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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의료 AI 기업 뉴로핏이 세계 최대 의료 시장인 미국 진출을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뉴로핏(공동대표이사 빈준길·김동현)은 14일 미국 델라웨어주에 100% 출자 형태의 현지 법인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이번 법인 설립은 알츠하이머병 중심의 뇌 질환 AI 솔루션 사업을 현지 시장에 맞게 전개하기 위한 기반 마련 차원이다.
뉴로핏은 현지 법인을 거점으로 미국 내 파트너십 확보와 인허가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회사는 이달 내 설립 절차를 마무리하고 현지 맞춤형 시장 전략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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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Grand View Research)에 따르면 미국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30년 64억 4,100만 달러(약 9조 1,850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미국 알츠하이머병협회(Alzheimer’s Association)는 2025년 미국 내 환자 수가 약 720만 명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뉴로핏은 이러한 시장 환경을 고려해 AI 기반 뇌 영상 분석 기술을 활용한 조기 진단 보조 솔루션의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앞서 뉴로핏은 지난 8월 일본 의료센터와 AI 뇌 영상 분석 소프트웨어 ‘뉴로핏 아쿠아(Neurophet AQUA)’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일본 시장에 진입했다. 이번 미국 법인 설립으로 일본에 이어 주요 해외 거점을 잇달아 확보하며 글로벌 시장 내 입지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뉴로핏 아쿠아’는 MRI 데이터를 분석해 뇌 구조 변화를 시각화하고, 치매·알츠하이머병 등 퇴행성 뇌 질환의 진행 정도를 정량적으로 평가하도록 돕는 AI 기반 뇌 영상 분석 소프트웨어다. 회사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대학병원과의 협력을 통해 적용 사례를 확대하고 있으며, 미국 법인을 통해 현지 의료기관과의 협업 및 인허가 절차를 준비할 예정이다.
빈준길 공동대표는 “미국은 세계 최대 의료 시장이자 AI 기반 뇌 질환 진단·치료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라며 “미국 법인 설립을 통해 현지 맞춤형 전략을 강화하고, 글로벌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에게 더 많은 치료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뉴로핏의 이번 행보는 루닛·뷰노 등 국내 의료 AI 기업들이 유럽·미국에서 인허가 활동을 확대하는 흐름 속에서, 뇌 질환 영역의 미국 거점 구축이라는 점에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이번 법인 설립은 단순 판매 거점 확보를 넘어 현지 인허가와 병원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준비 단계로 분석된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