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J제일제당이 여름철 고온 환경에서도 재배할 수 있는 배추 품종 개발에 성공했다고 23일 밝혔다. 기후 변화로 고랭지 재배지가 위축되는 가운데, 새로운 품종은 여름철 배추 수급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상기후로 고랭지 배추 재배 여건이 악화되면서 수급 불안정이 반복돼 왔다. 이에 CJ제일제당은 2018년부터 연구를 진행해 국내 최초로 해발 400m 이하 저고도 지역에서도 재배 가능한 그린로즈(Green Rose)를 개발했다.
-
배추는 통상 15~18도 이하의 서늘한 환경에서 잘 자라 여름철에는 600~1100m 고랭지에서 재배된다. 그러나 최근 강원도 태백 등 주요 재배지에서도 작물 전환 사례가 늘며 생산량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
그린로즈는 25도 이상에서도 안정적으로 결구가 이뤄지는 것이 특징이다. 뿌리가 깊고 넓게 퍼져 폭염, 장마, 일시적 가뭄에도 내성이 강하다. 품질 또한 기존 품종과 유사해 김치 제조에도 활용할 수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충북 괴산(해발 200m)에 조성한 1000평 규모 시범 재배지에서 그린로즈의 성능 검증을 마쳤으며, 일부 김치 제품에 적용해 테스트도 진행했다. 현재 특허 출원 절차를 밟고 있으며, 올해 수확분은 일부 비비고 김치 제품에 반영할 예정이다.
이번 개발로 여름철 배추 재배 가능 지역이 확대될 전망이다. 또한 옥수수·감자 등 기존 여름작물 대비 농가 소득성 제고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임정현 CJ제일제당 글로벌S&T Agriculture 플랫폼 팀장은 "갈수록 심화되는 지구온난화로 배추가 아예 사라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 CJ제일제당의 차별화 기술력으로 그린로즈를 개발하게 됐다”며 “그린로즈의 재배 면적과 생산량을 점차 확대, 여름철 배추 수요를 단계적으로 대체해 나감으로써 안정적인 제품 생산은 물론이고 농가 소득 증대에도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 김경희 기자 lululal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