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저녁 기온이 떨어지고 공기가 건조해지면서 기침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최근 독감 의사환자가 외래환자 1000명당 50명 이상으로 증가해 예년 대비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감기와 독감이 함께 유행하는 시기에는 기침 원인을 단순 감염으로 단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확한 판단이 필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최근 3년간 기침으로 진료받은 환자가 꾸준히 늘었고, 특히 60세 이상에서는 증가율이 약 14.9%로 더 가파르다. 고령층의 경우 여러 기저질환이 겹쳐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어 정밀한 감별 진단이 요구된다.
-
의학적으로 기침은 기간에 따라 급성(3주 미만), 아급성(3~8주), 만성(8주 이상)으로 구분된다. 일반적인 바이러스·세균 감염은 3주 이내 호전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 이후에도 기침이 지속된다면 감기 외 다른 원인을 의심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폐렴은 감기와 비슷한 증상으로 시작될 수 있으나, 발열·흉통·호흡곤란 등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아 조기에 구별이 중요하다. 천식은 기관지가 예민해져 생기는 질환으로 천명음과 숨참이 특징이다. 우리나라는 결핵 유병률이 높아 2주 이상 기침이 이어지면 흉부 X선 검사가 권고된다.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은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어 단순한 기침으로 오인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기침의 원인은 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면서 후두와 기관지를 자극해 기침을 유발하는 역류성식도염, 비염·부비동염에서 발생하는 점액이 목뒤로 넘어가 생기는 후비루증후군, 심장 기능 저하로 폐울혈이 발생하며 나타나는 기침 등 비호흡기 원인도 다양하다. 일부 약물(특히 고혈압 치료제 ACE 억제제)이나 흡연, 환경적 요인도 기침을 지속시키는 요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기침 치료는 증상을 줄이기 위한 진해제·거담제 등이 일반적으로 사용되지만, 근본적으로는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는 것이 우선이다. 증상이 오래 지속되거나 기침과 함께 체중 감소, 심한 피로감, 호흡곤란이 나타난다면 전문의 상담이 필요하다.
문화식 한양대학교 교육협력병원 센트럴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추운 날씨에 기침이 나타나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3주 이상 지속된다면 우리 몸이 보내는 신호일 수 있다”며 “기침의 원인이 다양하므로 정확한 진단을 통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