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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성 암 환자, 질 높은 조기 완화의료로 생존율 2배 향상

기사입력 2025.09.22 16:02
국내 다기관 임상 2차 분석…우울증 유병률 절반 감소 확인
  • 질 높은 조기 완화의료가 진행성 암 환자의 생존율을 2배 이상 높이고 우울증 유병률을 절반 수준으로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단순히 완화의료 제공 여부가 아니라, 그 질적 수준이 환자의 예후와 정신건강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윤영호 교수 연구팀(공동 제1저자 국립암센터 강은교 교수, 울산대병원 고수진 교수)은 국내 12개 병원에서 진행성 암 환자 144명을 대상으로 조기 완화의료의 질과 환자 상태를 분석한 결과를 22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2017~2018년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 데이터를 활용한 2차 분석으로, 환자가 체감한 완화의료의 질(QCQ-PC 설문지 기준)에 따라 집단을 나눠 예후를 추적했다.

  • 조기 완화의료의 질에 따른 그룹 간 우울 유병률 변화 추이 /이미지 제공=서울대병원
    ▲ 조기 완화의료의 질에 따른 그룹 간 우울 유병률 변화 추이 /이미지 제공=서울대병원

    연구 결과, 질 높은 완화의료를 받은 환자의 2년 생존율은 25%로, 질 낮은 완화의료군(11.8%)보다 2배 이상 높았다(p=0.0056). 우울증 유병률은 초기 두 그룹이 비슷했지만 24주 뒤에는 질 높은 군이 14.7%로 크게 낮아졌지만, 질 낮은 군은 39.1%로 유지돼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p=0.036). 삶의 질 평가에서는 MQOL 설문에서 실존적·사회적 지지 영역이 개선됐고, 자기관리 전략 점수도 향상돼 환자의 위기 대응 능력이 높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 조기 완화의료의 질에 따른 그룹 간 2년 생존율 분석 /이미지 제공=서울대병원
    ▲ 조기 완화의료의 질에 따른 그룹 간 2년 생존율 분석 /이미지 제공=서울대병원

    연구팀은 다만 “2차 분석으로 표본 규모가 크지 않고, 국내 환자에 한정된 결과라는 점에서 일반화에는 제한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완화의료의 질 관리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 주목된다. 국립암센터 강은교 교수는 “완화의료의 질이 환자의 생존과 직결됨을 확인했다”며 “서비스 확대뿐 아니라 질적 수준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윤영호 교수도 “국내에서는 여전히 완화의료 제공이 충분하지 못한 실정”이라며 “양적 확대와 함께 질적 평가 시스템을 도입해 환자가 어디서든 적절한 완화의료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내 완화의료 전문 기관은 2024년 기준 90여 곳으로, 전체 암 환자 대비 이용률은 여전히 20% 안팎에 머물고 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통증과 증상 치료(Journal of Pain and Symptom Management)’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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