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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IRP) 시장이 400조 원 규모로 성장했지만, 저조한 수익률은 여전히 국민 노후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로보어드바이저 기업 콴텍은 AI 기반 위험관리 모듈과 생성형 AI 상담 엔진을 앞세워 퇴직연금 혁신에 나서고 있다. 기존 로보어드바이저가 개인 고객(B2C)을 중심으로 성장했다면, 콴텍은 은행·증권사와 협력해 B2B2C 채널을 통한 확장 전략으로 퇴직연금 운용 수익률 개선과 고객 기반 확대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이상근 콴텍 대표는 “핵심은 안정성과 기술”이라며 “AI가 퇴직연금의 미래를 바꾸는 해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핀테크, 미래를 말하다’ 시리즈에서는 콴텍이 준비하는 기술 전략과 퇴직연금 시장의 미래에 대한 비전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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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최근 콴텍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 변화나 확장 전략은 무엇인가요?
콴텍은 ‘퇴직연금(IRP) 혁신금융 서비스’에 선정된 이후 은행·증권사와 협력해 B2B2C(기업-소비자-플랫폼) 채널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본래 B2C 모델이지만, 브랜드 인지도가 낮고 광고 비용 부담이 커서 직접적인 마케팅 대신 파트너 채널을 통해 고객에게 접근하는 전략을 택했습니다. 특히 은행의 퇴직연금 수익률이 낮아 증권사로 머니무브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은행 입장에서도 저희와 협력해 고객 수익률을 높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 구조 덕분에 콴텍은 따로 마케팅이나 대고객 서비스를 진행하지 않아도, 은행 채널을 통해 고객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Q. 퇴직연금 사업에서 AI, 특히 생성형 AI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나요?
“과거에는 고객이 직접 정보를 찾아야 했지만, 앞으로는 생성형 AI가 이를 대신할 수 있습니다. 고객이 상황을 설명하면 맞춤형 답변과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구조죠. 콴텍은 이를 퇴직연금 서비스의 프론트 단에 접목해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이고자 합니다. 운용 단계에서는 IRP 자산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고객이 노후를 걱정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핵심 철학입니다.”
Q. 콴텍의 위험관리 모듈 ‘큐엑스(Q-X)’는 어떤 원리로 작동하나요?
“큐엑스는 시장이 급락할 때 손실을 절반 이하로 줄여주는 위험관리 모델입니다. 예컨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당시 주식시장은 37% 하락했지만 큐엑스는 손실을 고점 대비 15~20% 수준으로 방어했습니다. 이를 통해 고객은 심리적 안정감을 유지할 수 있었고, 장기적으로 투자 지속성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큐엑스는 철저히 보수적인 위험 관리 모델입니다. 레버리지를 쓰지 않고, 위험이 발생하면 줄이는 방식으로만 작동합니다. 위험 단계가 발생하면 위험자산의 비중을 25%씩 줄여 최대 50%까지 현금화합니다. 목표는 수익 극대화가 아니라 하락 시 손실을 최소화해 고객이 버틸 수 있도록 하는 데 있기 때문입니다.”
Q. 퇴직연금 시장에서 콴텍이 지향하는 가치나 목표는 무엇인가요?
“안정적인 운용이 가장 중요한 가치입니다. 현재 퇴직연금은 400조 원 이상 규모지만 수익률은 낮습니다. 목표는 매년 8~9% 수익을 장기 복리로 쌓는 것입니다. 이렇게 된다면 대중 고객들의 노후 생활이 크게 개선될 수 있습니다. 국민연금의 한계를 보완하는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죠. 실제로 IBK와 함께 출시한 공모펀드 ‘IBK 콴텍 디지털포트 EMP 펀드’는 설정일 이후 누적 수익률 34.24%, 연평균 수익률 10.31%를 기록했습니다(2025년 8월 29일 기준, IBK자산운용 홈페이지). 투자 금액이 크지 않아도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이 고객에게 만족을 주고 있습니다.”
Q. 앞으로 자산운용 기술과 투자자 행동은 어떻게 변화할까요?
“로보어드바이저는 시작일 뿐입니다. 앞으로는 생성형 AI 기반 ‘금융 특화 에이전트’를 중심으로 경계가 사라진 슈퍼앱 형태로 발전할 것입니다. 금융, 커머스, 생활 전반이 통합된 플랫폼에서 금융 에이전트가 핵심 역할을 하게 되죠. 콴텍은 금융에 특화된 AI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해 나가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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콴텍이 바라보는 궁극적 지향점은 ‘금융 특화 AI 플랫폼’이다. 단기적인 성과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AI 위험관리와 생성형 상담 기술을 통해 장기 복리와 안정적 운용을 가능하게 하고자 한다. 이는 퇴직연금의 저조한 수익률이라는 구조적 한계를 넘어, 국민 노후 자산 운용의 패러다임을 바꾸려는 시도다. 로보어드바이저 기술이 퇴직연금의 저조한 수익률을 넘어설 수 있는 새로운 해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송정현 기자 hyun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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