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사원 4.0 기반 그룹사 AI 전환 혁신 소개
“AX, 기술적 과제인 동시에 조직 간 협업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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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의 전환(AX)의 성공을 이끌려면 기업 리더들의 강한 의지가 중요합니다”
최정규 LG AI연구원 그룹장이 AX 전환 성공 여부에 대해 이같이 강조했다. 2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THE AI SHOW(TAS) 2025’ AX 컨퍼런스에서 AX 성공 여부는 △경영진의 강한 의지 △데이터 통합 △AI 전문 조직·인력 확보에서 좌우된다고 밝혔다.
데이터 통합 중요성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많은 기업들이 AI 도입 과정에서 가장 먼저 마주하는 난관이 바로 데이터 문제”라며 “각 부서와 시스템에 흩어진 데이터를 통합하고, AI가 학습할 수 있는 형태로 정제하는 작업이 선행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AI 기술도 무용지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데이터 통합 없이는 AX 전환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이는 기술적 과제인 동시에 조직 간 협업과 경영진의 의지가 필요한 과제”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AI 전문 조직과 인력도 필요하다. “데이터 통합, 전문 인력 확보와 함께 경영진의 의지가 삼박자를 이뤄야 성공적인 AX 전환이 가능하다”며 “기업 내 AI 기술과 각 산업 분야를 이해하는 전문가 확보도 필수”라고 강조했다.
최 그룹장은 이러한 AI 도입 성공 사례로 LG디스플레이 사내 AI 어시스턴트 ‘하이디(HI-D)’를 소개했다. LG디스플레이는 하이디 도입 후 도면 설계 시간이 1개월에서 8시간으로 단축했으며 공정 품질 개선을 통해 연간 2000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거뒀다.
그는 “LG디스플레이가 적자에서 올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는데, 그 이면에는 어려움을 AI로 혁신하겠다는 절박한 의지가 있었다”며 “모든 자원과 인력, 조직 문화까지변경하면서 AI를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디스플레이는 국가핵심기술로 해외 유출 우려가 있어 자체 개발한 엑사원을 활용해 보안 안전성도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LG AI연구원이 개발한 초거대 AI ‘엑사원 4.0’은 중국의 딥시크와 대등한 수준의 성능을 갖췄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11월 발표한 AI 확산 보고서에 따르면, 320억 파라미터(32B) 추론 모델 기준 엑사원 4.0은 글로벌 3위를 기록했다. GPT-4 대비 82% 수준이며, 중국의 딥시크와 대등한 수준이다.
해외 기업들과 비교하면 LG AI연구원이 보유한 그래픽처리장치(GPU) H100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최 그룹장은 “이러한 하드웨어 격차를 극복하기 위해 효율적인 알고리즘 개발에 집중했다”며 “롱 컨텍스트 처리를 위한 하이브리드 어텐션 기술과 추론 성능 강화를 위한 자체 강화 학습(AGAPO) 기술을 개발해 글로벌 수준의 성능을 갖출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LG 그룹은 엑사원을 기반으로 한 대표 워크 에이전트 ‘챗엑사원’을 지난해 11월 출시해 사내에서 활용하고 있다. 심층리서치 기능도 추가했다. 사용자가 질문을 입력하면 사전 배경 조사, 분석 범위 설정, 하이 레벨 계획 수립을 거쳐 외부 검색과 내부 문서 데이터를 활용해 최종 보고서를 A4 100페이지 이내로 생성한다.
LG생활건강은 AI를 활용해 기능성 화장품 핵심 성분 개발 기간을 1년 10개월에서 1개월로 단축했다. 아울러 후보 물질 설계, 합성, 평가 과정을 당일 진행할 수 있게 됐다. 화장품 소재 외에 2차 전지 전해질 물성 개선에도 활용하고 있다.
의료 분야에서는 암 발생 예측에 엑사원을 적용했다. 기존에는 유전자 검사로만 확인 가능했던 것을 병리 이미지와 유전자 데이터 멀티모달 학습을 통해 병리 이미지만으로도 유전자 검사 결과를 예측할 수 있게 됐다.
최근 LG AI연구원은 리걸 AI에도 도전하고 있다. 학습 데이터의 법적 리스크를 분석하는 에이전틱 AI ‘엑사원 넥서스(EXAONE NEXUS)’를 개발해 26% 정확도 향상, 45배 속도 개선, 0.1% 비용 절감 효과를 거뒀다. NEXUS는 웹 페이지 등 오픈된 데이터를 통해 라이센스를 찾아 추적하는 라지액션모델(LAM)을 활용한다. 법무법인 김앤장과 협력해 법적 리스크 분석 모델도 구축했다.
한편, 이날 컨퍼런스는 ‘대한민국 AX 리포트: AI 기술부터 각 산업 전환까지, AX 생태계 완전 분석’이라는 주제로 열렸다.
- 구아현 기자 ainew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