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스테이지 글로벌 성공에 주목… “한국 유니콘들 기대”
7500개 정부기관 AWS 활용, 싱가포르·대만 등 성공 사례 제시
-
“한국은 세계 3위가 아닌 1위 AI 강국이 될 수 있다.”
제프 크라츠(Jeff Kratz) 아마존웹서비스(AWS) 전 세계 공공부문 부사장의 말이다. 그는 11일 서울시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AWS 퍼블릭 섹터 데이 서울 2025’ 기조연설에서 한국의 AI 역량을 높이 평가했다. 윤정원 AWS코리아 공공부문 대표와의 대담에서 그는 “한국 정부의 AI 투자와 세계 3대 AI 강국 비전은 다른 국가에도 영감을 준다”며 “왜 3위에 만족하는가, 1위를 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AI 강국 비전 실현에 AWS가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AWS는 2016년 서울 리전 출시 이후 한국에 64억 달러를 투자했으며, 30만 명 이상을 대상으로 클라우드 교육을 실시했다. 크라츠 부사장은 “우리는 앞으로도 한국의 장기적 성공을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 한국 성공 전략, 데이터 주권·보안·파트너십이 핵심
그렇다면 한국이 AI 1위 강국이 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 크라츠 부사장은 △데이터 주권 △보안 및 컴플라이언스 △전략적 파트너십을 핵심 전략으로 제시했다.
그는 “모든 정부가 데이터 주권과 거주성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며 “AWS는 국가나 조직이 데이터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하면서도 글로벌 혁신 네트워크에 접근할 수 있는 ‘설계 단계부터의 주권’ 접근법을 채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안 측면에서는 AWS가 300개 이상의 보안 통제 기능을 제공하고 있고, 13년간 공공부문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보안을 최우선으로 삼아왔다고 강조했다. 전략적 파트너십의 중요성도 밝혔다. “한국은 글로벌 기술 리더와 협력하면서 동시에 국내 역량을 구축하는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며 “이것이 승리하는 솔루션”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 6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AWS DC 서밋 2025’ 당시 기자와 인터뷰에서도 한국의 AI 혁신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 “한국 정부가 AI를 최우선 과제로 발표하며 세계 3위 AI 강국을 목표로 하는 것은 매우 인상적”이라면서 “정부가 스타트업처럼 혁신적으로 행동하며 AI 전환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모습에 영감을 받는다”고 말했다.
◇ 업스테이지 등 한국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 지원
크라츠 부사장은 한국의 AI 생태계 성장 증거로 스타트업들의 글로벌 진출을 꼽았다. 특히 한국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의 성공을 언급했다. “업스테이지는 세계적 수준의 대형언어모델(LLM) 기술력을 기반으로 미국 등 전 세계로 진출하고 있다”며 “전 세계가 한국의 스타트업 성공에 주목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AWS는 이런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AWS 액티베이트(Activate)’를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헬스테크, 에드테크, 핀테크 등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에게 크레딧, 교육, 기술 지원을 제공한다. 크라츠 부사장은 “대학 2~3학년부터 다음 에어비앤비, 넷플릭스가 되겠다는 꿈을 가진 스타트업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업스테이지 외에도 뤼튼, 에이아이스 메디컬 등 다양한 한국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진출을 위해 AWS 파트너 네트워크와 공공부문 역량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최근 샌프란시스코에서 만난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이 한국 스타트업의 1, 2차 투자 라운드에 대해 문의해 왔다”며 “한국의 다음 업스테이지들이 기술적으로뿐만 아니라 비즈니스적으로도 글로벌 성공을 거두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 글로벌 정부의 AI 혁신 사례, 한국도 적용 가능
크라츠 부사장은 한국이 벤치마킹할 수 있는 글로벌 정부의 AI 혁신 사례도 소개했다. 전 세계 7500개 이상의 정부 기관이 AWS를 사용하면서 실질적 성과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싱가포르는 스마트시티 시민서비스 분야에서 새로운 모델을 개척하며 정부 업무의 70% 이상을 클라우드로 이전했다. 미국은 신뢰여행자 프로그램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해 출입국 심사를 효율화하고 있고, 영국은 국가보건서비스(NHS)에서 조기 암 진단에 AI를 도입했다.
대만 재정부는 생성형 AI를 활용해 세무 해석과 관련 업무를 처리하고 있고, 미국 매사추세츠주는 세무 시스템을 AWS로 완전 이전해 현대화를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크라츠 부사장은 “전 세계적으로 정부가 단순한 기술 과시가 아닌 시민이 기대하는 실질적 문제 해결에 AI를 활용하고 있다”며 “정부가 고객인 시민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혁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 김동원 기자 theai@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