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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미세 중력에서 세포 반응 검증” 한림대춘천성심병원 ‘바이오캐비넷’ 27일 발사

기사입력 2025.11.25 13:50
  • 한림대학교춘천성심병원 박찬흠 교수 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우주 생명과학 연구 탑재체 ‘바이오캐비넷(BioCabinet)’이 오는 27일 누리호 4차 발사에 실려 우주로 향한다고 26일 밝혔다. 바이오캐비넷은 우주 미세 중력 환경에서 인간 세포의 생존과 조직 형성 과정을 자동으로 관찰하도록 설계한 장비다.

  • 박찬흠 교수 연구팀과 전자부 제작을 담당한 ㈜카이로스페이스 관계자들이 ‘바이오캐비넷’ 앞에서 발사 준비 과정을 마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한림대학교춘천성심병원
    ▲ 박찬흠 교수 연구팀과 전자부 제작을 담당한 ㈜카이로스페이스 관계자들이 ‘바이오캐비넷’ 앞에서 발사 준비 과정을 마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한림대학교춘천성심병원

    바이오캐비넷은 무게 55kg, 가로 790㎜·세로 590㎜·높이 249㎜ 규모의 생체 연구 플랫폼으로, 3D 프린팅 기반 심장 조직 제작 모듈과 줄기세포 배양 장치가 포함돼 있다. 지상에서는 중력 영향으로 세포가 바닥 표면에 쏠려 정교한 장기 조직을 형성하기 어렵지만, 미세중력 환경에서는 세포가 3차원적으로 분포하며 조직 형성 양상이 달라진다. 박 교수팀은 이번 실험을 통해 우주 환경에서 심장 세포가 수축·박동하는 조직을 구현할 수 있는지, 줄기세포 분화가 안정적으로 이뤄지는지를 확인할 계획이다.

    첫 번째 실험 모듈은 역분화 줄기세포(iPSC) 기반 심장 세포를 3D 프린팅해 우주에서 실제로 수축·박동하는지를 관찰하는 구조다. 실제 인체 심장 세포와 유사한 특성을 갖기 때문에 향후 심혈관질환 치료 연구의 기반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두 번째 모듈은 편도유래 줄기세포를 활용해 혈관 세포로의 안정적 분화 가능성을 검토한다.

    바이오캐비넷은 발사 후 60일간 임무를 수행하며, 세포 상태와 실험 조건에 따라 최대 1년까지 연장 운용이 가능하다. 연구팀은 “국제우주정거장을 활용할 수 없는 환경에서도 완전 자동으로 세포 배양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우주 환경에서 확보된 생체 데이터가 향후 재생의학, 인공장기 제작, 신약 후보 물질 검증 등 다양한 연구로 확장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심장 조직의 실제 박동 데이터를 우주에서 확보하면, 심혈관계 질환 모델 연구나 항암제·혈관 치료제 개발 과정에서도 새로운 검증 절차가 마련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박찬흠 교수는 “지상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생체 조직 형성 한계를 우주 미세 중력 환경에서 다시 검증할 첫 기회”라며 “이번 실험이 국내 우주 의생명공학 연구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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