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세희 랩장 “파운데이션 모델로 다중 물성 예측 가능해”
AI 자율주행 화학 합성 실험실에서 지속 가능한 실험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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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S 2025] 한세희 LG AI연구원 랩장 “AI, 분자 설계부터 합성까지 진행”
한세희 LG AI연구원 랩장이 2일 ‘The AI Show 2025(TAS 2025)’에서 AI 기반 소재 개발 플랫폼 ‘엑사원 디스커버리(EXAONE Discovery)’를 통한 혁신 성과를 발표했다.
한세희 랩장은 이날 발표에서 저분자 신약 개발 사례를 비롯해 반도체용 친환경 소재, 화장품 효능 원료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가 만든 성과를 소개했다. 한 랩장은 “분자의 구조와 물성 간의 관계를 AI 모델로 학습시켜 예측과 역설계가 가능해졌다”며 “파운데이션 모델급으로 만들어 추가 학습 없이 동시에 수십 종의 물성을 예측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엑사원 디스커버리의 핵심은 파운데이션 모델 기반의 분자 물성 예측과 생성 모델이다.
한세희 랩장은 AI가 소재 개발에 적용되는 원리를 설명했다. 그는 “분자 구조를 조금 변형하면 점도, 끓는점, 녹는점, 특정 분자와 결합하는 경향성 같은 물성 자체가 함께 변화한다”며 “복잡한 이 관계를 AI 모델로 학습시키면, 물성을 만족하는 분자 구조를 생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AI 예측 모델과 생성 모델로 저분자 신약 개발에 도전한 결과, LG AI연구원은 수천만 건을 동시에 탐색하고 가장 유력한 10건으로 좁혀 도메인 산업에 제공하는 방식으로 실제 약효가 있는 물질 2건을 얻었다. 한세희 랩장은 기존 최소 3년 이상 걸리던 과정을 8개월 이내로 줄였으며, 이 중 마지막 3개월은 10건을 합성·평가하는 데 할애됐기에 실제로는 5개월 정도 AI 모델이 작용했다고 밝혔다.
LG AI연구원은 더 어려운 문제인 항암 백신 개발에도 도전했다. 백신 후보 물질은 암세포와도 결합하고 동시에 면역 세포와도 결합해야 하는 복잡한 조건을 만족해야 했다. 한세희 랩장은 “단백질과 단백질 간의 결합을 동시에 예측하는 부분이었는데, 당시로서는 선행적으로 어텐션 기반 기술을 도입해 두 가지를 동시에 결합 예측하는 고성능 모델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LG AI연구원은 이 모델을 활용해 파트너 회사에서 치료제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 AI연구원은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 개발에도 AI 기술을 적용했다. 한세희 랩장은 “양극재는 배터리 소재 중 비싸고 중요한 재료며, 양극재의 성능이 전기차 전체 성능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객사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제조사들이 오랫동안 축적한 실험 데이터를 활용했지만, 이 데이터는 규격화하지 않았고 결측값도 많았다. 한 랩장은 “이런 데이터를 최대한 효과적으로 학습하도록 모델을 구성했고, 수명을 포함해 출력과 용량을 동시에 예측하는 최적화 예측 모델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한세희 랩장은 서로 다른 산업에서 가져오는 소재 개발 이슈가 공통 분모가 있었다고 언급했다. 한 랩장은 연구원이 소재 특성, 합성 과정 등 공통적인 R&D 니즈를 취합한 뒤 모듈화하는 방식으로 해석했다”고 밝혔다. 소재 개발 프로세스는 문제 정의, 분자 설계, 합성 전략 수립, 합성 평가의 순서로 진행되는데, 연구원은 각 단계마다 AI가 R&D 어시스턴트로 작용하는 에이전트를 개발했다. 문제 정의 단계에서 특허나 논문에서 화학적 구조식과 특수 기호가 사용된 차트와 테이블 정보를 정확하게 추출하는 심층 문서 에이전트를 만들었고, 일반 OCR과 달리 개별 화합물의 정체를 인식하도록 했다.
현재는 추가 학습 없이 동시에 수십 종의 물성을 예측하며, 원하는 물성이 포함되지 않아도 소량의 데이터만으로 파인튜닝해 빠르게 모델을 추가 수립한다. 합성 설계 단계에서는 A와 B 물질을 반응시켰을 때 무엇이 나올지, 또는 원하는 물질을 만들기 위해 어떤 원료와 조건이 필요한지 정방향과 역방향으로 예측하는 신뢰도 높은 합성 결과 예측 모델을 구축했다.
끝으로, LG AI연구원은 AI 자율주행 화학 합성 실험실을 추가해 AI가 화학 합성 실험을 설계하고 로봇이 수행하는 인프라를 완성했다. 한세희 랩장은 “사람의 개입 없이 24시간 쉬지 않고 돌아가는 실험실에서 합성을 진행하고 검증하며, 실패하면 데이터를 보완해 다시 시도한다”고 말했다.
- 서재창 기자 chan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