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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대표 서범석)이 글로벌 생명공학기업 애질런트 테크놀로지스(Agilent Technologies)와 AI 기반 동반 진단(Companion Diagnostic, CDx) 솔루션 공동 개발에 나선다고 22일 밝혔다.
애질런트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글로벌 진단·분석 기업으로, 지난해 65억 달러(약 9조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제약·바이오 기업의 신약 개발 과정에서 필수적인 분석 솔루션을 제공하며 써모피셔, 다나허 등과 함께 글로벌 생명과학 분야 최상위 기업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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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는 이번 협력을 통해 루닛의 병리 AI 알고리즘과 애질런트의 조직 기반 진단 역량을 결합, 항암제 개발에 필수적인 바이오마커 분석 솔루션을 개발할 계획이다. 초기에는 제약사의 임상시험을 지원할 수 있는 AI 솔루션 개발에 집중하고, 이후 동반 진단 인허가와 상용화 모델 확장을 목표로 한다.
글로벌 동반 진단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그랜드 뷰 리서치(Grand View Research)에 따르면, 글로벌 동반 진단 시장 규모는 2024년 약 90.6억 달러 수준이며, 2025~2030년 연평균 성장률(CAGR) 약 10.5%로 성장해 2030년에는 약 159.8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애질런트의 글로벌 진단 플랫폼과 루닛의 AI 병리 분석 기술이 결합하면 신약 개발 과정에서 더 빠르고 정확한 진단을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니나 그린 애질런트 임상진단사업부 총괄은 “AI와 진단 기술의 융합으로 글로벌 정밀 의료 확산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발표는 공동 개발 착수 단계로, 실제 제품 상용화까지는 임상 검증과 규제 절차 등 시간이 필요하다. 이에 당장의 의료 현장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국내 AI 기업이 글로벌 생명공학 선두 기업과 협업에 나섰다는 점에서 산업적 의미는 큰 것으로 평가된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