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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등산 여행시장에서 60대 시니어 여성이 새로운 주도층으로 떠올랐다. 이들은 단순한 정상 정복보다 개인 체력에 맞는 난이도와 계절별 테마를 중시하며, 기존 등산 문화에 새로운 변화를 이끌고 있다.
국내외 걷기여행 전문 승우여행사(대표 이원근)가 지난 8월 실시한 '산행 여행 선호도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75.1%가 여성이었으며, 이 중 60대가 45.2%, 50대가 33.6%를 차지해 시니어 여성층이 등산 여행의 핵심 고객군임이 확인됐다.
총 1,067명이 참여한 이번 조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등산에 대한 인식 변화다. 응답자의 67.6%가 산행 시 가장 중요한 요소로 '개인 체력에 맞는 난이도'를 꼽았으며, 선호 난이도는 중급(62.9%)과 중하급(49.9%)이 주를 이뤘다.
특히 시니어 고객을 겨냥한 '쉬운 산행' 수요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나, 무리한 정상 정복보다는 자신의 페이스에 맞춘 등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실제로 응답자들은 "꼭 완주가 아니어도 난이도나 속도에 따라 다양한 코스로 산행을 즐기고 싶다"는 의견을 다수 제시했다.
가고 싶은 산행 코스로는 100대 명산 및 국립공원, 섬 트레킹, 수도권 근교 둘레길, 사찰·문화유적 연계 산행 등이 높은 인기를 보였다. 이는 단순한 등반을 넘어 계절별 명소와 문화적 가치를 함께 즐기고자 하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응답자의 40.3%가 월 1~2회 이상 산행을 즐긴다고 답해, 등산을 일회성 레저가 아닌 생활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있는 적극적인 고객층임이 드러났다.
이동 거리에 대해서는 절반 가까이(45.5%)가 '지역 상관없음'을 선택했으나, 수도권·강원 등 접근성이 좋은 지역 선호도(44.3%)도 높게 나타났다. 선호 출발일은 토요일(55%)이 압도적이었지만, 수요일과 목요일 등 평일 출발을 선호하는 이들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다.
주목할 점은 2040 MZ세대도 전체 응답자의 10%를 차지한다는 사실이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아웃도어 활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젊은층에서도 등산이 새로운 취미로 자리잡고 있음을 시사한다.
승우여행사는 이번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난이도별 숨은 명산 및 섬 트레킹 상품 개발, 계절·테마형 코스 기획 등 신규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출발지 다변화, 교통·편의시설 개선, 식사 옵션 다양화를 통해 고객 만족도를 높여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승우여행사는 현재 정선 민둥산 억새, 안동 선성수상길, 영주 소백산 단풍, 합천 황매산 억새, 밀양 영남알프스 등 가을 산행 상품을 운영 중이다.
- 서미영 기자 pepero99@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