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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메디컬 에스테틱 전문 기업 클래시스(대표이사 백승한)가 남미 에너지 기반 미용 의료기기(EBD) 전문 유통그룹 JL헬스(JL Health)에 대한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24일 밝혔다. 클래시스는 100% 자회사인 브라질 현지 법인을 통해 JL헬스의 지분 77.5%를 인수할 예정이며, 인수 자금은 전액 보유 현금을 활용해 조달할 계획이다. 인수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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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L헬스는 브라질 미용 의료기기 시장의 최대 유통기업인 메드시스템즈(Medsystems)를 비롯해 고객 교육과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계열사를 거느린 그룹이다. 현재 클래시스의 주요 제품을 독점 유통하고 있다. 이번 인수를 통해 클래시스는 파트너사의 매출과 마진뿐 아니라 현지 영업망과 고객 접점까지 직접 확보하게 됐다. 회사는 이를 기반으로 브라질을 거점으로 라틴아메리카 시장 전반으로의 확장을 추진하며, 2030년 매출 10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브라질은 약 8억 달러 규모로 세계 4위의 미용 의료기기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까다로운 인허가 절차(ANVISA 승인)와 복잡한 유통 구조, 높은 서비스 의존도로 인해 해외 기업의 직접 진출이 쉽지 않다는 평가를 해왔다. 이 때문에 다수의 글로벌 기업이 현지 유통사와의 제휴나 합작 형태로 시장을 공략해 왔으며, 클래시스의 이번 인수는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된다.
메드시스템즈는 브라질 내 1만 5,000개 이상의 병원과 에스테틱 스파를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으며, 작년 매출 1,350억 원, 조정 상각전영업이익(EBITDA) 169억 원을 기록했다.
클래시스는 남미 지역에서 고강도 집속초음파(HIFU) 장비 ‘울트라포머(Ultraformer, 국내명 슈링크)’ 시리즈를 중심으로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차세대 제품인 ‘볼뉴머(Volnewmer)’ 출시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마이크로니들 RF 신제품 ‘쿼드세이’와 프리미엄 레이저 ‘리팟’ 등 차세대 라인업의 남미 출시도 준비 중이다. 이번 인수를 계기로 교차 판매, 결합 시술 마케팅 등 기존 대리점 체제에서 어려웠던 전략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백승한 클래시스 대표이사는 “그동안 클래시스가 지켜본 브라질 미용 의료기기 시장은 매우 매력적이지만, 국내 기업들이 현지 유통사에만 의존해 충분한 시너지를 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메드시스템즈는 남미 최대 고객 네트워크와 영업·마케팅 노하우를 갖춘 기업으로, 이번 투자를 통해 클래시스는 현지에서 브랜드 가치와 고객 경험을 직접 설계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메드시스템즈 창업자 호세 루이즈 로페즈 핀토(José Luiz Lopes Pinto)는 “메드시스템즈는 한국 기술의 잠재력을 믿고 브라질 시장에 도입해 왔으며, 이번 파트너십은 사람 중심의 혁신과 도전이 옳았음을 증명하는 결과”라고 말했다.
이번 인수가 브라질 시장에서 어떤 시너지를 낼지는 향후 실적과 시장 반응을 통해 확인될 전망이다.
한편, 클래시스는 2022년 전문경영인 체제 전환 이후 혁신 제품 출시와 시장 확장을 통해 연평균 31%의 성장을 이어왔다. 지난해 마이크로니들 RF 및 레이저 전문 기업 이루다를 합병해 기술 포트폴리오를 완성했으며,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약 40%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제품의 미국·중국 인허가도 앞두고 있어 중기적 성장세도 이어질 전망이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