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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 선택지가 많지 않은 흉선상피종양에서 면역항암제 기반 병용요법이 반응을 유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삼성서울병원 연구팀은 기존 항암화학요법에 면역항암제 펨브롤리주맙을 더한 단일군 임상 2상 결과를 최근 ‘흉부종양학회지(Journal of Thoracic Oncology, IF 20.8)’에 발표했다.
흉선상피종양(흉선암·흉선종)은 흉골 뒤쪽의 흉선에서 발생하는 희귀 종양으로, 연간 발생률이 10만 명당 1명 미만이다. 조기에 발견하면 수술이 가능하지만, 진행된 단계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고 기존 항암화학요법의 반응률도 20~30% 수준에 머물러 새로운 치료 전략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연구팀은 2020년 3월부터 2025년 1월까지 흉선상피종양 환자 40명을 대상으로 수술 전 항암화학요법과 펨브롤리주맙을 3주 간격으로 세 차례 병용하고, 수술 뒤 최대 2년간 유지 요법을 시행하는 단일군 임상 연구를 진행했다. 이 같은 면역항암제 기반 병용 전략은 흉선상피종양에서 보고된 임상 사례가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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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 환자의 82.5%(33명)는 진단 당시 수술이 어려운 4기였으며, 72.5%는 예후가 더 나쁜 흉선암(thymic carcinoma)이었다. 분석 결과, 전체 환자의 57.5%(23명)에서 수술 전 치료에 반응해 종양 크기가 감소했고, 82.5%에서는 질병 진행이 억제되는 ‘질병 조절’이 관찰됐다.
병리학적 평가에서는 전체 환자의 32.5%가 잔존 암 조직이 10% 이하인 주요병리반응(MPR, major pathologic response)에 도달했다. 수술 시행 환자만 보면 MPR 도달률은 46.4%였다.
수술 환자의 1년 무진행 생존율(DFS)은 87.9%였으며, 무진행 생존 기간 중앙값은 49.3개월로 약 4년 동안 재발이나 진행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생존(OS) 중앙값은 연구 기간 도달하지 않았다.
연구는 대조군이 없는 단일군 임상 2상으로, 안전성과 장기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 다만 기존 항암화학요법의 반응률을 고려하면, 면역항암제 기반 전략이 향후 치료 선택지 확대 가능성을 보여준다.
박성용 삼성서울병원 폐식도외과 교수는 “예후가 나쁜 흉선암 환자에게서도 의미 있는 반응이 관찰됐다”며 “수술이 어려웠던 환자가 수술 가능해진 사례도 있어 더 나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세훈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단일군 연구이기 때문에 후속 검증이 필요하지만, 수술이 어려운 환자에서 완치 가능성을 넓힐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며 추가 연구 계획을 밝혔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