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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힐의 그림자, 발목·무릎 건강이 무너진다

기사입력 2025.10.13 15:33
  • 고도일병원 방형식 원장/고도일병원
    ▲ 고도일병원 방형식 원장/고도일병원

    하이힐은 패션을 완성하는 아이템으로 불린다. 실제로 여성의 자존심과 자신감을 상징하는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이처럼 하이힐은 길게 뻗은 다리 라인과 우아한 실루엣을 연출해주는데 기여한다. 특히 하이힐은 미니스커트, 정장, 드레스 어디에나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수많은 여성들의 발끝을 장식해왔다. 그러나 이 아름다움의 이면에는 조용히 다가오는 어둠의 그림자가 존재한다. 하이힐이 만들어내는 체형의 변화와 반복되는 충격이 결국 발목과 무릎, 나아가 전신 건강에도 심각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하이힐을 신는 순간 신체의 무게 중심은 앞으로 쏠리게 된다. 이로 인해 발가락과 앞발에 지나친 하중이 실리며 발의 자연스러운 아치 구조가 무너지기 시작한다. 특히 엄지발가락이 바깥으로 휘어지는 무지외반증은 하이힐 착용 여성들 사이에서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질환이다. 튀어나온 관절 부위는 신발에 눌리며 염증과 통증을 유발한다. 상태가 악화되면 발가락뼈 자체의 변형으로 수술적 교정이 필요한 경우도 생긴다.

    반복적이고 미세한 충격으로 인해 뼈에 금이 가는 상태를 의미하는 피로골절 역시 하이힐이 부르는 위험 중 하나다. 이로 인해 걷기조차 어려운 만큼 극심한 통증과 부종이 발생한다. 운동선수나 군인처럼 강도 높은 운동을 하지 않아도, 좁고 높은 하이힐을 신고 장시간 서 있거나 걷는 생활만 영위해도 이러한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더욱 큰 문제는 이러한 발의 변형이 발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걸음걸이가 틀어지면서 무릎 관절에 비정상적인 하중이 가해지는데, 이는 관절염과 연골 손상으로 이어진다. 무릎 부담은 고스란히 골반과 허리로 이어져 척추의 배열까지 흐트러뜨리며 요통과 디스크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결국 하이힐이 만들어내는 작은 균형의 변화가 전신 건강에 연쇄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럼에도 하이힐을 포기하는 것이 쉽지 않다. 사회적 이미지, 패션적 욕구, 개인적 만족감까지 여러 요소가 얽혀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하이힐을 건강하게 신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긴 시간 연속 착용을 피하고 출퇴근 시 편안한 신발을 착용한 뒤 실내에서 하이힐로 갈아 신는 방식이 권장된다. 또한 다양한 굽 높이의 신발을 번갈아 신으며 특정 부위에 지속적으로 가해지는 부담을 줄여주는 것도 중요하다.

    하이힐 착용 후에는 스트레칭과 마사지를 통해 종아리와 발목 근육을 이완시키고 발을 심장보다 높게 올려 휴식을 취하는 습관도 도움이 된다. 심한 경우라면 교정기 착용이나 조기 치료를 통해 변형의 진행을 막는 것이 바람직하다. 무엇보다 자신의 발 건강 상태를 정기적으로 확인하고 작은 이상 신호에도 귀를 기울이는 것이 필요하다.

    *도움말 : 고도일병원 방형식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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