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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호흡장애를 유발하지만, 뚜렷한 치료법이 없던 폐섬유증에 새로운 유전자 치료 가능성이 제시됐다. 서울대병원 연구팀은 항섬유화 유전자 TIF1γ가 폐 섬유화 억제 효과를 보인다는 사실을 확인해 국제 학술지 Molecular Therapy(IF;12)에 최근 발표했다.
폐섬유증은 폐 세포가 단단한 섬유조직으로 바뀌어 폐 기능이 점차 떨어지는 난치성 호흡기 질환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저산소증이 발생하고 심각한 호흡장애로 이어지지만, 한 번 섬유화된 폐 조직은 회복이 어렵고 근본적 치료법도 없어 관리에 한계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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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김효수·이은주 교수, 문도담 박사)은 동물모델과 체외 배양한 환자 폐 조직(PCLS)을 이용해 TIF1γ 유전자 치료제의 효과를 검증했다. TIF1γ는 기존 연구에서 간과 콩팥의 섬유화 억제 효과가 보고된 바 있으며, 실제 폐섬유증 환자의 폐 조직에서는 발현이 건강인보다 현저히 낮았다.
이번 연구에서 코돈 최적화와 나노 지질체 전달 방식을 적용한 TIF1γ 유전자치료제를 동물 모델에 투여한 결과, 염증을 일으키는 대식세포의 과도한 활성이 억제됐다. 또한 폐상피세포의 비정상적 변화와 섬유모세포 활성도 줄어들어 섬유화 진행이 늦춰지는 효과를 보였다.
체외 배양한 인간 폐 조직에서도 동일한 효과가 관찰됐다. 연구팀은 단일 유전자만으로도 섬유화를 억제할 수 있음을 확인했으며, 향후 섬유화 질환 치료를 위한 새로운 접근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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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수 교수는 “현재 임상 적용이 가능한 고품질 TIF1γ 유전자 치료제를 완성하기 위해 GMP 공정 개발을 진행 중”이라며 “개발이 완료되면 안전성 평가와 임상시험 진입을 모색해 간경변·콩팥섬유증·폐 섬유증 등 다양한 장기에 적용할 수 있는 치료제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지원하는 연구중심병원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됐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