트남 24시간 글로벌 딜리버리
메가존클라우드는 모든 인력을 미국에서 채용하지 않는다. 한국과 베트남 인력을 활용한 글로벌 딜리버리 체계를 구축한다. 한국에는 약 2000명, 베트남에는 약 60명의 인력이 있다.
염 대표는 “미국에서 일을 하고 끝나면 바톤터치를 해서 한국에서 일을 받아서 하기 때문에 24시간 일을 할 수 있는 체계를 가져갈 수 있다”며 “고객들은 이게 오히려 더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주로 영업과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초기 설계를 맡고, 베트남과 한국에서는 개발 등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을 지원하는 구조다. 이를 통해 비용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다. 염 대표는 “더 저렴한 비용으로 고객에게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어 수익 구조가 더 좋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가존클라우드가 미국 시장에서 집중하는 사업은 세 가지다. 클라우드 마이그레이션, 데이터 현대화, AI 애플리케이션 개발이다. 웨버 CTO는 “지금 가장 수요가 많은 분야는 마이그레이션”이라며 “15년 넘게 클라우드 일을 해왔지만 여전히 온프레미스 서버를 클라우드로 옮겨야 하는 기업이 많다”고 말했다. 마이그레이션과 함께 데이터 생태계 현대화 수요도 크다. 스노우플레이크(Snowflake), 데이터브릭스(Databricks) 같은 파트너사와 협력해 데이터 인프라를 구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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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핵심 경쟁력으로 추구하는 건 AI 애플리케이션 개발이다. 웨버 CTO는 “레거시 코드를 생성형 AI 도구로 현대화하는 모더나이제이션 팩토리를 구축할 큰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메가존클라우드는 현재까지 300개 이상의 에이전틱(Agentic) AI 솔루션을 프로덕션 환경에 구축한 경험이 있다.
산업군으로는 자동차·제조, 금융, 디지털 네이티브, 게임, 리테일을 주요 타깃으로 본다. 염 대표는 “현대자동차에서 얻은 경험을 갖고 관련 서플라이 체인에 있는 회사들과도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PGA, 서부 신용조합, 은행 고객 등이 계약을 체결했다.
◇ 아태 1위 파트너 지위로 AWS 협력 강화
메가존클라우드는 AWS와의 협력 관계를 미국 시장 공략의 핵심 자산으로 본다. 메가존클라우드는 2년 연속 AWS 아시아태평양 파트너 1위로 선정됐고, AWS가 선정한 글로벌 19개 생성형 AI 파트너 중 하나다.
염 대표는 “AWS 프로서브(ProServe) 조직에서 파트너들과 협력하고 싶어한다”며 “고객 요청이 많은데 인력이 부족하거나 적합한 파트너가 없어서 수행하지 못하는 일들을 우리와 함께 하고 싶다는 의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법인도 한국에서의 파트너 지위를 그대로 인정받는다. 염 대표는 “AWS는 파트너를 글로벌 프레젠스가 있으면 하나의 글로벌 파트너로 본다”며 “이번 주에도 AWS 세일즈 리더들에게 우리를 액센츄어, 딜로이트처럼 바라봐달라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다만 개별 영업 조직과의 관계 구축은 별도로 필요하다. “AWS 임원들이 바라보는 것과 아래 직원들이 바라보는 건 다르다”며 “지역별로 각 AWS 사무실에 영업하는 전략을 세워서 메가존클라우드가 어떤 회사인지 설명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메가존클라우드는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미네소타, 댈러스, 워싱턴 등 각 지역 AWS 사무실과의 관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메가존클라우드는 미국뿐 아니라 중동 진출도 준비 중이다. 염 대표는 “조만간 사우디에 사무실을 열 예정”이라며 “중동에 있는 여러 사업 기회들이 포착돼서 빨리 가서 고객들과 얘기해야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메가존클라우드의 글로벌 전략은 중동, 아시아, 미국 3개 축으로 구성된다. 현재 한국, 일본, 홍콩, 중국(상하이·광저우), 베트남에 법인이 있고, 싱가포르와 호주에도 법인이 있다. 미국에는 어바인과 뉴욕에 사무실이 있다. 염 대표는 올해 초 취임하면서 클라우드, AI, 보안, 글로벌 확장을 4대 키워드로 제시한 바 있다.
- 미국 라스베이거스=김동원 기자 theai@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