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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변호사의 바이오 공부일기’가 출간됐다. 저자는 2년 가까운 시간을 들여 바이오 산업을 탐구를 하며 그 과정에서 배운 것과 느낀 점을 짧은 글들로 묶었다.
책에는 100개여개의 글이 실려 있다. 저자가 생각하는 바이오산업의 의미, 우리 몸의 면역체계와 단백질의 생성, 아스가르드고세균과 같은 생명과학, ADC 같은 생명공학기술과 의약품, 임상과 허가과정에 대한 생각, 파킨슨병 같은 질병, 그리고 몇몇 바이오텍 등 다양한 주제들을 다루고 있다.
‘일기’라는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는 것과 같이 이 책은 전문적 교재가 아니다. 바이오 지식을 넓고 얕게 접하며 스스로 탐구해 나가는 비전문가의 성찰을 담은 에세이라 할 수 있다. 저자는 ‘바이오가 재밌어서, 그리고 관심을 표현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어쩌면 당연하게도 “기술이나 기업의 중요도는 주체를 선정한 기준이 아니다”라고 밝히고 있다.
저자인 김우한 변호사는 2015년 가을부터 수년간, 국내 바이오제약기업인 M사에서 당시 업계의 큰 이슈였던 소위 ‘보툴리눔 균주분쟁’을 담당했다. 이것이 바이오산업과 생명공학기술에 매력을 느낀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2024년에는 KAIST 바이오웰스 최고위혁신과정(BHP)을 수강하며, 링크드인에 ‘바이오 관심갖고 공부하기’라는 그룹을 개설하고 매일 공부한 내용을 올려 공유했다. 그 글들이 모여서 이번 책의 출간으로 이어진 것이다.
바이오의약품 혹은 바이오기술은, 무엇을 치료하는가(질병), 어떻게 작용하는가(기전), 무엇을 겨냥하는가(타깃), 어디에서 작용하는가(위치) 등 여러 기준에 따라 분류할 수 있다. 저자는 타깃과 작용기전을 결합한 기준으로 구분함으로써 공부 중에 길을 잃지 않으려 했다고 한다.
“머리는 좋은데 가진 것 없는 우리나라가 반도체 다음으로 가야 할 길은 바이오야”
저자는 2015년 겨울 팀원에게 “이 말이 사실이든 아니든 바이오산업은 분명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 스스로 바이오에서 희망을 본 것과 마찬가지로 저자와 같은 상황에 있는 다른 비전문가 독자들도 바이오에 관심 갖기를 바라는 마음이 느껴진다.
법률가로서 바이오산업의 현장을 경험하고, 그 매력에 빠져 2년간 탐구한 저자의 진솔한 기록은 바이오산업에 관심 있는 비전문가들에게 훌륭한 입문서가 될 것이다. 또한 복잡하고 어려운 바이오 지식을 일반인의 시각에서 풀어낸 이 책은, 바이오산업이 우리의 미래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고민하는 독자들에게 의미 있는 통찰을 제공할 것이다.
- 송정현 기자 hyune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