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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채연 "나는 '배우를 꿈꾸는 배우'…성장하고 싶다"

기사입력 2025.09.10.13:39
  • 사진: BH엔터테인먼트 제공
    ▲ 사진: BH엔터테인먼트 제공
    "어릴 때부터 꿈꿔온 배우가 됐지만, 아직 배우의 길이 많이 남아 있다. 더 성장하고 싶고, 말 그대로 '배우를 꿈꾸는 배우'가 되고 싶다. 꿈꾸지 않는 배우보다 성장하고 꿈을 꾸는, 하고 싶은 게 계속 많은 배우이자 인간이 되고 싶다."

    정채연이 배우로서의 삶에 스며들고 있다. 대중에게는 아이돌 시절 모습이 익숙하지만, 어느덧 주연으로서 제 몫을 해내는 배우가 됐다. 아직 미숙한 부분이 많다며 자신을 '배우를 꿈꾸는 배우'라 표현한 정채연과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BH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정채연은 최근 JTBC 드라마 '에스콰이어: 변호사를 꿈꾸는 변호사들'(이하 '에스콰이어')'을 통해 흥행 배우 가능성을 입증했다. 첫 방송부터 3.7%로 호평 속 시작한 작품은 입소문을 타면서 최고 시청률 9%(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를 넘겼다. 다양한 법정 케이스 속 사회 초년생 변호사로서 성장해 가는 정채연(강효민 역)의 모습이 공감과 위로를 선사했다.
  • Q. '에스콰이어' 호평 속 종영하는 소감은?

    "굉장히 빠르고 짧고 굵게 찍었는데 무사히 잘 마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저에게도 굉장히 많은 배움의 시간이 있었다. 그 점에서도 감사하고 있다. 이전엔 주로 또래 친구들과 함께했었는데 이번에 선배님들과 많이 호흡을 맞췄다. 덕분에 더 많이 배우게 된 시간 같다."

    Q. 강효민 캐릭터를 시청자에게 설득하기 위해 신경 쓴 포인트가 있다면.

    "효민이는 모두가 한 번쯤 경험해 봤을 사회 초년생이지 않나. 학생 때는 공부 잘하면 되고, 늘 합격점을 맞았던 친구인데 처음 사회에 나왔을 때 '엥?' 하게 되는 점을 보고 '부딪히면서 사회 경험을 해가는 친구'라고 생각했다. 저도 연기 준비했던 것과 막상 현장에서 겪은 게 많이 다른 걸 느껴서, (경험을 담아) 효민이의 성장을 많이 보여주려고 했다."

    Q. 강효민과 정채연의 싱크로율은 어떤가.

    "저도 효민이 같은 부분이 있다. 하나에 몰두하면 그것만 판다. 약간 관심이 있는 게 생기거나 하면 그것만 계속 본다. (웃음) 드라마도 몰아보고 싶으면 며칠 동안 밥 먹고 그것만 보고, 원하는 가구가 있으면 챗GPT로 하루 종일 도면을 만들어 본다. 그런 집요한 부분이 비슷한 것 같다."

    "배우일 때 내 모습이 있고 학생일 때, 회사에서의 내 모습이 있는데 집에서는 또 다르지 않나. 그런 부분에서 효민이의 사랑스러움을 더 표현하려고 했고 그런 부분이 더 표현되기를 바랐다. 윤석훈 변호사(이진욱)가 '강효민 변호사'라고 딱 불러준 날, 효민이가 집에서 함박웃음을 짓는 장면이 있었다. 저도 칭찬 하나 받으면 너무 기분이 좋다. 좋은 건 좋고 힘든 건 힘들고, 그런 단순한 부분을 효민이에게 많이 입히려고 노력했다."
  • Q. 효민이를 연기하며 사회 초년생 시절이 많이 떠올랐을 것 같다.

    "제 초년생 때를 생각하면, 저보다 효민이가 더 용감한 친구인 것 같다. 저는 정말 미숙했다. 실장님, 팀장님, 매니저님, 오빠 이런 단어가 불편했다. 직함이 너무 어려워서 초반에는 더 소심했다. '저기요' 하고 많이 불렀다. 그런 시기가 생각은 나더라. 모르니까 실수도 많이 했다. 지금은 '넘어지면 일어나서 다시 가면 되지' 하는 생각이다."

    Q. 강효민, 강효주 쌍둥이 자매로 1인 2역 연기에 도전했다. 게다가 효주는 청각 장애인이다. 두 인물을 표현하는 데 중점을 둔 부분이 있나.

    "작가님께서 '효주는 장애가 있지만 긍정적이고 밝은 친구이길 바란다'고 하셔서 스타일링을 자유롭게 하려고 했다. (장애 연기다 보니) 저 역시도 조금 겁먹은 부분이 있었다. 현장에 자문 선생님도 계셨다. 저는 (효주를) '이 친구가 장애에 대한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 편안한 인물이다'라고 해석하려고 했다. 특히 효민이가 수어를 하는 부분에서도 평소에는 안 쓰는 손의 대화다 보니까 그게 또 어렵더라. 손으로 외워가도 선생님께서 '수화는 표정으로 해야 하는 게 크다'고 하셔서 현장에서 그런 부분도 맞춰가며 연기했다."
  • Q. 실제 소속사 선후배이자 극 중 선배 이진욱과의 호흡도 궁금하다.

    "일단 제가 상대 배우로 선배님을 만난 건 처음이다. 물론 이진욱 선배님과 같은 회사이긴 하지만 그래도 긴장을 많이 했다. (현장에) 나름대로 많이 준비를 해갔는데 선배님께서 그 누구보다 제일 편하게 대해주셨다. 선배님들 중에서도 이진욱 선배님과 가장 많이 호흡을 맞췄기 때문에, 선배님을 보면서 '내가 저 연차 되면 저럴 수 있을까. 본받아야겠다'라고 생각했다. 저는 긴장하다 보면 잘하고 싶어도 꼬일 때가 있다. 그럴 때 (이진욱) 선배님께서 내 축을 잡아주시는 그런 여유 있는 모습에 정말 감탄했다. 선배님께 가장 많이 감사드린다. 덕분에 효민이를 더 많이 보여드릴 수 있었던 것 같다."

    "선배님들과 호흡하면 저도 모르게 막 이입되는 순간이 있다. 선배님들이 워낙 에너지를 잘 주신다. 덕분에 제가 생각한 것보다 (감정이) 더 많이 나올 때가 있더라. 선배님들은 많은 경력과 경험이 있다 보니까 제가 긴장하면 편하게 해주시기도 한다. 역할로서도 그랬지만 인간이자 배우로서도 많이 배우는 시간이었다."
  • Q. 이번 작품을 통해 성장한 지점이 있다면.

    "전문직 캐릭터를 처음 도전해서 해냈다는 거다. '에스콰이어'가 법률 드라마 같아 보이지만 사랑과 삶을 다루는 작품이라 생각했다. 저 역시도 생각의 폭이 더 넓어지는, 인간으로서 성장하는 부분도 분명히 있었다. 또, 작품 후반으로 갈수록 역할과 제가 동일시되다 보니 정채연으로서의 내 삶을 잊게 될 때가 있다. 앞으로는 그런 밸런스를 잘 맞춰가는 훈련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Q. 벌써 데뷔 10년 차다. 앞으로의 10년은 어떨까.

    "원래 배우가 꿈이기는 했지만 중간에 포기한 순간이 되게 많았다. '연모'라는 작품을 하면서 조금 더 연기와 배우에 대한 생각이 커졌다. 호기심이 생기더라. '나 이 영역을 더 해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지금은 배우 일에 조금 더 집중을 하고 있다."

    "앞으로의 10년? 사실 잘 상상은 안 가지만 지금처럼 꾸준히 매번 새로운 마음으로 임할 것 같다. 배우라는 직업으로 완전히 들어오고 나서부터는 책임감도 커지고 집중도도 높아졌다. 앞으로의 10년도 그렇게 살고 싶다. '예전에는 낯설고 어리숙했는데 이제는 좀 괜찮군. 오!' 하면서 조금 더 역할에 스며들 수 있는 배우가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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