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행시간 5시간, 시차 1시간. 필리핀 세부는 언제 떠나도 부담 없는 여행지다. 연간 100만 명 이상의 한국인이 다녀가는 세부는 최근 ‘머무는 경험 그 자체’를 중시하는 여행 흐름 속에서 더욱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 중심에 자리한 곳이 바로 누스타 리조트 & 카지노(NUSTAR Resort & Casino) 내의 5성급 호텔 ‘필리 호텔(Fili Hotel)’이다. 오픈 이후 짧은 시간 안에 트렌드의 중심으로 떠오르며, 세부를 대표하는 새로운 럭셔리 스테이로 자리매김했다.
-
누스타 리조트는 세부 최초의 대규모 복합 리조트이자, 도시 안에서 완성되는 올인원 휴식지다. 총 22에이커 규모의 부지에는 호텔, 카지노, 하이엔드 쇼핑몰, 레스토랑, 컨벤션 시설 등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이곳에는 성격이 다른 세 가지 호텔 브랜드가 들어서는데, 2022년 문을 연 ‘필리 호텔(379객실)’, 2025년 개장한 울트라 럭셔리 ‘누스타 호텔(223객실)’, 2027년 오픈 예정인 ‘그랜드 서밋’이 그 주인공이다.
이중 필리 호텔은 필리핀 특유의 따뜻한 환대와 현대적 감각을 매끈하게 이어붙인 브랜드다. 진중한 톤의 누스타 호텔과 달리, 필리 호텔은 보다 컨템퍼러리하고 생동감 있는 에너지를 품고 있다. 세 호텔은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다르지만 모든 시설을 공유하기 때문에, 투숙객은 리조트 전체를 자신의 생활권처럼 누릴 수 있다. 이 유연함이 누스타 리조트가 가진 가장 큰 경쟁력이다.
필리 호텔은 오픈 직후부터 ‘머무는 것만으로도 여행이 된다’는 평가를 받았다. 2025년 트립어드바이저 트래블러스 초이스 어워드에서 세계 상위 10% 호텔에 선정되며 글로벌에서도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특히 한국 여행자를 위한 세심함은 인상적이다. 조식 뷔페 내 한식 스테이션, 한국인 셰프 상주, 한국어 대응 직원, 스크린 골프 시설 등은 단순한 편의 제공을 넘어 ‘이곳이 나를 위한 공간’이라는 감각을 만들어낸다.
-
세부는 비행 시간 특성상 늦은 밤 도착하는 한국인 여행객이 많다. 필리 호텔의 경험은 바로 이 첫 순간부터 부드럽게 시작된다. 늦은 시간에도 한국어가 가능한 직원이 대기하고, 웰컴 드링크와 쿨 타월이 제공되며 체크인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
객실은 전통 문양을 모티브로 한 디자인과 현대적 감성을 절제 있게 혼합했다. 높은 층에서는 CCLEX 대교와 바다가 어우러진 파노라마 뷰가 펼쳐져 객실에 머무는 시간 자체가 특별한 콘텐츠가 된다.
한국인 취향을 완벽히 반영한 다이닝
필리 호텔이 여행객에게 높은 만족감을 주는 이유 중 하나는 풍부하고 수준 높은 다이닝 옵션이다. -
조식이 제공되는 ‘필리 카페(Fili Café)’는 한국인 셰프가 상주하며 한식 스테이션을 직접 관리한다. 김치, 나물, 국물 요리 등 한국인의 식습관을 고려한 메뉴뿐 아니라 현지 음식과 인터내셔널 요리가 균형 있게 구성되어 있어 장기 투숙객에게도 부담이 없다.
-
점심과 저녁에 들르기 좋은 ‘일프리모(Il Primo)’는 정통 이탈리안 스타일을 기반으로 한 스테이크와 파스타가 인기가 높다. 필리핀 전통 미식을 모던하게 풀어낸 ‘FINA’는 레촌과 시니강을 세련된 방식으로 재해석해 여행자와 현지 미식가 모두에게 사랑받는다.
-
정통 한식이 그리워진다면 누스타몰의 ‘연화(Yeonhwa)’가 좋은 선택이다. 더 특별한 저녁을 원한다면 세계적 명성을 지닌 중식 파인 다이닝 ‘Mott32’가 정답이다.
리조트 안에서 모든 것이 해결되는 엔터테인먼트
누스타 리조트는 단순히 시설이 많은 리조트가 아니다. 작은 도시처럼 충분한 리듬과 흐름이 있다. -
가장 사랑받는 공간 중 하나는 야외 인피니티 풀이다. 바다와 도시, 그리고 CCLEX 대교가 한 화면에 겹치는 풍경은 세부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장면이다.
-
누스타몰은 명품부터 라이프스타일 브랜드까지 균형 있게 갖추고 있으며, 카페와 레스토랑이 촘촘하게 배치돼 있어 쇼핑과 휴식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
가족 여행객에게는 실내 엔터테인먼트 공간인 ‘Break 100’이 특히 인기다. 스크린 골프, 사격 시뮬레이터, 레이싱 드라이브 등 실내에서도 충분히 액티브하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마련돼 있다. 키즈존과 시네마까지 더해지며, 날씨에 제약받지 않는 일정이 가능하다.
반나절이면 충분한 세부 시티투어
호텔에서의 휴식도 좋지만 세부의 문화를 경험하고 싶다면 반나절 시티투어를 추천한다. 주요 관광지가 모두 20~30분 이내 거리에 있어 이동 시간이 짧은 것이 장점이다. -
산 페드로 요새(Fort San Pedro)는 필리핀에서 가장 오래된 삼각형 요새로, 스페인 식민지 시대의 역사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
-
카사 고로르도 박물관(Casa Gorordo Museum)은 19세기 필리핀 상류층의 생활을 재현한 공간으로, 당시 가구와 생활 용품을 통해 세부의 과거를 생생히 느낄 수 있다.
-
필리핀 천주교의 중심지 중 하나인 산토 니뇨 대성당(Basilica del Santo Niño)은 1565년 세워진 필리핀 최초의 로마 가톨릭 교회다. 금요일 노베나 미사 때는 수천 명의 신자가 모여 장관을 이루며, 신앙이 일상과 결합된 필리핀 문화의 특징을 체감할 수 있다.
골프 여행객에게도 최고의 선택
호텔에서 차로 15분 거리에 있는 알타비스타 골프 & 컨트리 클럽(Alta Vista Golf & Country Club)은 골프 애호가라면 놓칠 수 없는 명소다. -
게리 플레이어(Gary Player)가 설계한 18홀 파72 코스로, 해발 500피트 고지에 자리해 세부 시내와 주변 섬들을 내려다보는 장대한 전망을 자랑한다. 도전적인 코스 구성 덕분에 숙련자에게는 성취감을, 초보자에게는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한다.
또한 리조트 내 Break 100에서 스크린 골프로 미리 연습한 뒤 실제 라운드에 나서는 일정도 인기다. 6,237야드의 코스는 풍경만으로도 라운드의 만족도를 높여주는 명품 코스로 알려져 있다.
뛰어난 접근성과 실속 있는 럭셔리로 목적지가 되는 호텔
필리 호텔의 진정한 매력은 ‘이곳에서의 하루가 이미 완성된 여행이 된다’는 점이다. 공항에서 30분, 시내에서 15분이라는 지리적 이점은 여정의 피로를 최소화하고, 여행의 밀도를 높여준다. -
최근 한국 여행자 사이에서는 멀리 떠나는 대신 가깝고도 완성도 높은 럭셔리를 찾는 흐름이 뚜렷하다. 그 관점에서 필리 호텔은 이상적인 해답이다.
한식과 한국어 서비스, 세심한 호스피탈리티, 풍성한 리조트 시설. 이 모든 요소가 합쳐져 필리 호텔은 이제 단순한 숙박이 아니라 ‘가고 싶은 이유’가 되는 곳이다.
세부를 찾는 여행자에게 필리 호텔은 도심형 리조트 스테이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 휴식과 미식, 문화와 액티비티가 균형을 이루는 이곳에서의 하루는, 여행이 원래 어떤 의미였는지를 다시 떠올리게 한다.
- 세부(필리핀) = 서미영 기자 pepero99@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