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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는 우리 몸에서 가장 많이 움직이는 관절 중 하나다. 팔을 들어 올리고, 뒤로 젖히고, 옆으로 뻗는 모든 동작이 어깨 관절을 통해 가능하다. 그러나 잦은 사용과 나이로 인한 퇴행성 변화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어깨 통증을 겪는다.
단순한 근육통이라면 휴식과 물리치료만으로도 호전되지만, 관절염이나 힘줄 손상(회전근개 파열)이 심할 때는 통증이 만성화되고 팔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는 어깨 인공관절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특히 고령 환자에게서는 통증이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주는 경우가 많아 수술적 치료를 검토하게 된다.
기존의 어깨 인공관절 수술은 의사의 경험과 시야에 크게 의존했기 때문에, 뼈를 절제하는 과정에서 오차가 생기거나 인공관절 위치가 조금이라도 어긋날 위험이 있었다. 최근에는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환자 맞춤형 어깨 인공관절 수술(PSI, Patient-Specific Instrumentation)이 주목받고 있다.
PSI 기술은 수술 전 환자의 CT 영상을 토대로 3차원 모델을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가장 적합한 인공관절 삽입 위치를 설계한다. 이후 3D 프린터로 제작된 맞춤형 가이드를 수술에 적용하면, 수술 중 오차를 줄이고 관절 삽입의 정확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PSI를 활용하면 불필요한 뼈 절제를 줄이고, 환자 해부학적 구조에 맞춘 수술이 가능하다. 실제로 해외 연구(PLOS ONE, 2018 / JSES Open Access, 2019)에서도 PSI를 적용한 환자들이 기존 방식보다 정확도가 향상되고 오차율이 낮아졌다는 결과가 보고됐다. 일부 연구에서는 장기적인 관절 기능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시됐다. 다만, 실제 수술 결과는 환자 상태와 치료 과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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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병원 박재범 원장은 “어깨 인공관절 수술은 정확도가 수술 후 예후를 좌우한다”며 “PSI 기술은 환자 개개인의 차이를 반영해 수술을 진행하기 때문에 어깨 기능 회복과 안정성 측면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뼈가 약한 고령 환자나 관절 손상이 심한 환자에서 장점이 두드러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깨 인공관절 수술을 고려할 때 ▲통증이 일상생활에 심각한 영향을 줄 정도인지, ▲약물치료·물리치료 등 보존적 치료에도 효과가 없는지, ▲어깨 움직임이 현저히 제한되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수술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