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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AI 3대 강국 되려면 AI 문해력 키워야”

기사입력 2025.10.16 09:00
  • 최영준 아주대 인공지능융합혁신대학원 단장 겸 더에이아이랩 대표.
    ▲ 최영준 아주대 인공지능융합혁신대학원 단장 겸 더에이아이랩 대표.

    한국은 인공지능(AI) 3대 강국 진입을 국가적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글로벌 기업 육성, 데이터 인프라 확충 등 정부와 산업계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기술적 성과만으로는 목표 달성이 어렵다. 국민 전체의 AI 리터러시(문해력)가 뒷받침돼야 한다.

    AI 리터러시란 단순히 AI의 원리를 아는 것을 넘어, 이를 사회와 일상 속에서 올바르게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결국 AI 3대 강국의 조건은 기술력, AX(AI로의 전환) 기반 산업 생태계, 그리고 국민적 역량이라는 세 축이 동시에 채워질 때 비로소 충족될 수 있다.

    문제는 AI 리터러시 교육 체계가 현실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학교 교육, 직장 내 재교육, 공공 부문까지 AI 교육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지만 전문 강사 인력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AI 전문가들은 대부분 기업 현장에서 개발에 매진하고 있어, 교육 현장에 나설 여유가 없다. 교육기관은 한정된 인력으로 특강을 이어가거나, 단기 프로그램으로 수요를 충족하려 애쓴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은 표피적 이해에 머물 뿐, 체계적 학습과 장기적 역량 축적에는 한계가 있다. 이대로라면 ‘AI를 만드는 소수’와 ‘AI를 활용하지 못하는 다수’라는 사회적 격차가 심화할 수밖에 없다. AI 문해력의 격차는 곧 사회적 양극화이자, 국가 경쟁력의 약화로 이어진다.

    기존의 오프라인 교육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 수도권에 집중된 교육 기관, 높은 교육비, 제한된 수강 인원까지 겹치면서 AI 교육의 접근성이 높지 않은 편이며 지방 거주자나 직장인, 경제적 여건이 어려운 계층은 아예 교육 기회에서 소외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온라인 플랫폼을 적극 활용한 대규모 학습 체계가 필요하다. 온라인 교육은 시·공간의 제약을 넘어 전국 어디서든 누구나 학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전문 강사가 부족한 지역이나 중소기업, 학교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다만 기존의 온라인 학습 플랫폼은 동영상 강의 중심이라 실습 중심의 플랫폼을 민간에서 활용할 수 있다면 교육 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다.

    교육의 지속성과 체계성을 위해서는 명확한 평가 기준과 자격 인증 시스템이 필수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AICE(AI Certificate for Everyone) 같은 자격증이 좋은 예다. 기초부터 고급까지 단계별로 구성된 커리큘럼을 통해 학습자는 자신의 수준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고, 기업은 직원의 AI 활용 능력을 정확히 평가할 수 있다. 자격증 체계의 핵심은 실무 중심의 평가다. 단순 암기보다는 실제 AI 도구를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측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마케팅 직무자라면 AI를 활용한 콘텐츠 기획과 고객 분석 능력을, 재무 담당자라면 AI 기반 데이터 분석과 예측 모델링 활용 능력을 평가하는 식이다. 또한 자격증은 지속적인 업데이트가 가능해야 한다.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만큼, 인증 기준도 최신 트렌드를 반영해 주기적으로 개선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산업계와 교육계, 정부가 긴밀히 협력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AI 리터러시는 더 이상 선택적 경쟁력이 아니다. 영어를 못하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듯, AI를 활용하지 못하면 개인도 기업도 국가도 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 한국이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려면 기술 개발과 산업 육성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AI 강사 부족 → 온라인 플랫폼 확산 → 자격증 제도 정착 → 국민 전체의 AI 역량 강화라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개인의 성장을 이끌고, 동시에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다.


    최영준 교수는 아주대 교수로 더에이아이랩 대표를 겸직하고 있다. 아주대 인공지능융합혁신대학원 사업단장, 소프트웨어학과 학과장을 수행하고 있으며 이상탐지, 강화학습, 추천시스템 등을 연구하고 있다. 캘리포이아 주립대 롱비치 방문교수, 서울대 겸임교수, NEC 랩 미국 연구원을 역임했다. 더에이아이랩에서는 전 국민의 AI 문해력 향상과 자격증 교육을 위해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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