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투스 채널 사운딩으로 정밀 위치 추적, 환자 안전 강화해
1682억 달러 규모로 성장하는 글로벌 웨어러블 의료기기 시장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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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딕 세미컨덕터(이하 노르딕)가 초소형 의료기기를 위한 획기적인 시스템온칩(SoC)을 선보였다. 지난 2025년 11월 공개된 nRF54LV10A는 단일 산화은 코인셀로 직접 구동하는 저전압 설계와 블루투스 채널 사운딩 기술을 동시에 지원하는 블루투스 LE 칩이다.
연속혈당측정기나 웨어러블 바이오센서처럼 공간 제약이 큰 의료기기는 그동안 배터리 크기와 전력 소모, 무선 연결 성능 사이에서 고민해야 했다. nRF54LV10A는 1.2V에서 1.7V의 낮은 전압 범위에서 작동하면서도, 1.9x2.3mm의 초소형 칩스케일 패키지에 모든 핵심 기능을 집약했다. 이는 기기 설계자가 더 작고 가벼운 제품을 만들면서도 긴 배터리 수명을 확보할 수 있게 한다.
오이빈드 스트롬 노르딕 근거리 무선 기술 부문 수석 부사장은 “차세대 의료기기는 전력 효율과 소형화가 핵심”이라며 “nRF54LV10A는 이 두 가지 요건을 충족하면서도 집적도와 성능, 배터리 수명에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고 강조했다.
nRF54LV10A가 지닌 또 하나의 혁신은 블루투스 6.0의 핵심 기능인 채널 사운딩 지원이다. 2024년 9월 블루투스 SIG가 발표한 블루투스 6.0 표준의 가장 주목받는 기능으로, 두 블루투스 기기 간 거리를 1미터 이하 수준으로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다. 기존 신호 강도 기반 방식과 달리 위상 기반 측정 알고리즘을 활용해 릴레이 공격을 원천 차단하며, 혼잡한 환경에서도 정확한 위치 파악이 가능하다.
nRF54L 시리즈의 다섯 번째 제품인 nRF54LV10A는 2.4GHz 무선 통신과 128MHz Arm Cortex-M33 프로세서, RISC-V 코프로세서를 단일 칩에 통합했다. 1MB의 비휘발성 메모리와 192KB의 RAM을 갖췄으며, 일반적인 블루투스 LE 활용 시 이전 세대인 nRF52 시리즈 대비 30~50% 낮은 전력을 소모한다. 운송과 보관을 위한 초절전 휴면 모드에서는 50nA 미만의 전력만 사용해 장기간 보관 시에도 배터리 방전 걱정이 없다.
환자 데이터 보호가 필수적인 의료 분야를 위해 보안 기능도 대폭 강화했다. 보안 부팅과 보안 펌웨어 업데이트, 보안 스토리지는 물론 Arm 트러스트존 기반의 신뢰 실행 환경을 제공한다. 통합 변조 감지 센서가 물리적 공격을 감지하면 즉시 보호 조치를 취하며, 부채널 공격에 대응하는 암호화 가속기도 탑재했다. 의료기기에 요구되는 엄격한 보안 요건을 충족하면서도 성능 저하 없이 작동하도록 설계된 것이다.
nRF54L 시리즈는 이번 신제품 출시로 개발자에게 폭넓은 선택지를 제공하게 됐다. 저전압 설계에 최적화한 nRF54LV10A부터 대용량 메모리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nRF54LM20A, 범용 멀티 프로토콜 SoC인 nRF54L15, nRF54L10, nRF54L05까지 다양한 라인업이 갖춰졌다. 개발자들은 제품의 크기와 전력, 기능을 자유롭게 최적화하며, 이는 노르딕의 개발자 중심 철학이 반영된 결과다. nRF54LV10A는 현재 개발용으로 이용 가능하며, nRF 커넥트 SDK를 통해 지원된다. 양산은 2026년 2분기에 시작될 예정이다.
- 서재창 기자 chan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