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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랙 투어 서울 2025] 잡코리아 “슬랙이 포털 대체”… 비개발자도 쉽게 업무 자동화

기사입력 2025.10.22 16:45
업무 처리 시간 44시간→14시간으로 70% 단축
전사 TFT 구성·온보딩 3종 세트로 체계적 안착
“DM 없애고 투명성 확보… 메신저만 바꿨는데 문화 혁신”
  • 여종동 잡코리아 클라우드 인프라팀 선임연구원은 “슬랙은 메신저로 시작했지만 협업 툴이고, 포털보다 더 업무를 보는 공간이 됐다”고 말했다. /김동원 기자
    ▲ 여종동 잡코리아 클라우드 인프라팀 선임연구원은 “슬랙은 메신저로 시작했지만 협업 툴이고, 포털보다 더 업무를 보는 공간이 됐다”고 말했다. /김동원 기자

    구인구직 플랫폼 잡코리아가 협업 툴 슬랙 도입으로 평균 업무 처리 시간을 44시간에서 14시간으로 단축했다. 메신저 교체만으로 조직 문화까지 바뀌면서 “별도 포털이 필요 없을 정도”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여종동 잡코리아 클라우드 인프라팀 선임연구원은 22일 서울 역삼동 조선 팰리스 강남에서 열린 ‘슬랙 투어 서울 2025’에서 잡코리아의 슬랙 도입 사례를 발표했다.

    그는 “당시 전사 문화를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지만 임원들의 적극적인 지지로 전사 조직을 만들 수 있었다”며 “메신저로 시작했지만 협업 툴이고, 포털보다 더 업무를 보는 공간이 됐다”고 말했다.

    ◇ 44시간→14시간, 업무 처리 속도 3배 빨라져

    잡코리아는 슬랙 도입 후 업무 신청 창구인 증적 관리 시스템을 서포트 채널로 이전했다. 기존에는 메일로 업무 신청이 들어와 담당자가 인지하는 데 시간이 걸렸지만, 슬랙에서는 메시지로 즉시 알림이 와서 해당 채널에서 바로 논의하고 의사결정할 수 있게 됐다.

    여 연구원은 “평균 업무 처리 시간을 44시간에서 14시간으로 단축했다”며 “직접 관리나 사내 포털은 신청이 왔는지 인지하는 데 시간이 걸리지만 슬랙은 즉시 인지하고 신청 채널에서 논의해 빠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HR 직군에서는 총무팀의 사무용품 수령 관리가 개선됐다. 기존에는 일일이 다이렉트 메시지(DM)로 보내고 수령 확인도 제대로 파악되지 않았다. 이를 리스트에 정리하고 워크플로우로 자동화해 사전에 정리된 메시지 형태로 DM을 발송하고, 수령 완료 버튼을 클릭하면 자동으로 리스트가 업데이트되도록 했다.

    신규 입사자 온보딩도 메일 안내 방식에서 채널로 전환했다. 반복적으로 설명하던 내용은 캔버스로 작성해 채널 상단에 고정시켜 반복 업무를 줄이고 빠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도록 했다.

    개발 직군은 알람 연동을 활발하게 활용하고 있다. 여 연구원은 “리포팅이나 알람을 받아 한눈에 현황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고, 알람받은 메시지 스레드에서 그대로 조치를 진행해 별도로 전파하거나 조치 완료 내용을 다시 공유하는 공수를 줄인다”고 말했다.

    워크플로우와 앱을 구성하지 않은 임직원들에게도 편의를 제공했다. 총무팀 업무 포털인 ‘총관장’을 킬봇으로 구성해 굳이 업무 포털에 접근하지 않아도 총무팀 업무 요청이 가능하게 했다. 간단한 근태 등록이나 팀원의 근태 상태 표시 기능도 추가해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하게 바뀌었다.

    ◇ 전사 TFT 꾸려 체계적 도입… “비개발자도 쉽게 활용”

    잡코리아는 슬랙 도입을 위해 전사 TFT를 구성했다. 다른 TFT 인원을 지원할 슬랙 챔피언스, 임직원 교육과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할 슬랙 온보딩 파트, 인사 시스템과 SSO 등을 마이그레이션할 시스템 연동 파트, 업무 표준화와 생산성 강화 파트로 나눴다.

    TFT는 임직원의 플랫폼 접근성을 높이고 허들을 낮추기 위해 세 가지를 기획했다. 첫 번째는 슬랙 온보딩 레터다. 첫 가입 방법부터 슬랙 사용에 필요한 기본 내용을 담아 1주 간격으로 5회 발송해 슬랙 입문에 부담이 없도록 했다. 두 번째는 슬랙 가이드 캔버스다. 전사 채널 상단에 가이드를 고정해 슬랙으로 진입한 사용자들이 언제든지 편하게 상세 가이드에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세 번째는 오프라인 교육이다. 세일즈포스 측의 지원으로 잡코리아 임직원들이 오프라인 교육에 참여했고, 해당 교육 영상도 캔버스에 담아 가이드에 포함시켰다.

    효율적인 사용과 보안을 위해 슬랙 그라운드 룰도 만들었다. 채널 네이밍 규칙을 만들어 채널명만 보고도 목적을 알 수 있도록 했고, 보안과 업무 분리를 위해 워크스페이스를 분리하고 슬랙 커넥트 가이드를 배포했다.

    슬랙 앱은 확장성이 높지만 불필요한 권한이 있으면 보안에 취약해질 수 있어 권한을 관리할 채널을 별도로 구성하고 권한 범위를 조정했다. 여 연구원은 “앱 권한은 조직 성격에 따라 허용 범위가 극단적으로 갈라질 수 있어 많은 고민을 했다”고 말했다.

    잡코리아는 슬랙의 캔버스 기능이 노션이나 컨플루언스 같은 전용 솔루션에 비해 기능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사전에 캔버스 템플릿을 만들어 전사 배포했다. 이 템플릿은 향후 AI에서 검색할 수 있는 베이스가 되고 있다.

    워크플로우 구성에서 가장 큰 허들은 잡코리아가 구글 독스가 아닌 한컴 오피스를 쓴다는 점이었다. 여 연구원은 “레퍼런스나 사용성 측면에서 구글 독스 접근성이 좋기 때문에 TFT에서 먼저 해결안을 찾아 공유해 사용자들이 편리하게 쓸 수 있도록 했다”며 “조직마다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슬랙에서 가이드하기 어려운 부분은 자체적으로 표준화해 사용자 접근성을 높이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포털의 여러 기능을 마이그레이션하고 사용자 기능 요구 사항도 많았지만 향후 유지보수 문제 때문에 과도한 커스터마이징은 허용하지 않았다. 여 연구원은 “사후 관리 입장에서는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며 “개발과 커스터마이징도 슬랙의 강점이지만 앞으로 도입할 분들은 관리자가 어디까지 허용할지 고민하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 DM 없애고 투명성 확보, 메신저 바꿔 조직 문화 혁신

    잡코리아는 슬랙 도입으로 메신저 문화가 크게 변화했다. 스레드 활용, 이모지 리액션, DM 감소, 투명한 내용 공유 등 네 가지가 변화했다.

    스레드는 메시지에 댓글을 다는 형태로 하위 채팅이 열리는 기능이다. 여 연구원은 “채팅을 하다 보면 각자 다른 주제로 대화해야 하는데 앞 대화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다가 다시 채팅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슬랙은 스레드에서 대화할 수 있어 불필요한 대기 시간을 없애고 같은 주제의 대화만 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설명했다.

    이모지 리액션은 딱딱한 조직 문화를 유연하게 바꾸는 데 기여했다. 여 연구원은 잡코리아가 추석 연휴 평일을 자체 휴일로 지정한 공지에 엄청난 이모지가 달린 사례를 소개했다.

    DM 방식도 개선됐다. 일대일 메시지 같은 폐쇄된 방식은 업무를 중복시키고 리더의 업무 파악을 어렵게 한다. 채널과 스레드는 이런 DM을 없애는 기반을 만들었고, 잡코리아는 DM을 쓰지 않도록 홍보하고 있다.

    투명한 내용 공유도 가능해졌다. 여 연구원은 “DM을 없애고 채널 내용 공유를 활성화하면 관련자들이 모두 내용을 확인할 수 있어 내용을 공유하거나 보고하는 시간을 줄이고 끊김 없는 업무 진행이 가능하다”며 “캔버스에 내용 공유를 활성화해서 회사의 주요 내용은 슬랙 내부 캔버스에서 모두 확인 가능하다”고 말했다.

    슬랙은 사내 커뮤니티 게시판 역할도 한다. 반려동물, 맛집, 점심 메뉴 추천 등 채널에서 사내 동호회 공지를 넘어 SNS처럼 사진을 공유하고 회사 생활을 환기할 수 있는 공간이 됐다.

    여 연구원은 “포털이 없는 조직에서 도입한다면 별도 포털을 만들 필요가 없을 정도로 메신저 변경 하나만으로도 충분했다”며 “메신저 변경만으로 조직 문화가 바뀌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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