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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부띠끄모나코 지하 주차장. 늘 그렇듯 충전기를 찾아 주차한 뒤, 스마트폰을 켜고 앱을 실행하고, QR 코드를 맞추고, 결제 수단을 확인하는 익숙하지만 번거로운 일련의 과정들을 떠올렸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충전기에 스마트폰을 '틱'하고 갖다 댄 것이 전부였다. 그 순간, 충전기가 반응하면서 바로 충전 준비가 시작됐다.
플러그링크가 최근 선보인 '탭충전'을 직접 체험해 본 결과, 전기차(EV) 충전의 번거로움이 얼마나 빠르게 사라지고 있는지 실감할 수 있었다. -
부띠끄모나코 충전기 앞에서 기자가 한 일은 두 가지뿐이다. 첫 번째는 스마트폰을 충전기에 가볍게 터치(틱). 두 번째는 차량에 커넥터를 툭 꽂기다.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스마트워치도 동일하게 가능하다.
앱을 열 필요도, 화면을 켤 필요도 없었다. 플러그링크 앱에 미리 등록해 둔 모바일 교통카드 기능 덕분이다. 대중교통 단말기에 교통카드를 대듯, EV 충전도 완전히 같은 방식으로 시작된다.
탭 인식 후 커넥터를 차량에 연결하자 곧바로 충전이 진행됐다. 충전 시작 알림은 앱 푸시로 자동 전달됐고 종료 시점도 따로 확인할 필요 없이 알림으로 깔끔하게 정리됐다.
흥미로운 건 결제가 교통카드가 아닌 앱에 등록한 카드로 자동 처리된다는 점이다. 교통카드의 편의성, 기존 신용·체크카드의 할인·적립 혜택을 그대로 가져가는 구조다. 충전이 끝나고 나면 앱에서 상세 내역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체감한 이용 과정은 기존 간편결제보다도 더 편리했다.
EV 충전 회원카드 발급은 약 7일 정도 걸리는 불편함이 있다. 하지만 카드를 받을 필요도, 배송을 기다릴 필요도 없다. 그저 교통카드를 앱에 한 번 등록해 두면 된다.
ios 이용자의 탭 경험도 최초다. 플러그링크 측에 따르면 기존 이용자 비율은 안드로이드 8 : iOS 2였지만, 탭충전 등록 비율은 5.5 : 4.5로 iOS 이용자가 예상보다 빠르게 적응했다고 밝혔다. 오히려 재이용률도 63% 높게 나타난 것으로 확인했다. 애플페이·NFC 경험이 적은 iOS 사용자에게도 동작이 명확해 접근성이 좋다는 이야기다. -
직접 체험해 보니, 탭충전의 핵심은 기술이 아니라 동작의 직관성에 있다. 누구나 이미 알고 있는 '태그'라는 익숙한 행동을 그대로 EV 충전에 도입했기 때문이다.
강인철 플러그링크 대표가 말한 "사용자가 익숙한 동작 하나로 더 쉬운 충전 경험을 제공하는 기술"이라는 설명이 현장에서 그대로 체감됐다.
플러그링크는 사용자 중심으로 고도화된 서비스·경험을 계속 개발하고 제공하는 회사다. 올 5월 한화솔루션 충전부문 인수를 통해 인프라를 빠르게 확충하고 있으며 다양한 제조사의 충전기를 안정적으로 통합해 나가고 있다. -
이번 탭충전 체험을 한 줄로 정리하자면 "EV 충전, 이제는 대중교통 태그만큼 간편해졌다"이다. 짧은 체험은 간편함을 넘어서 EV 충전 경험이 앞으로 어떻게 변화해 갈지 보여주는 일종의 미리 보기였다.
충전을 위해 스마트폰 화면을 켜지 않는 순간 EV 충전이 일상 속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든 새로운 방식의 편리함을 명확히 체감할 수 있었다. -
- ▲ 영상 = 성열휘 기자
- 성열휘 기자 sung12@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