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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추석 연휴를 앞두고 제주도 여행을 계획하는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제주 지역 특급호텔들이 고객 유치를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다양한 프로모션과 이벤트로 차별화를 시도하는 호텔들이 침대만큼은 대부분 '시몬스'로 통일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연초 침체를 보였던 제주 관광객 수가 6월부터 뚜렷한 증가세로 돌아섰다. 제주도의 전년 동기 대비 관광객 증감률은 2월 -18.2%로 최저점을 기록한 이후 점진적 회복세를 보이며, 6월 1%를 기록해 플러스 전환에 성공했다. 이후 7월에는 7.8%까지 상승하며 완연한 상승 곡선을 그렸다.
특히 지난 광복절 연휴 기간(8월 13~17일) 5일간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한 22만 4,342명이 제주를 찾았으며, 연휴 둘째 날인 14일에는 올해 처음으로 하루 방문객 수가 5만 명을 돌파했다.
이러한 회복세에 힘입어 다가오는 27일 '세계 관광의 날'과 최장 10일간 휴일이 가능한 추석 연휴 기간 제주도 관광 특수가 어느 때보다 클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 특급호텔들의 주요 격전지는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다. 천제연폭포, 여미지식물원, 테디베어 뮤지엄 등 주요 관광지가 집중된 이 지역은 오랫동안 호텔신라와 롯데호텔 제주가 양분해왔다.
하지만 최근 110m 길이 국내 최장 인피니티 야외 풀을 보유한 '파르나스 호텔 제주'와 세계적 건축가 빌 벤슬리가 디자인한 'JW 메리어트 제주 리조트&스파'가 새롭게 문을 열면서 경쟁 구도가 다변화됐다.
경쟁은 중문단지를 넘어 제주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서귀포 서남쪽의 '제주 신화월드'는 여의도 면적의 85%에 달하는 국내 최대 복합리조트로 신혼부부와 가족 단위 고객층을 공략하고 있다.
제주국제공항 인근 '그랜드 하얏트 제주'도 새로운 강자로 부상했다. 이 호텔은 지난 8월 한 달간 4만 5,380실을 판매해 166억 1,900만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월 대비 11억 원 이상 증가한 수치로, 매출 기준 역대 두 번째, 판매 객실 수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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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내 특급호텔들이 관광 특수를 놓치지 않기 위해 고객 서비스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과반수 이상이 객실에 시몬스 침대를 도입했다.
9월 기준 한국관광협회중앙회의 관광호텔업 등급 평가에서 5성급을 획득한 제주 특급호텔 19곳 중 13곳(70%)에 시몬스 침대가 비치됐다. 제주신라호텔, 롯데호텔 제주, 파르나스 호텔 제주, JW 메리어트 제주 리조트&스파, 제주신화월드, 그랜드하얏트 제주, 그랜드조선 제주, 해비치 호텔&리조트 제주 등이 대표적이다.
이는 제주만의 현상이 아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관광지 특급호텔들도 시몬스 제품을 다수 채택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새로 개장하거나 리뉴얼한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 신라모노그램 강릉, 콘래드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 등이 대표적이다.
포시즌스 호텔, 시그니엘 서울·부산, 서울신라호텔,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 파라다이스 시티 등 주요 호텔 체인들도 같은 브랜드를 채택했다.
특급호텔들이 특정 침대 브랜드에 집중하는 배경에는 브랜드 인지도와 품질 안정성에 대한 고려가 크다. 호텔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투숙객들이 침대 브랜드를 호텔 선택 기준 중 하나로 여기는 경우가 늘고 있어, 호텔 입장에서는 검증된 브랜드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시몬스가 높은 점유율을 보이는 이유로는 포켓스프링 기술이 꼽힌다. 개별 스프링이 독립적으로 작동해 동반자의 움직임에 영향을 덜 받는다는 점에서 호텔 고객들의 선호도가 높다는 분석이다.
또한 신체 부위별로 다른 지지력을 제공하는 조닝 시스템과 다양한 내장재를 활용한 레이어링 기술 등도 호텔들이 고려하는 요소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시몬스 측은 자체 연구개발 시설에서 다양한 품질 테스트를 거쳐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호캉스 고객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고객의 숙면 품질도 중요한 차별화 요소가 됐다"며 "특급호텔들은 브랜드 인지도와 품질이 검증된 제품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 서미영 기자 pepero99@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