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아 천식 치료에 사용되는 스테로이드가 골절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테로이드가 천식 치료의 핵심 약제이지만, 소아는 뼈 성장기가 긴 만큼 사용 기간과 용량을 전문가와 함께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것이 중요함을 나타내는 결과다.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경훈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표본 코호트 데이터를 기반으로 스테로이드 사용과 소아 골절 위험 간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는 2002~2004년 출생 아동 3만 명 중 만 6세 이후 천식 진단을 받은 2,324명과 성향 점수 매칭을 적용한 대조군 10,950명을 비교·추적했다.
-
흡입 스테로이드 사용 후 90일 이내 골절 발생률은 비천식 소아 대비 약 3배 높았다(2.98배). 91~180일(1.86배), 181~365일(1.72배)에서도 위험이 유의하게 증가했다. 전신 스테로이드의 경우 사용량이 많을수록 위험이 커져, 고용량군은 3.09배, 저용량군은 2.15배 높았다. 천식 진단 자체도 골절 위험을 22%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건강보험공단 표본 데이터를 활용한 관찰 연구로 수행된 것으로, 스테로이드 사용과 골절 위험 사이의 상관관계를 평가한 결과다. 관찰 연구 특성상 천식의 중증도나 활동성 등 일부 요인을 완전히 통제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스테로이드는 국제 천식 치료에서 기본 약제로 널리 사용되는 약제다. 김경훈 교수는 “스테로이드가 골절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 때문에 무조건 스테로이드 사용을 피하는 건 오히려 천식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천식이 의심되는 소아는 전문가의 정확한 진료와 검사를 통해 치료제를 선택하고, 이후에는 주기적인 평가로 약물의 적절한 사용량과 기간을 조절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소아 천식을 치료하면서 뼈 건강을 모니터링하고, 규칙적인 운동과 충분한 일광 노출, 비타민D 보충 등 생활 습관 관리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Pediatric Allergy and Immunology’에 게재됐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